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방과 결혼”…순직한 영웅 소방관들, 생전 사진 공개됐다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4.02.0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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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소방본부, 유가족 동의 받아 공개
1월31일 경북 문경 육가공 제조 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故 김수광(27) 소방장(왼쪽)과 故 박수훈(35) 소방교의 모습. 경북도소방본부는 유족과 협의해 고인들의 사진을 2일 공개했다. ⓒ경북도소방본부 제공
1월31일 경북 문경 육가공 제조 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故 김수광(27) 소방장(왼쪽)과 故 박수훈(35) 소방교의 모습. 경북도소방본부는 유족과 협의해 고인들의 사진을 2월2일 공개했다. ⓒ경북도소방본부 제공

소방당국이 문경 육가공업체 공장 화재로 순직한 두 청년 소방관의 생전 사진을 공개했다.

2일 경북소방본부 측은 문경소방서 119구조센터 소속 故 김수광(27) 소방장과 故 박수훈(35) 소방교의 사진을 공개하며 “유족들과 협의해 사진 공개에 동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소방장과 박 소방교는 지난 1월31일 오후 7시47분쯤 경북 문경시 신기동 신기제2일반산업단지에서 발생한 모 육가공 제조업체 화재 현장에서 순직했다. 두 소방관은 출동 지령이 떨어진지 약 8분만에 현장에 도착, 건물 안에 요구조자가 있을 수 있다는 말에 망설임 없이 화마 속으로 뛰어들었다.

같은 날 오후 8시24분쯤 건물 내부에 고립된 것으로 보여지는 두 소방관은 결국 급격히 확산한 화재를 피하지 못하고 순직했다. 다음날인 1일 오전 1시1분과 4시14분에 차례로 시신이 수습됐으나, 육안으론 신원확인이 어려울 정도로 훼손이 심했다. 결국 DNA 검사가 이뤄졌고, 두 청년 소방관의 임무 중 순직이 확인됐다.

김 소방장은 2019년 공개경쟁채용으로 소방관으로 임용됐다. 소방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취득이 어렵기로 정평이 난 인명구조사 시험에 합격해 구조대에 자원할 만큼 인명구조 임무에 진지했다는 게 주변인들의 평가다.

특전사 출신인 박 소방교는 ‘사람을 구하는 일이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2022년 구조 분야 경력경쟁채용을 거쳐 소방관이 됐다. 미혼인 박 소방교의 경우 “나는 소방과 결혼했다”고 공공연히 말할만큼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다고 한다.

한편 두 소방관의 장례식은 현재 문경시 산양면 문경장례식장에서 치러지고 있다. 이날 오후 2시까지 장례식장 방명록에 적힌 조문객만 약 500명에 달한다. 영결식의 경우 오는 3일 이뤄지며, 이후 두 소방관은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이동해 영면에 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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