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는 억울한 피해자? 尹의 ‘대담’ 통할까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4.02.07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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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 尹 직접 해명 결심
與野 민심 변화 촉각…“국민에게 진정성 닿아야”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대담’이 7일 오후 10시 한국방송공사(KBS)에서 방영된다. 윤 대통령은 대담을 통해 이른바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갈등설 등 다양한 국정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여야 모두 윤 대통령의 대담 파장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방송 후 ‘설날 밥상 민심’이 어떻게 변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제78차 유엔 총회 참석과 세계 각국 정상들과의 양자회담 일정을 소화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성남 서울공항에 공군 1호기편으로 귀국, 다음 국내 행사로 곧바로 출발하기 전 함께 귀국한 김건희 여사와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제78차 유엔 총회 참석과 세계 각국 정상들과의 양자회담 일정을 소화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성남 서울공항에 공군 1호기편으로 귀국, 다음 국내 행사로 곧바로 출발하기 전 함께 귀국한 김건희 여사와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비대위 침묵 속 尹 ‘대담’ 할 결심

윤 대통령의 신년 대담은 7일 오후 10시 KBS1TV에서 100분 동안 방송된다. KBS는 이 시간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라는 제목으로 100분 편성을 했다고 6일 공지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박장범 KBS 앵커의 진행 하에 용산 대통령실에서 KBS와 신년 대담을 사전 녹화한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녹화 당시 별도 자료를 지참하지 않은 채 그간의 생각을 다듬어 답변했으며, 녹화장에는 프롬프터도 설치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도 “윤 대통령이 사전에 참모들이 마련한 질문지도 거부했으며, 종이 한 장 없이 직접 머릿속 생각을 있는 그대로 말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대담을 통해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에 대해 처음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답변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최근 여권 내 기류는 ‘김 여사는 피해자’란 시각이 우세하다.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와 비교했던 김경율 비대위원은 해당 비유에 대해 사과한 데 이어, 최근에는 총선 불출마 선언 후 관련 발언을 삼가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해당 논란에 대해 재미교포 목사가 김 여사 선친과 인연을 앞세워 의도적으로 접근해 영부인을 불법 촬영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윤 대통령의 대담 답변도 같은 맥락일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난해 11월18일 윤석열이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도어스테핑을 진행하고 있다. 이 날을 마지막으로 도어스테핑은 중단됐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도어스테핑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담 바라보는 與野 ‘극과극’ 시선

윤 대통령의 대담이 김 여사를 향한 부정적인 국민 여론을 달랠 수 있을 지를 두고 정치권 내 의견은 갈린다. 우선 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직접 ‘불편한 질문’을 소화한 것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간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쏠렸던 ‘김 여사 리스크’ 관련 질문이 대담을 계기로 일정 부분 해소, 축소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TK(대구‧경북) 지역구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을 비롯한 ‘음모론자’들은 진실을 말해도 가짜라고 말할 테고, 그 분들은 (대담에도)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적어도 합리적 유권자들에겐 대통령의 진솔한 답변이 닿을 것으로 기대한다. 비대위의 짐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야권에선 윤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 대신 대담을 택한 게 ‘역풍’을 부를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민주당 내에서는 “명백한 뇌물 수수로 사과나 해명 문제가 아니라 수사나 법적 처벌의 문제”(김두관 의원), “녹화 대담 뒤에 숨어도 김건희 게이트를 비껴갈 수는 없다”(권칠승 수석대변인), “결국 김건희의 성역만 확인될 것”(고민정 최고위원)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대담 이후에도 여야의 공방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설날 밥상 민심’이 과연 어떻게 변할지 정치권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선 윤 대통령을 향한 민심이 차게 식은 상황이다. 총선을 준비하는 여권으로선 대담을 통한 여론의 반전이 절실한 셈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2일 공개한 대통령 직무 수행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표본추출을 통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응답방식, 응답률 12.7%,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에 따르면, '긍정 평가'는 29%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조사 대비 2%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30%대 아래로 나타난 것은 2022년 11월 3주 차 조사에서 29%로 집계된 이래 약 9개월 만이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6일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지지율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단지 대담을 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원하는 대답을 가지고 와야한다”며 “국민들은 말 잘하는 대통령을 원하지 않는다. 말실수를 하더라도 국민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보고 싶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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