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경찰, 이재명 혈흔 물청소…‘테러 축소’ 기획자 누구인가”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4.01.1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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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문자 이후 ‘단순 상해’로 기사 도배…프레임 전환 기획”
“경찰서장 지시로 사건 현장 물걸레 청소…증거인멸”
16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치테러 대책위 4차 회의에서 전현희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치테러 대책위 4차 회의에서 전현희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치테러대책위원회는 16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테러를 정부와 관련 당국이 축소·왜곡했다며 그 주체와 기획자가 누구인지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사건의 명확한 진상 규명과 피의자 신상공개를 거듭 촉구했다.

전현희 민주당 정치테러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책위 4차 회의에서 “야당 대표에 대한 끔찍한 암살 미수 테러사건에 대해 정부와 수사당국에 의한 축소·왜곡 정황이 팩트와 증거로 드러나고 있다”며 “더 충격적인 것은 축소·왜곡하려는 주체가 총리실과 수사당국, 정부기관이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위원장은 “진상 규명과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서 사건 현장을 보존하지 않고 출혈 현장을 경찰서장 지시로 청소했다”며 “명백한 증거인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당시 국무총리실 대테러종합상황실의 ‘출혈량이 적다’는 문자 내용과 부합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나 의구심이 든다”고도 주장했다.

앞서 지난 2일 이 대표 피습이 발생한 초기, 총리실 산하 대테러상황실은 ‘1㎝ 열상으로 경상’, ‘출혈량 적은 상태’ 등의 사건 관련 내용을 관계기관에 문자메시지로 전파했다. 해당 내용은 이내 언론에도 공개돼 관련 보도가 이어졌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총리실 대테러상황실의 해당 문자가 사건 축소‧왜곡과 이후 쏟아진 가짜뉴스들의 ‘시발점’이 됐다는 입장이다.

전 위원장은 “사건 초기 소방 보고에는 ‘목 부위 1.5cm 열상’으로만 적혀 있다. 흉기는 과도라는 표현으로 순화됐다. 그런데 대테러상황실 문자 발송 이후 대부분의 기사가 ‘1cm, 경상’ ‘출혈이 적다’고 바뀐다”면서 “그날 언론에는 1cm라는 키워드로 이 대표를 조롱하는 인터넷 댓글이 1만개 이상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암살 미수 테러 사건을 단순 상해사건으로 치부하는 기사가 도배됐다. 이 같은 언론의 논조를 바꾼 건 이 사건의 전후를 볼 때 대테러상황실 문자가 확실하다”며 “그 짧은 시간 프레임 전환을 시킨 주체, 정치적 의도를 갖고 테러를 축소 및 왜곡하고 가짜뉴스를 조장하는 기획자가 과연 누구인가”라고 물었다. 또한 “총리실이 유포한 문자가 국무총리나 용산에 보고됐는지, 문자 작성자와 유포 지시자가 누군지 묻는다”고도 말했다.

16일 국회에서 긴급 현안질의를 위한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가 야당 단독으로 열리고 있다. 여당과 윤희근 경찰청장, 우철문 부산경찰청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16일 국회에서 긴급 현안질의를 위한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가 야당 단독으로 열렸다. 여당과 윤희근 경찰청장, 우철문 부산경찰청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피습 당시 현장에 있었던 대책위 위원인 김지호 당대표 비서실 정무조정부실장은 “당시 이 대표에게 대량 출혈 징후가 포착돼 경찰에 응급 전문가 전화 연결을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며 “현장의 경찰 관계자는 절대적 안정이 필요한 환자를 응급구조 전문가도 없이 경찰차로 옮기려 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응급 처치를 위해 경찰에 사람 접근을 막아달라고 요청했지만 현장 통제 및 지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다수의 경찰이 관망하는 사이 군중에 의해 이 대표의 다리가 밟히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지휘‧통제 과정의 문제점과 증거 훼손에 대한 진상 파악,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사건 당시 피의자가 사용한 흉기 사진도 공개했다. 이어 범행 의도와 행적을 파악해야 한다며 피의자 얼굴과 이름 등 신상 공개도 요구했다. 법리 검토를 해서 총리실을 고발할 방침도 재차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상임위원회도 소집했다. 민주당은 이날 사건의 수사 축소· 은폐 의혹을 따져 묻겠다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를 단독으로 소집했다. 다만 여당과 경찰 측의 불참으로 30분 만에 끝났다.

한편 경찰은 민주당의 이 같은 주장에 공식 반박했다. 부산경찰청은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흉기와 혈흔이 묻은 수건·거즈를 수거하는 등 범행 입증에 필요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한 상황이었다”며 증거인멸 시도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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