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 전쟁 장기화, 北의 러 무기지원 때문”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4.01.2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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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공격한 미사일 잔해에서 ‘한글 적힌 부품’ 발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전용 열차를 타고 러시아를 향해 출발한 것으로 9월11일 확인됐다. 사진은 2019년 4월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김정은(뒤)과 푸틴 ⓒ 로이터=연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북한이 러시아에 미사일과 포탄 등을 지원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브리나 싱 미국 국방부 부대변인은 25일(현지 시각) 브리핑에서 미국이 예산이 없어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한 가운데 북한의 러시아 지원으로 전쟁이 길어질 우려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여름 전쟁을 수행할 무기가 부족해지는 위기를 맞닥뜨렸다. 이때 북한이 결정적인 지원에 돌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 러시아 아무르주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는데 함께 하겠다”고 결의했다.

그 후 북한은 러시아 무기와 호환 가능한 포탄 등을 러시아로 이전하기 시작했다고 미국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트로이 스탠거론 미국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은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통일부 주최 국제포럼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수행하는 데 부족한 포탄을 연간 800만 개 규모로 추산했다. 그는 이 중 북한이 수백만 개의 재래식 포탄을 제공할 능력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할 가능성이 높은 포탄으로 152mm 탄을 꼽았다. 북한은 이를 러시아 내 생산단가(1개당 약 600달러)의 50~100% 가치로 공급할 것으로 예측했다. 100만 개를 제공할 경우, 3억~6억 달러(4100억~8100억원) 정도다.

실제로 영국 분쟁무기연구소(CAR)가 지난 19일 낸 ‘우크라이나에서 기록한 북한 무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를 겨냥한 러시아 미사일 공습 시 사용된 미사일 잔해에서 한글로 적힌 부품이 발견됐다.

지난 10일과 11일 현장방문에서 미사일 잔해를 확인한 CAR 연구원들은 “이 미사일이 북한에서 제조된 KN-23 또는 KN-24 미사일일 것”이라고 밝혔다. KN-23은 최신 무기로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모방해 만들었다.

아울러 러시아도 북한에 식량·에너지 제공을 비롯해 위성, 미사일 분야, 핵추진 잠수함 등 첨단군사기술을 이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와 북한간 군사협력의 핵심사항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북·러의 군사관계 밀착에도 미국 정부는 의회가 추가 예산을 제공하지 않아 작년 말 이후로 우크라이나를 더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

싱 부대변인은 이날 “북한과 이란 같은 국가들의 지속적인 지원은 실제로 전쟁을 장기화하고 있고, 우리는 그 점을 우려한다”며 “그래서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려고 하지만 의회가 추가 안보 예산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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