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들, ‘나라부터’ 생각하길…尹, 이준석 품을지 I don't know”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일을 정말 열심히 하고, 헌신적인 분인데 국민들이 그만큼 알아주지는 않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과 함께 만났던 김건희 여사에 대해선 “박식하고 재치 있다”며 “남편처럼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하더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과 세 번 만난 사실을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통령 후보 때 한번 저녁 식사를 했다. 당시 윤 후보가 ‘선거를 도와 달라’고 했는데, 내가 문재인 정권 때 공정위 조사를 받아서 어마어마한 고생을 하던 터라 ‘병원 일에 충실하겠다’며고 고사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만남은 순천만 박람회 개막식 때 홍보대사 자격으로 김건희 여사와 함께 했다고 그는 전했다. 인 위원장은 김 여사에 대해 “박식하고 재치 있었다”고 평가하며 “남편과 마찬가지로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하더라”고 밝혔다.
그는 “3~4개월 전에도 용산에 가서 저녁 식사를 했다”며 “그때는 윤 대통령에게 ‘인류 역사에 계획된 통일은 없었다. 갑작스러운 통일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인 위원장은 “일을 정말 열심히 하고, 헌신적인 분인데 국민들이 그만큼 알아주지는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래 세대에 빚을 넘겨주면 안 된다는 ‘긴축재정’은 당장은 인기 없는 정책이다. 국민에겐 ‘쓴 약’”이라며 “그래도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호남 사투리로) 할 것은 해야 쓰겄다. 다만 그걸 잘 설명해야 하는데, 정치인 출신이 아니라 매끄럽지 못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치인은 쇼가 좀 필요한데, 쇼를 잘 안 하는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인 위원장은 또 “기자들이 자꾸 대통령한테 가서 대들 거냐고 묻는다”며 “답은 ‘노’(NO)”라고 밝혔다. 그는 “혁신위가 민심을 듣고 ‘이게 결과물입니다. 들으시는 게 좋을 겁니다’는 정도로 조언할 수는 있지만 그걸 들을 건지, 안 들을 건지는 듣는 사람의 몫”이라고 했다.
그는 당내 중진들을 향해서도 “내가 꼭 다시 당선돼서 기득권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혁신위가 검토 중인 ‘3선 초과 동일 지역구 연임 금지’와 관련해서도 “아프지만, 꼭 받아야 할 치료”라고 표현했다.
인 위원장은 “한 지역에서 세 번 넘게 당선됐으면, 다른 데 가서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어디 가서 떨어져도 다른 일로 국가를 도울 기회가 온다. 국회의원만 하는 게 (중요한가). 그게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부터’가 아니라 ‘나라부터’ 생각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 중 3선 이상은 총 31명이다. 이 중 같은 지역구에서 3선 이상을 지낸 의원은 22명이다.
전날 혁신위의 ‘1호 혁신안’인 이준석 전 대표 등의 징계 취소가 당 지도부에서 의결된 데 대해선 “옳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받아들이는 건 당사자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표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윤 후보가 대선 때 이 전 대표를 포옹했다. 보기 좋았다”면서도 실현 가능성은 “아이 돈 노(I don't know)”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