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가야 할 길 먼 차기 주자…당이 잘 키워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유력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비대위원장 자리는 한동훈을 조기에 소진하고 총선에도 도움이 안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복잡한 정치국면엔 정치력이 확인된 사람이 비대위원장을 하고 한동훈에게는 선대위원장을 맡기는 것이 본인과 당 모두를 위해 더 나은 선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저도 처음엔 한 장관이 인지도와 지지도가 압도적이고 참신해서 비대위원장을 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면서도 “하지만 당 의총 이후 주말동안 깊이 생각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한동훈은 정치신인이지만 우리당의 유력한 차기 주자”라며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장관은 당이 잘 키워야 한다, 아껴 써야 한다”라고 말했다. 공천과 선거 전략 등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는 비대위원장 자리가 아직 정치력이 검증되지 않은 한 장관에겐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당장의 위기에 급급해 맞지 않는 옷을 입힌다면 오히려 당 혁신의 기회만 놓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줄곧 한 장관의 조기 등판을 촉구한 바 있다. 그는 지난 6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당의 어려움을 함께하면서 이겨내는 과정에서 리더십을 보여줘야 리더로 우뚝 설 수 있다”며 “(한 장관은) 관료라기보다 정치인이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결단해서 나오는 게 좋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서는 비대위원장 후보군에 한 장관을 제외하며 “한 장관은 당연히 선대위원장이다”라며 “지금 보수진영 대권 후보 1위고 가장 국민들한테 사랑 많이 받고 있기 때문에 전국을 뛰어다녀야 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난 15일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한동훈 비대위’에 대해 치열한 격론을 펼쳤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 지도부는 오는 18일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을 모은 연석회의를 열어 한 장관 비대위원장 인선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