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韓 거취는 당무, 대통령실 관여할 일 아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대통령실과 여권 일각의 사퇴 요구에 대해 “사퇴 요구를 거절했고 선민후사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이 직접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비대위 회의 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4월10일 총선이 국민과 이 나라 미래를 위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아 붓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를 받아들였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그는 “선민후사하겠다”며 “우리 당의 변화된 모습을 국민들께 잘 설명드려서 지금 민주당의 이상한 정치와 발목잡기 행태로 국민들이 고통 받고 이 나라 미래가 위협 받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선까지 위원장직을 계속 맡을 것이냔 질문엔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의 갈등의 발단으로 알려진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제 입장은 처음부터 한 번도 변한 적 없다”고 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 18일 김 여사 의혹과 관련해 “기본적으론 함정 몰카이고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라면서도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이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위원장의 이 발언에 윤 대통령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고 전해진다.
한 위원장은 대통령실의 당무개입에 대한 질문엔 “그 과정에 대해서는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갈등 봉합을 위해 대통령실이 물러서야 하냔 질문에도 “평가를 제가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그는 “여러 가지 시각이 있겠지만, 당은 당의 일을 하고, 정은 정의 일을 하는 게 국민을 위한 정치”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관련 보도에 “한 위원장의 거취 문제는 대통령실이 관여할 일이 아닌 당무상의 일”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은 전날 한 위원장에게 사퇴하라는 요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의도 모처에서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한 위원장과 만나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을 둘러싼 공천 논란과, 김 여사 명품가방 의혹 대응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내 친윤 의원 등 당 주류를 중심으로 한 위원장의 거취를 압박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