김태우 “‘이재명 구하기’가 강서구민과 무슨 연관? ‘속전속결’ 성과 내겠다”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9.22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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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
“文정부는 위선과 ‘내로남불’로 평가…가짜 민주주의에서 살았었나”

‘총선 전초전’으로 불리는 10월1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직전 강서구청장이었던 김태우 후보가 다시 국민의힘 깃발을 들고 나섰다. 김 후보는 21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경쟁자인 진교훈 후보를 겨냥해 “이번 선거는 검·경 대결이 아닌 ‘이재명 구하기냐, 민생 해결이냐’의 대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16년 동안 이루지 못한 것을 저는 1년 만에 ‘속전속결’로 이뤄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구청장 재직 중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로 유죄선고를 내렸던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도 “위선과 내로남불”이라 평가하기도 했다.

21일 서울 강서구 문화복지센터에서 열린 현장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김태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참석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21일 서울 강서구 문화복지센터에서 열린 현장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김태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참석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구청장 재직 시절부터 지역 주민들과 만날 때 가장 많이 듣거나 인상 깊었던 말은 무엇인가.

“말하기 부끄럽지만 ‘잘생겼다’, ‘구청장이 왜 이렇게 젊나’ 등을 많이 들었다. 인상 깊었던 말은 ‘속전속결’이라는 말이다. 취임 후 6개월 만에 25년간 지지부진했던 방화동 건설폐기물처리장 부지와 지하철 5호선 차량기지 이전 합의를 이끌었다. 또 화곡동이 서울 최대 규모의 공공주택복합사업 대상지에 선정되도록 만들었다. 한 할머니께서도 구정 보고 때 ‘속전속결이네’라고 말씀하셨는데, 제 구정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아 선거 슬로건으로 쓰고 있다.”

이번 선거는 ‘총선의 바로미터’ ‘윤석열-이재명 대리전’ 등으로 표현되는데 부담은 없나.

“57만 강서구민들에게 민생과 무관한 ‘이재명 구하기’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강서구민이 원하는 것은 숙원사업을 해결하는 구청장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는 ‘이재명 구하기냐, 민생 해결이냐’의 대결이라 본다. 진교훈 민주당 후보는 도시행정 경험이 없지만, 저는 불과 4개월 전까지 구청장으로서 강서구 20개 동을 뛰어다녔다. 누가 바로 성과를 낼 수 있겠나.”

경선까지 논란도 많았다. 국민의힘 당원들이 경선 끝에 후보님을 다시 택했는데. 

“‘이기는 후보’라서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의 16년 성과보다 제가 1년 동안 이뤄낸 성과가 더 크다. 이는 제 이력과 관련 있다. 저는 검찰 수사관으로 박근혜·이명박·문재인 세 정권의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일했다. 특감반원으로서 17개 부처와 산하기관 공기업을 담당하다 보니 공무원과의 네트워크가 넓다. 재정자립도가 20%인 강서구에선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적어 중앙부처나 공기업의 도움이 필수인 만큼 저는 단기간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경쟁자인 진교훈 후보와 차별화되는 본인의 강점은 무엇인가.

“진 후보도 오랫동안 공직에 계셨고 훌륭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다만 진 후보는 지금의 강서구에서는 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강서구의 미래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강력한 중앙부처 네트워크와 일관성 있는 행정력이 필요한데, 진 후보는 오로지 치안 분야에서만 종사하신 분이어서다. 저는 얼마 전 구청장직을 했고 도시 재개발 디자인도 직접 했다. 그래서 만약 구청장이 된다면 강서구의 미래를 확실히 앞당길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일각에선 이른바 ‘검경(검찰-경찰) 대결 구도’를 설정하고 있다.

“검경대결 구도는 강서구민에겐 불행한 이야기다. 민주당이 공약·정책대결 대신 검경대결로 가는 이유가 무엇이겠나. 후보 경쟁력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제가 구청장 시절 6개월 만에 이룬 성과를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무슨 수로 해낼 수 있겠나. 한 어르신이 ‘강서구청역이 생긴다는 말을 60대에 들었는데 지금 80대다. 내가 죽은 다음에 생기냐’고 했을 정도다. 민주당이 강서구청을 16년 동안 장기집권하면서 이룬 것에 그만큼 실망감이 크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진교훈 후보에 오차범위 밖 열세로 나왔다. 어떻게 받아들이나.(9월17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진 후보 39.4% 김 후보 28.1%의 지지도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리얼미터가 여론조사를 할 당시 진 후보는 이미 민주당 공천을 받고 한참 지난 상태였다. 반면 저는 한창 당내 경선 중이었다. 당연히 공천이 확정된 후보와 비교하면 제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지난 8월 말 여론조사에서는 제가 1등으로 나왔다. 지역에서 직접 주민들을 만나면서 강서구의 바닥 민심은 저에게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강서구는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꼽힌다. 불리한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후보님만의 전략은 무엇인지.

“오로지 성과로 평가받겠다. 지금 강서구에 필요한 사람은 사업에 집중하고 총력을 다해 민원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다. 각종 혐의로 재판받는 이재명 대표를 구하는 게 강서구민의 삶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 저는 오로지 ‘민생해결 전문가’로서 구민의 평가를 받겠다.”

21일 서울 강서구 문화복지센터에서 열린 현장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김태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참석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21일 서울 강서구 문화복지센터에서 열린 현장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김태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참석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전직 강서구청장으로서 풀지 못했던 최대 숙제는 무엇인지.

“제가 만들고 싶은 강서구는 한강뷰를 품은 초고층 아파트다. 그러기 위해선 고도제한 완화라는 선결과제를 풀어야 한다. 이 문제와 관련해 이미 구청장 시절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만나 신속히 풀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그동안 강서구의 97%가 고도제한에 묶여 15층 이상 건물을 짓지 못하는 불편과 자산 피해를 받아왔는데, 제가 80년 만에 이 문제를 풀겠다.”

또 다른 선거 공약들도 소개해 달라.

“여기에 강서구 학군도 업그레이드할 것이다. 영어유치원과 대기업 출연 자립형사립고 등을 유치하고 강남에 버금가는 학원가를 조성해 맹모(孟母)도 살고 싶어 하는 교육도시 강서로 만들겠다. 또 강서에는 어르신과 사회취약계층이 많은데 촘촘하게 챙겨드려서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지역 현장을 방문해 화제를 모았다. 앞으로도 오 후보와의 연대 전략이 있는지.

“제가 오 시장과 측근 분들을 많이 알아서 서울시와도 정책 추진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실제 서울시가 추진하는 모아타운을 강서구에서 9개나 유치했는데 서울에서 가장 많은 수다. 또 서울에서 두 번째로 큰 자치구의 단체장으로서 오 시장과 많은 업무 회의를 해왔다. 앞으로도 오 시장과 긴밀히 협조해 강서구가 천지개벽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

이재명 대표가 장기간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후보님께선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과거 민주화 운동 시절의 단식과 지금 이 대표의 단식은 전혀 다르다. 백현동 개발비리와 불법 대북송금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것이 왜 부당한가. 계좌에서 증거가 나오고, 핵심 증인의 진술도 나오는데 단식한다고 봐주면 이 나라 시스템이 어떻게 되겠는가. 이재명의 단식은 떳떳하지 못하고 국민께 감동도 못 준다. 부모가 물려준 건강을 스스로 해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으니 이젠 단식을 풀고 수사에 협조에 억울한 부분을 하나씩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재인·윤석열 정부를 모두 경험한 공직자로서 각 정부에 대한 총체적 평가를 한다면.

“문재인 정부는 위선과 내로남불로 평가할 수 있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정의와 대한민국 정체성 확립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문재인 정권이 저를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로 고발하고, 동시에 저를 ‘공익제보자’로 인정해준 부분은 아이러니하다. 문재인 정권은 공익제보를 한 제가 미워서 탈탈 털었지만 죄가 나오기는커녕 아무것도 없어 기소조차 못 했다. 제가 유죄를 받은 것은 공익제보를 감사원이나 국민권익위원회가 아닌 언론에 알렸기 때문이었다. 만약 저한테 비위가 있거나 제보내용이 허위였다면 특별사면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최근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소득 통계 조작을 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와 논란이다. 해당 이슈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가짜뉴스 선거공작도 충격인데 국가운영의 기본자산인 통계까지 조작했다니. 그동안 우리가 ‘가짜 민주주의’ 세상에 살았나 생각마저 든다. 지난 정부는 가짜 뉴스, 가짜 경력, 가짜 통계 등 유독 가짜 이슈가 많은데, 결국 문재인 정권을 압축적으로 평가하는 단어들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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