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윤관석, 돈봉투 테이블에 올려두고 宋에 ‘잘 전달하겠다’”
  • 정윤경 기자 (jungiza@sisajournal.com)
  • 승인 2024.01.1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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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공소장에 “돈 봉투 전달됐다는 말에 宋 ‘잘했다’ 칭찬”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송영길 전 대표가 자신의 보좌관으로부터 돈봉투 조성 내용을 수시로 보고받았다는 내용이 공소장에 적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공소장에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외곽 후원 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에 후원을 요청하면서, 해당 후원자 요구 사항을 총선 공약에 반영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송 전 대표가 보좌관 박용수(구속 기소)씨로부터 ‘부외자금’ 조성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공소장에 기재했다. 또 검찰은 “송 전 대표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 공직선거 및 당대표 경선을 치러본 경험이 있었기에 부외자금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면서 “자신이 직접 챙기기 어려운 ‘캠프 부외자금’ 관련 사항은 최측근이자 선임 보좌관으로서 경선 캠프 실무를 총괄하던 박씨가 관리하도록 권한을 부여했다”고 적시했다.

 

검찰 “돈봉투 살포…宋은 알고 있었다”

검찰은 민주당 출신 이성만 무소속 의원과 송 전 대표의 스폰서로 불린 사업가 김아무개씨가 송 전 대표 캠프에 각각 1000만원과 5000만원을 전달했다는 내용도 송 전 대표가 보고받었던 것으로 봤다.

또 송 전 대표 캠프 관계자들이 300만원씩 든 ‘현역 국회의원 살포용’ 돈봉투 20개를 두 차례에 걸쳐 윤관석(구속 기소) 무소속 의원에게 전달한 것도 송 전 대표가 알고 있었다는 게 검찰 입장이다. 검찰은 “윤 의원이 경선 캠프 사무실에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으로부터 돈 봉투 10개를 전달받았고, 송 전 대표를 만나 종이봉투를 테이블에 올려놓은 채 ‘의원들에게 잘 전달하겠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또 강래구(구속 기소)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송 전 대표에게 ‘민주당 지역본부장들에게도 돈봉투가 전달됐다’고 전하자, 송 전 대표가 “잘했다”고 칭찬한 내용도 공소장에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12월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023년 12월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먹사연 통해 후원받고 후원자 요청 宋 공약에 넣어”

검찰은 송 전 대표가 국회의원 출마 당시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 소재 재활병원 원장 A씨에게 1억300만원 불법 후원금을 받으면서 A씨 요청을 공약에 반영했다고 공소장에 명시했다.

A씨가 송 전 대표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인천 계양구에 종합병원을 신설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하자, 박씨가 A씨를 만나 먹사연에 기부해 줄 것을 우회적으로 요청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박씨가 A씨에게 ‘월 1000만원이 있어야 운영이 된다’며 구체적인 금액까지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국회의원에 당선되자 A씨가 근무하던 병원에 시찰 방문하고 그날 저녁 만찬까지 가졌다.

또 송 전 대표 전남지역 특별 보좌관은 원자력발전 설비 제조업체 B씨에게 ‘송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먹사연 기부를 권유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이에 B씨가 먹사연을 통해 총 7500만원 상당을 후원했다고 전해진다.

아울러 검찰은 송 전 대표가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여수국가사업단지 소각시설 신설 및 허가와 관련된 청탁을 받고, 박 전 회장에게 국토교통부 출신 관계자를 소개한 것으로 파악했다. 박 전 회장이 먹사연에 후원한 3억5000만원 중 4000만원은 여수국가산단 소각시설 신설 허가와 관련됐다고 보고, 검찰은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한편 송 전 대표는 돈 봉투 살포와 뇌물수수 의혹 등에 대해서 자신은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또 검찰이 주장한 불법 정치자금은 먹사연 공식 후원계좌로 들어온 금액으로 공식적으로 투명하게 보고됐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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