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조국과 헤어질 결심?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4.02.13 19: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국 ‘창당’ 선언했지만…이재명, 대선 후보 시절 조국 겨냥 “내로남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왼쪽 사진)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사저널 최준필·시사저널 포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왼쪽 사진)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사저널 최준필·시사저널 포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정치권의 관심은 ‘조명연대’(조국-이재명 연대) 성사 여부에 쏠린다. 당장은 두 사람의 연대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도층 표심을 공략해야 하는 이 대표가 진보진영 색이 강한 조 전 장관 손을 잡기 부담스러울 것이란 분석에서다. 동시에 이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 밝힌 ‘조국 사태’에 대한 입장도 회자되는 모습이다.

조 전 장관은 13일 고향인 부산의 민주공원에서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조 전 장관은 “비판하는 언론을 통제하고, 정적 제거와 정치 혐오만 부추기는 검찰 독재정치, 민생을 외면하는 무능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며 “미약한 힘이지만 국민들을 위해 큰 돌을 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 전 장관의 출마를 바라보는 민주당 내 시선은 엇갈린다. “민주당과 뭘 하겠다는 것도 아닌데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는 상황”(고민정 최고위원)이라는 분석과 “전체적으로 ‘이번 선거의 전략과 구도의 면에서 조 전 장관의 신당과 같이 가는 게 맞냐’는 부분은 또 다른 판단의 영역(박성준 대변인)”이라는 신중론이 우선 지배적이다.

동시에 “어떤 모양으로 같이 할 지는 모르겠으나 정권 심판의 큰 바다에서 함께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정청래 최고위원)는 낙관론과 “조 전 장관의 정치 참여나 독자적 창당은 결코 국민의 승리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불필요한 논란과 갈등, 집요한 공격만 양산시킬 것”(박홍근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 추진단장)이라는 비관론이 맞부딪히는 양상이다.

일각에는 이재명 대표가 ‘조국 신당’으로 딜레마에 처했다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가 띄운 이른바 반윤(반윤석열) 연대를 위해선 조 전 장관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조 전 장관과 손을 잡으려면 대선 당시 메시지를 번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이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 2021년 12월2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조국 사태’와 관련해 “여전히 더불어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비판받는 문제의 근원 중 하나”라며 사과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표는 “민주개혁 진영은 사실 더 청렴해야 하고, 작은 하자도 크게 책임지는 것이 맞다”며 “‘작은 하자인데 너무 억울하다. 지나치다. 왜 우리만 갖고 그러냐’라는 태도가 아마 국민들께서 민주당을 질책하는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소위 내로남불인데, 잘못이 있는 것은 당연히 책임져야 하고 특히 지위가 높고 책임이 클수록 비판의 강도도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공정성이 문제되는 시대 상황에서 민주당이 국민들께 공정성에 대한 기대를 훼손하고 실망시켜드리고 아프게 한 점은 변명의 여지없는 잘못”이라며 “제가 민주당 후보로, 민주당이 좀더 국민 우선정당으로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저로서는 민주당의 부족한 점에 대해 이 자리에서 사과 말씀을 드리고 싶다. 다시 출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질문자가 ‘조국 사태에 대한 공식 사과로 받아들이면 되나’라고 묻자 “제가 할 수 있는 한에서는 아주 낮은 자세로 진지하게 사과드린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