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아바타” “100석 이하” 격론에도 어차피 결론은 한동훈?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12.16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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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핵심부, ‘한동훈 비대위’로 가닥…“높은 국민적 지지”
전날 의총서 찬반 충돌…‘당정관계’로 내홍 계속될 듯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4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제안설명을 하던 중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4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제안설명을 하던 중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 핵심부가 내년 총선까지 당을 이끌 지도체제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6일 파악된다. 전날 의원총회에선 치열한 격론 끝에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당은 오는 18일 긴급 당협위원장 회의를 열고 한 장관 인선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핵심부에선 이미 어느 정도 ‘한동훈 비대위원장’으로 공감대가 형성됐다. 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고 국민적 지지도 높은 인사가 투입돼 지금의 당 혼란을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전해진다. 한 장관은 김기현 전 대표가 사퇴한 뒤부터 줄곧 비대위원장 유력 후보로 꼽혀왔다.

당초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날 긴급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의원들 사이 치열한 격론만 노출된 채 의총은 종료됐다.

친윤(親윤석열계)‧초선 의원들은 의총 서두부터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임명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김성원 의원은 “한 장관을 삼고초려해 모셔와야 한다”고 말했고, 지성호 의원도 “참신함, 인지도 면에서 한 장관이 가장 낫다. 총선 승리를 이끌 분은 한 장관 뿐”이라고 동조했다.

여기에 거센 반대 목소리가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비(非)윤계 김웅 의원은 “‘수직적 당정관계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 아바타인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올려서 어떻게 총선을 이기겠나”, “이러다 100석도 못 얻을 수 있다”는 취지로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 과정에서 한 장관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에 몇몇 다른 의원들도 아직 한 장관의 정무적 감각에 대해 검증이 안 됐다며 동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더불어 이번 의총에선 당이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과 거리를 둘 수 있어야 한다며 ‘수직적 당정관계’를 극복할 수 있는 비대위원장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허은아 의원은 “오늘이라도 총의를 모아 대통령께 간곡히 요구해야 한다. 다 같이 용산 가야 한다”며 “그렇게 배지라도 던질 수 있는 용기를 보일 때 제대로 된 비대위원장도 모셔 올 수 있다”고 했다. 5선 서병수 의원도 “용산에 할 말 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 장관이 윤 대통령과 각별한 인사라는 점에서 과연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될 경우 당정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을지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취재진에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이 된 후 대통령을 향해 필요할 때 쓴 소리를 하지 못하는 모습을 반복해서 보인다면, 결국 중도층에 실망을 줄 것”이라며 “이는 한 장관의 향후 정치 행보에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당 지도부는 오는 18일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을 모은 연석회의를 열어 한 장관 비대위원장 인선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 자리에서 ‘한동훈 비대위’로 중지가 모아진다면 한 장관 인선 절차는 가속화할 전망이다.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당에서 강하게 추진할 경우 끝내 수락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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