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집권 원인 제공자도 책임” 경고한 野공관위…‘文明 내홍’ 더 커질까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4.02.0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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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공관위, 경선 지역구 23개 발표…다수 지역서 계파 맞대결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경선·단수공천 여부가 정해진 36개 지역구를 6일 발표했다. 이중 경선 예정 23개 지역구의 상당수는 친명(친이재명)-비명(비이재명) 맞대결이 펼쳐진다. 특히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도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의 원인을 제공한 분들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경고하면서, ‘정권교체 책임론’을 두고 계파 갈등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4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오찬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4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오찬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선배들은 후배 길 터주길…탈락해도 선당후사 당부”

민주당 공관위는 이날 경선 지역과 단수공천 지역 총 36개 지역구를 1차 발표했다. 이중 경선은 23개, 단수공천은 13개 지역구(▲부산 4개 ▲대구 2개 ▲울산 1개 ▲충북 1개 ▲충남 2개 ▲경북 1개 ▲경남 2개)다. 현역이 포함된 곳은 15개 지역구다. 경선 투표는 오는 19일부터 사흘간 진행되며 결과는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를 50%씩 합산해 21일 공개된다.

구체적으로 당내 격전지들을 살펴보면, 서울 서대문을에선 현역 재선인 김영호 의원과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이 맞붙는다. 송파을에선 원외의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송기호 지역위원장, 홍성룡 전 서울시의원 등 3인이 경선을 치른다. 송파병은 현역 3선의 남인순 의원과 박성수 전 송파구청장이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경기 광명갑에선 현역 초선인 임오경 의원과 임혜자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군포에선 현역 3선의 이학영 의원과 김정우 전 의원이 맞붙는다. 파주갑에선 현역 3선의 윤후덕 의원과 조일출 전 대선후보 특보단 공동단장이 맞붙는다. 인천 연수을에선 현역의 정일영 의원과 고남석 전 연구수청장이, 남동구갑에선 현역 맹성규 의원과 고존수 전 인천시의원이 경선을 치른다.

진보진영 텃밭인 광주 북구갑에선 조오섭 의원과 정준호 전 지역위원장, 북구을에선 이형석 의원과 전진숙 전 광주시의원이, 동구남구갑은 윤영덕 의원과 정진욱 당대표 특보가 맞붙는다. 전북 익산갑은 김수흥 의원과 이춘석 전 의원이, 제주갑에선 현역의 송재호 의원과 문재림 전 청와대 비서관이 경쟁한다. 충청이나 영남 일부 지역에서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해당 결과를 발표하며 “민주당의 총선 선봉대는 검찰독재 타도와 윤석열 무능 정권의 심판이란 전 국민적 열망을 실현하는 전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은 후보들은 어떠한 어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약속한대로 선당후사 정신으로 아름답게 승복하시고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최근 당내 화두인 ‘윤석열 정부 집권 책임론’도 거론했다. 그는 “1차 심사 결과에 들어가 있지 않은 선배 정치인들은 후배에게 길을 터달라”며 “본의 아니게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의 원인 제공한 분들 역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그는 기자들이 해당 대목에 대한 추가설명을 요구하자 “발표한 그대로”라며 말을 아꼈다.

 

‘정권교체 책임론’에 ‘친문 저격 출마’까지…단결은 첩첩산중

정치권에선 공관위에서 직접 정권교체 책임론을 거론한 만큼, 계파 간 신경전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앞서 당내에선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 동력을 얻기 위해 지난 대선 패배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이 불출마해야 한다는 일종의 책임론이 돌기도 했다. 관련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은 같은 문재인 정부 출신인 임종석 전 비서실장에게도 각을 세우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이번 공관위 1차 발표 내용처럼 일부 친명계 인사들은 친문계 현역 의원 지역구에 직접 등판하며 판세를 흔들고 있다. 실제로 충북 청주흥덕에 출마한 친명계 이연희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은 최근 지역 여론조사에서 경쟁자인 친문계 3선의 도종환 의원을 오차범위 내로 따라붙으며 접전 양상을 펼치고 있다는 전언이다. 지역구를 오래 지켜온 다선 중진이라도 긴장감을 놓칠 수 없는 셈이다.

여기에 공관위에서 통보하게 될 하위 20% 현역 의원 명단도 내홍을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컷오프 및 감산 대상에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이 대거 포함될 경우 ‘공천 학살’ 명분으로 탈당자들도 다수 발생할 수 있다. 관련해 임 위원장은 “면접 때 꼭 물어본 것이 ‘혹시 경선 후보에서 탈락하더라도 원팀이 되어 당의 승리를 위해 같이 헌신하겠느냐’였고 한분도 빠짐없이 원팀이 되어 승리한 후보를 돕겠다고 맹세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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