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성적표에 갈길 잃은 정의당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10.1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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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지도부’ 사퇴 촉구 빗발…“정의당도 국힘과 다를 게 뭐냐”
지도부, 사퇴론 일축…이정미 “혁신재창당 매듭짓고 총선 모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연합뉴스
이정미 정의당 대표 ⓒ연합뉴스

정의당도 지난 11일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1%대’ 득표율로 참패해 후폭풍에 직면한 모양새다. 당내에선 이정미 지도부를 향한 ‘책임 사퇴론’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정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사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대신 당의 다양한 구제책을 고심하고 한 달 뒤로 예정된 혁신재창당대회까지 사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의당 내에선 이번 보궐선거 참패를 두고 ‘지도부 사퇴론’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정의당 후보의 득표율은 1.83%로, 원내 1석에 불과한 진보당 후보(1.38%)와 비슷한 수치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류호정·장혜영 의원 등이 주도하는 정치유니온 '세번째 권력'과 청년정의당은 ‘이정미 지도부’의 전원 사퇴를 요구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16일 기자회견에서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의 경우) 임명직 당직자만 사퇴하는 상황을 보고 ‘정말 책임없다, 웃기는 상황’이라고 한다”며 “그런데 정의당도 (국민의힘과 똑같이) 그런다면 우리가 과연 그들보다 더 나은 정당, 책임감 있는 정당이라 말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선거 참패 책임에 대해 임명직 당직자만 전원 사퇴하고 김기현 대표는 자리를 지키는 국민의힘 상황에 정의당을 비유한 것이다.

김창인 청년정의당 대표도 “도저히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는 참담하게 패배했다”며 “보궐선거의 가장 큰 책임은 이정미 지도부에 있다. 선거 목표였던 제3정당으로서 지위를 확실하게 확인하기는커녕 정의당은 유효정당으로서 지위를 완전히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변화는 책임에서부터 시작되는 만큼, 이정미 지도부가 ‘전원 사퇴’를 결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지도부는 이 같은 사퇴 요구에 선을 그었다. 이정미 대표는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제가 사퇴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당의 위기를 앞으로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될 것인가에 대한 당 차원에서의 어떤 고민들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퇴에서부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당내 여러 가지 의견들을 청취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일단 혁신재창당 과정까지는 매듭을 짓겠다는 각오다. 그는 “우리가 혁신재창당을 추진하는 과정에 보궐선거가 끼어들어와 1차 모멘텀을 만들지 못한 상태에서 이런 평가를 받았다”며 “다음 총선을 준비하기 위한 1차 혁신재창당의 과정까지는 뭔가 매듭을 지어놓고 총선 준비체제로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의견들을 청취해 판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혁신재창당의 방향에 대해선 “처음부터 끝까지 ‘자강론’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며 “우리 당이 지금 이 국면에서 이 시대의 어떤 요구에 부응하는 뭘 하려고 하는 당인지 이걸 분명하게 하고, 이후 총선 국면 안에서는 한국 사회의 정치적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선거 연대에 대해 다양한 폭을 열어놓고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의당은 신당추진사업단을 정비하고, 노동·녹색당 등 정치세력, 지역 풀뿌리 민주주의와 지방분권과 자치를 목표로 하는 정치세력과의 높은 수준의 연대연합을 추진해 내달 19일 1단계 ‘혁신재창당대회’를 완료하고 정의당의 변화, 진보정치의 가능성을 국민들로부터 재신임 받겠다”고 전했다.

앞서 정의당은 지난 6월 녹색·노동 등 정치권 제3세력과의 연합을 통해 재창당을 이루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관련해 정의당은 ‘당명 개정’을 비롯한 구체적 재창당 플랜을 이르면 이달 중 발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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