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거절’에 격분해 성폭행한 30대男…피해 여성이 증거 남겼다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4.01.1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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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여성, 성폭행 피해 중 휴대전화 녹음 기능 켜
法, 가해 남성에 징역 8년 선고…“범행 매우 중대”
춘천지법 원주지원 ⓒ 연합뉴스
춘천지법 원주지원 ⓒ연합뉴스

호감을 품었던 20대 여성에게 고백을 거절당하자 격분해 성폭행한 30대 남성이 징역 8년을 선고 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형사1부(이수웅 부장판사)는 강간상해, 주거침입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 A(30)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7년간의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7년간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또한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작년 5월16일 오전 6시30분쯤 앞서 메신저 오픈채팅방에서 알게 된 20대 여성 B씨의 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B씨를 성폭행했다. 고백을 거절당하자 B씨가 자신을 갖고 놀았다고 여겨 격분해 범행한 것이다.

당시 A씨는 테이블을 발로 차고 집 밖으로 나가려는 B씨의 목을 조르며 제압해 성폭행했다. 성폭행 피해를 당하던 B씨는 ‘만약 살아남는다면 범행을 알릴 증거가 필요하다’고 판단, A씨 몰래 휴대전화 녹음 기능을 켰다. 실제로 재판부는 이 녹음 파일이 범행의 잔혹성을 입증했다며 A씨 측에 불리한 양형 자료로 삼았다.

조사 결과, A씨는 2019~2020년쯤 당시 여자친구의 안면부 등을 무차별 폭행해 늑골 골절상을 가하는 등 상습적 데이트 폭행을 자행해 실형을 선고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누범 기간 중 성범죄를 자행한 것이다.

A씨는 작년 4월27일 오전 2시쯤 B씨의 집 비밀번호를 이용해 B씨 주거지에 침입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다만 A씨는 “B씨가 알려준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에 들어간 것”이라면서 해당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비밀번호를 알려준 것은 술을 사러 외출했다가 편하게 들어오게 하려는 취지였을 뿐, 이를 두고 피해자의 집에 자유로이 출입하도록 허락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면서 “이 사건 이외 7건의 재물 절취, 절도 등도 모두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정식 연인 관계로 발전하기 이전 단계에 있던 피해자에 대한 집착과 질투가 심해졌고, 술에 취해 자신을 통제하지 못해 이뤄진 극악한 범행 수법”이라면서 “범행이 매우 중대하고 죄질이 불량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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