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은 별로”…현명한 세뱃돈 재테크 방법은?
  • 정윤성 기자 (jys@sisajournal.com)
  • 승인 2024.02.1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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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3%대에 특판 매력도 실종…주식에 눈 돌린다
미성년 주식보유자 4년 만에 15배 늘어…소액 투자 인기

세뱃돈으로 주식을 선물하는 부모는 물론이고 직접 주식을 굴리려는 미성년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최근 은행 예·적금 금리가 낮아지는 가운데, 금융 소비 패턴도 다양해지면서 세뱃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 시내에 주요 은행 ATM기기가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에 주요 은행 ATM기기가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요 정기 예금(1년 만기) 상품의 금리는 연 3.50~3.60%로 집계됐다. 금리 수준이 연 3%대 후반에서 4%대를 기록하던 지난해 11~12월에 비하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정기 예금금리가 떨어진 데엔 은행채 금리가 하락한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가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예금금리 산정에 활용되는 국내 은행채 금리는 지난해 11월부터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4.15%였던 은행채(1년물·AAA등급) 금리는 13일 기준 3.62%로 0.53%포인트 가량 빠졌다. 은행채 금리가 하락하며 자금 조달 부담이 완화되자 금리를 높여 예·적금을 유치할 의존도가 감소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선 새해 예·적금 특판 수요도 줄어든 분위기다. 특판은 통상 새해 고객 유치와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출시하는데, 은행이 고금리 특판을 실시할 유인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별한 상품 출시 계획에 대해선 정해진 바가 없다”며 “최근 특판은 고객들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지 자금 조달의 성격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5만원권 사진 ⓒ연합뉴스
5만원권 사진 ⓒ연합뉴스

부모도 자녀도 세뱃주식작년에 투자했다면?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뱃돈을 주식에 투자해 보려는 금융 소비자가 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미성년 고객 중 주식을 한 번이라도 보유한 투자자는 17만5260명으로 2019년(1만1632명)에 비해 15배 급증했다. 부모가 자녀 명의로 주식 계좌를 계설해 목돈을 굴려주거나 미성년 고객이 직접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소수점 매매가 가능해지면서 세뱃돈 등을 활용한 소액 투자에 관심이 늘고 있다"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해 삼성증권이 고객 9629명과 17~19세 청소년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응답자 58%는 세뱃돈을 주식에, 41%는 예금성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세뱃돈으로 투자하고 싶은 해외 주식으로는 애플(35%), 구글(23%) 등이 꼽혔다.

실제로 지난 설 명절에 받은 세뱃돈을 주식에 투자했다면, 수익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이 선호한 애플과 구글에 세뱃돈을 투입해 현재까지 보유했다면, 각각 22%, 55% 가량 수익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작년 설 명절 이후 코스피는 약 9.1% 상승했고,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지수도 각각 43.6%, 25.1% 가량 올랐다. 다만, 해당 기간은 주가가 전년보다 크게 내렸던 시기인 만큼 올해 세뱃돈을 주식에 투자하려면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편 부모가 자녀 명의로 세뱃돈을 투자할 경우 증여세를 고려해야 한다. 현행 세법은 부모가 미성년 자녀에게 증여세 없이 주식 또는 현금을 증여할 수 있는 상한선을 10년간 200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를 초과할 경우 10~50%의 증여세가 납부해야 한다. 특히 투자 원금이 증여세 과세 대상이라 원금을 정확히 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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