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식욕을 유지하는 '제한급식' 비법 [따듯한 동물사전]
  •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4.02.06 12:00
  • 호수 1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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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사료 먹이는 행동은 잘못된 식습관 키울 수 있어

반려견의 건강에 ‘먹는 것’은 필수적이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먹고 관리하는 사람에 비해 반려견은 식욕이 떨어지거나 몸이 안 좋으면 오히려 먹는 것을 거부하는 성향이 있다. 특히 평소 입이 짧고, 식욕이 없는 동물은 사료에 대한 거부가 더욱 심하다. 따라서 평소에 식욕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은 반려견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반려견에게 올바른 제한급식 방법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맛있는 음식이 늘 식탁에 차려져 있다. 그리고 집에 있는 동안 계속 그 냄새를 맡아야 한다면, 음식에 대한 흥미와 식욕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반려견도 마찬가지다. 먹지 않은 사료가 계속 그릇에 방치돼 있으면, 사료에 대한 흥미와 식욕이 자연스레 떨어질 수밖에 없다. 1세 미만의 어린 자견 시기에는 식탐이 많아 자율급식을 해도 대부분 먹지만 성견이 되고, 노견이 돼가면서 식욕은 점점 줄어든다. 그래서 자율급식은 식습관이 좋지 않은 반려견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제한급식을 주목해 보자. 제한급식의 포인트는 ‘정해진 시간에 먹지 않으면 먹는 것이 사라진다’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반려견에게 사료에 대한 애착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먹지 않은 사료를 치워줄 때 ‘보이지 않게’ 치우는 것이 아닌 ‘냄새도 나지 않게’ 깨끗하게 치워야 한다. 그 이유는 반려견은 사람처럼 시각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닌 후각으로 음식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높은 곳, 눈에 보이지 않게 치웠어도 냄새가 나면 반려견은 사료가 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아 제한급식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반려견 제한급식 방법은 아침, 저녁 12시간 간격으로 정해진 시간에 사료를 준다. 몸무게에 맞게 정해진 양을 계산해 사료를 배급한다. 식욕이 떨어져 있는 경우라면 정량보다 살짝 적게 준다. 반려견이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또 사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반려견의 식욕을 유발하는 행동을 하면 식욕을 돋우는 데 도움이 된다.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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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식사 시간 지키는 게 중요 

“보리야, 밥 먹을까?”처럼 밥 먹는 시간이라는 신호를 만드는 것도 좋다. 사료를 꺼내 바로 그릇에 담는 것이 아니라 사료 봉지를 꺼내 소리 나게 흔들어 반려견의 본능적인 식욕을 유발하는 것도 좋다. 사료를 바닥에 두고 주는 것이 아닌 반려견이 닿지 않는 높은 곳에서 느긋하게 사료를 담고, 이 과정을 반려견이 보고 기다리는 상황을 만들면 ‘사료는 쉽게 주어지지 않는 것’이라는 인식과 함께 애착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 이 과정에서 “앉아, 기다려”를 한 차례 시킨 후 ‘먹어’라는 신호와 함께 사료를 주는 것도 좋다. 

반려견의 식욕이 떨어졌을 때 다음과 같은 행동은 절대 안 된다. 스스로 먹지 않는다고 해서 손으로 사료를 먹이는 행동이다. 처음에는 받아먹을 수 있지만, 잘못된 식습관을 키울 수 있다. 또 사료를 먹지 않을 때 억지로 먹이려고 입에 거듭 들이미는 행동은 반려견에게 사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키울 수 있기에 하지 말아야 한다. 

사료를 먹지 않아 영양적으로 부족할까봐 간식을 많이 주는 경우도 있는데, 간식은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갖추지 않는다. 간식이 주식을 대체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는 주식(사료)에 대한 관심을 더욱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니 식욕이 정상화될 때까지 간식은 주지 않거나 제한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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