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청렴도 전국 최하위권 추락 ‘굴욕’
  • 정성환·조현중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3.12.2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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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보다 종합청렴도 2단계 하락…전남도·인천시 뿐
보성군 2년 연속 1등급…목포시·신안군 5등급 최하위
광주시교육청 4등급·전남도교육청 2등급 ‘희비 갈려’

광주시와 전남도의 종합 청렴도가 작년보다 하락했다. 특히 전남도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사실상 최하위권으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굴욕적 소식을 접한 전남도청 내부는 청렴도 제고를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며 침통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광주시청과 전남도청 전경 ⓒ광주시·전남도 제공​
​광주시청과 전남도청 전경 ⓒ광주시·전남도 제공​

광주시 3등급·전남도 4등급…나란히 ‘하락’ 

28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광주시는 종합청렴도에서 지난해보다 1등급 하락한 3등급을 받았다. 종합청렴도는 청렴 체감도와 청렴 노력도를 합한 결과다.

광주시는 청렴 체감도에서 작년과 같은 3등급, 청렴 노력도에서 2등급 떨어진 3등급을 받았다. 

광주 5개 자치구 가운데 동구와 서구, 북구, 광산구가 2등급을 받았다. 동구와 서구는 지난해와 같은 2등급을 받았고, 서구는 작년보다 2단계 상승, 광산구는 1단계 올랐다. 반면 남구는 2단계 하락한 4등급을 기록했다.

전남도는 종합청렴도에서 4등급을 받았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종합청렴도 4~5등급은 전남도(4등급), 강원도(4등급), 대전시(4등급), 인천시(5등급) 등 4곳이다.

종합청렴도에서 2등급 떨어졌다. 광역자치단체 중 종합청렴도가 전년 대비 두 단계 이상 하락한 곳도 전남도와 인천시뿐이었다. 전남도는 사실상 광역단체 가운데 청렴도가 가장 미흡한 기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는 민원인과 내부 직원이 평가하는 청렴체감도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도는 청렴체감도 4등급, 청렴노력도는 4등급으로 모두 1단계 하락했다. 

이번 평가는 전남도 공무원노조가 운영한 매점과 관련된 공직자들의 사무관리비 부실 관리 의혹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남도 감사관실은 지난 3월 27일부터 도 본청 58개 실과, 직사업소 25곳, 의회사무처 등 74개 부서를 대상으로 사무관리비 집행 적정 여부 등의 감사를 진행한 결과 사무관리비를 횡령한 직원 50여명이 적발됐다.

 

두 단계 하락에 도청 내부 ‘당혹’

전남도청 내부에선 청렴도가 두 단계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도 관계자는 “민원인들 입장에서는 공직자들의 사무관리비 횡령 의혹이 볼썽사납게 보여 청렴도를 낮게 평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내년에는 청렴도가 향상될 수 있도록 비상한 각오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이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도청 안팎에서는 경찰이 도청 공무원 수십명을 대상으로 수사 중인 사무관리비 횡령 의혹 사건과 관련해 내년에 수사 발표, 검찰 기소 여부, 재판 등이 이어지면 향후 청렴도 평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한다.

앞서 전남도는 2015년 16위, 2016년 최하위인 17위, 2017년 13위를 기록하는 등 4년째 바닥권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불명예를 떠안은 적이 있다. 

김세국 전남도 감사관은 “도민 눈높이에 맞는 청렴 수준 제고를 위해 부패 취약 분야를 개선하는 등 다양한 청렴시책을 발굴·추진해 종합청렴도 우수기관으로 도약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독야청청’ 보성군, 전남 시군 유일 1등급  

전남 22개 시군 중 보성군이 유일하게 종합청렴도 1등급이었다. 보성군은 2년 연속 종합청렴도 1등급을 달성한 전국 6개 기관에 포함됐다. 보성군은 청렴체감도가 1단계 상승했고, 청렴노력도는 지난해와 같았다.

반면 목포시와 신안군은 5등급으로 가장 낮았다. 

시 단위 기초단체 종합청렴도에서는 전남 순천시, 여수시가 2등급으로 가장 높았다. 나주시는 3등급, 광양시는 4등급을 받았다. 군 단위 기초단체 종합청렴도는 고흥·영광·영암·장성·진도·함평군은 2등급, 강진·구례·담양·무안·완도·해남·화순군은 3등급, 곡성·장흥군은 4등급이었다.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은 희비가 갈렸다. 

광주시교육청의 종합청렴도는 지난해보다 1단계 낮은 4등급으로 떨어졌다. 청렴체감도는 1단계 하락해 4등급을 기록했고, 청렴노력도는 1단계 상승해 4등급이다.

전남도교육청의 종합청렴도는 작년보다 2단계 상승한 2등급을 받았다. 청렴체감도는 1단계 올라 3등급, 청렴노력도는 지난해와 같이 2등급이다.

지방 공사·공단 평가에서 광주시와 전남도의 산하기관인 광주도시철도공사 2등급을 유지했고, 전남개발공사 1단계 상승한 2등급을 기록했다. 광주도시공사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4등급에 그쳤다.

이번 평가는 전국 498개 행정기관, 공직 유관 단체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종합청렴도는 공공기관과 업무 경험이 있는 민원인 15만7000명·기관 내부 공직자 6만7000명 등 약 22만4000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인 청렴 체감도, 각급 기관이 1년간 추진한 부패 방지 노력을 평가하는 청렴 노력도, 부패사건 발생 현황인 부패 실태 평가를 합산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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