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 사업구역 놓고 ‘으러렁’ 목포-무안, 갈등 종식 내막은?
  •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3.10.3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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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무안 지역 택시, 내달 1일부터 통합 운행
전남도, 중재로 도청이전 18년만에 갈등 해소

18년 간 갈등을 빚어 온 이웃사촌 전남 목포시와 무안군이 내달 1일부터 택시 사업구역을 통합 운행한다. 전남도청이 남악신도시로 이전한 지 18년 만이다. 인접한 양 지역의 택시업계는 사업구역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대표적인 분쟁지역은 신흥 택지개발지구인 무안 남악지구와 오룡지구다. 이들 남악·오룡지구는 행정구역상 무안군에 위치해 있으나 목포지역 생활권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18년 간 갈등을 빚어 온 이웃사촌 전남 목포시와 무안군이 내달 1일부터 택시 사업구역을 통합 운행한다. 전남도청이 남악신도시로 이전한 지 18년 만이다. 인접한 양 지역의 택시업계는 사업구역을 놓고 간 갈등이 빚어왔다. 목포 역전 앞 도로 전경 ⓒ시사저널
18년 간 갈등을 빚어 온 이웃사촌 전남 목포시와 무안군이 내달 1일부터 택시 사업구역을 통합 운행한다. 전남도청이 남악신도시로 이전한 지 18년 만이다. 인접한 양 지역의 택시업계는 사업구역을 놓고 간 갈등이 빚어왔다. 목포 역전 앞 도로 전경 ⓒ시사저널

목포-무안 택시업계, 사업구역 ‘싸움’ 봉합

전남도는 내달 1일부터 목포시와 무안군의 택시 사업구역을 통합 운행한다고 30일 밝혔다. 두 지역은 지난 7월 택시 사업구역 통합을 위해 운수종사자 찬반투표를 실시해 과반의 찬성을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8월 21일 전남도지사, 목포시장, 무안군수, 양 시군 업계 대표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목포시와 무안군은 동일 요금을 적용해 사업구역을 통합, 무안 택시는 목포 전 지역에서 영업할 수 있고, 목포 택시는 남악과 오룡지역에서 자유로이 영업할 수 있게 됐다. 전남도는 목포와 남악신도시 택시 이용객의 교통 불편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지역은 동일 생활권임에도 오랜 기간 사업구역이 통합되지 못하면서 이용객이 불편을 겪고, 운수종사자 간 갈등이 빈번했다. 이는 양 시군 간 택시 면허 총량제, 통합 범위, 할증요금 부과 등 의견 충돌로 합의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목포 택시업계, 사업구역 통합 요구…“손해 막심” 

사정은 이렇다. 지난 2005년 전남도청 이전과 함께 조성된 무안군 남악신도시 주민들의 교통편의를 위해 2008년부터 목포지역과 무안 남악지구는 택시 단일요금제가 적용돼 왔다. 하지만 사업구역이 달라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만일 목포 택시가 승객을 태우고 무안 남악으로 이동할 경우 동일 방향이 아니면 손님을 태울 수 없었다. 이를 위반하면 40만원의 과징금 또는 5일의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동일요금제 시행 초기에는 무안지역 택시에 대한 과징금 부과가 연 2000만원에 달했다.

남악신도시가 막 조성됐을 때에는 아파트 단지 외에 이렇다 할 편의시설이 갖춰지지 않다 보니 남악주민들이 택시를 이용해 목포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무안 택시들이 목포에서 영업지역 위반행위가 빈번했다.

하지만 점차 남악신도시가 자리 잡고 추가로 이웃 오룡지구까지 들어서면서 목포에서 무안의 남악이나 오룡지구로 이동하는 택시 승객이 늘어나 목포 택시들의 영업지역 위반이 증가하는 추세였다.

결국 이를 견디지 못한 목포시 개인택시지부와 법인택시 협의회는 단체행동에 나섰다. 회원 1029명의 서명을 받은 청원문을 목포지역구 전남도의원에게 전달하면서 현행 요금체계 변경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목포택시 회원들은 “목포와 무안 남악은 행정구역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목포 시내요금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며 “목포시에서 고시를 변경하는 등 행정절차를 밟아 35%의 할증요금을 받을 수 있도록 요금체계를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다.

겉으로는 할증요금을 원하고 있으나 속내는 사업구역을 통합해 목포 택시들이 무안 남악과 오룡지구에서도 영업을 할 수 있게 제한을 풀어달라는 주장에 다름없었다.

 

무안 측 반발…“10배 넘는 목포택시 들어오면 고사” 반발

그러자 이 같은 내용을 접한 무안 택시업계가 발끈했다. “10년 전 무안군에서 택시 사업구역 통합을 요구할 때는 묵살했던 목포 택시업계가 지금은 반대로 통합을 요구하고 있다. 무안군의 10배가 넘는 목포 택시가 무안까지 들어오면 무안 택시들은 고사할 판이다.” 실제 무안지역 택시는 개인과 법인을 합쳐 137대에 불과하나 목포지역 택시는 1531대에 이른다.

주민 불편에 불구하고 양측의 합의는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 18년간 5차례에 걸쳐 합의안 도출에 나서기도 했으나, 첨예한 이해관계 탓에 모두 불발됐다. 특히 무안지역 택시 운수종사자들은 목포 택시가 무안 택시의 10배 이상인 상황에서 사업구역이 통합되면 손실이 예상되는 만큼 목포 택시의 감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통(通)한’ 전남도의 적극적 중재 

이처럼 양 측의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자 전남도가 중재에 나섰다. 전남도의 적극적인 중재 과정을 통해 마침내 사업구역 통합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도는 수차례 택시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택시 사업구역을 통합할 경우 지역 택시의 영업권 확장을 통한 영업환경 개선과 이용자의 편의성 제고 효과를 설명하는데 주력했다. 

유호규 전남도 건설교통국장은 “이번 택시 사업구역 통합 시행으로 목포·무안 택시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도민의 교통편의 증진과 택시 사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지속 발굴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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