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듣보잡들” 이 “신당 카운트다운”…징계 취소 후 더 깊어진 분열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11.0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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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친윤 호가호위하며 행패...곧 엑소더스 퍼질지도”
이준석 “국힘 100석 못 채울 것…선대위원장 같은 소리 하네”
홍준표 대구시장(왼쪽)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왼쪽)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2일 ‘대통합’ 차원에서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등에 대한 징계 취소를 의결한 후 당사자들이 연일 당 지도부를 향해 불쾌감을 드러내며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설치는 자칭 ‘친윤계’ 그룹은 초선·원외조차도 정권 출범 초기부터 대통령을 등에 업고 당내에서 호가호위하며 그 행패가 자심했다”고 직격했다.

그는 “(친윤계의 행패로) 당의 위계질서가 무너지고 선후배가 없어지고, 중진들조차 이들의 눈치나 보며 무력해지는 당내 무질서가 만연했다”며 “오늘의 당이 중심 세력이 사라진 기현상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김기현 지도부를 향해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것)으로 칭하며 거세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듣보잡’들이 지도부를 이뤄 아무 말 대잔치로 선배들을 군기 잡으려 능멸하고, 당내 통합보다 한 줌도 안 되는 ‘좀비세력’ 규합하느라 이견 있는 사람은 모함이라도 해서 모욕하고 내치는 데만 주력하다가 지금의 위기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 지면 식물 정부가 되는데 그걸 심각하게 받아 들이는 사람이 없다”며 “곧 나라도 살아야겠다는 엑소더스가 급속히 퍼질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준석 전 대표 역시 “신당 창당과 관련해 카운트다운이 들어가고 있다”고 밝히며 국민의힘과 ‘헤어질 결심’이 섰음을 시사했다.

이 전 대표는 2일 진행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유일한 변수는 윤석열 대통령이 어디까지 실정을 반복하느냐다. 한심한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행동하겠다는 날짜(12월 ◯◯일)는 이미 정해 놨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명분 같은 건 만들 필요도 없다. 여권과 여당이 구제불능이라는 것을 국민에게 입증하면 입증할수록 그게 명분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창당을) 하기로 결심하면 무조건 수권 정당을 해야 한다. 대통령 후보를 낼 수 있고, 정권을 가져오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는 수준의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보수냐 진보냐에 얽매일 이유는 없다. 최대한 다양한 사람을 만나볼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 결과에 대해선 그는 “국민의힘이 100석 미만으로 질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은 80석, 100석을 다 겪어봐서 하한선을 알고 있지만 보수는 최근 3번의 총선에서 150, 120, 110으로 하한선을 갱신해 나가는 상황이라 바닥이 어디인지 모른다”며 “그렇기 때문에 안일하다. 김포시 서울 편입 등으로 국정 전반에 대한 실수를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대로 가면 더블 스코어를 기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을 향해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도 냉소를 보였다. 그는 4일 페이스북에 “선대위원장 같은 소리 하고 있네”라며 “하루하루 말장난의 향연”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2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인요한 혁신위가 제안한 ‘대화합’ 혁신안을 수용해 이 전 대표, 홍 시장, 김재원 전 최고위원, 김 전 실장 등 4명의 징계를 취소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는 혁신위의 당 화합 제안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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