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저렴한 ‘브라질산’ 닭고기로 바꾸고 ‘가격 인상’까지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4.02.1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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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살 닭고기, 국내산 반값 수준 브라질산으로 변경
58개 메뉴 가격 인상…bhc “수급 불안 영향”
공정위는 26일 가맹사업법을 위반한 bhc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억50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bhc치킨 말레이시아 6호점 ⓒbhc 제공<br>
19일 외식 업계에 따르면, bhc치킨은 지난해 5월 순살 치킨 메뉴 7개에 사용되는 닭고기를 국내산에서 브라질산으로 바꿨다. ⓒbhc 제공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는 bhc치킨이 일부 메뉴에 쓰이는 닭고기를 국내산의 절반 이하 가격의 브라질산으로 변경한 데 이어 해당 메뉴의 가격까지 인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bhc치킨은 원가 상승·수급 불안 등으로 불가피했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단체는 타사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 등을 근거로 들며 bhc치킨 측의 가격 인상을 비판하고 나섰다.

19일 외식 업계에 따르면, bhc치킨은 지난해 5월 순살 치킨 메뉴 7개에 사용되는 닭고기를 국내산에서 브라질산으로 바꿨다. 당시 bhc치킨은 순살 메뉴에 쓰이는 국내산 닭고기의 수급 불안이 변경 이유라고 밝혔다. 

bhc치킨은 이후 지난해 12월 원부자재 가격, 인건비, 임대료 상승을 근거로 들며 총 85개 메뉴의 가격을 500~3000원 인상했다. 이때 브라질산 닭고기로 바뀐 해당 메뉴 7개의 가격도 함께 올랐다. bhc치킨 측은 이에 대해 앞서 맺은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계약이 종료되면 다시 국내산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비자단체들은 원부자재 비용 상승 때문에 가격을 인상했다면 브라질산 닭고기로 변경된 메뉴의 가격은 동결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정부는 현재 물가 안정을 목표로 수입 닭고기에 0%의 할당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는 적어도 브라질산 닭고기가 들어간 메뉴는 가격 인상 메뉴에서 제외됐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국내산 닭고기보다 브라질산 냉동육은 매우 싸기 때문에 원재료 부담이 낮아지는 것이 상식"이라며 "가격 인상의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bhc의 영업이익률은 2022년 27.95%, 2021년 32.24%로 동종업계 대비 높아 원가 압박 등의 비용 부담 정황도 보이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bhc는 2018∼2022년 5년간 연평균 30.1%의 영업이익률을 거뒀다. 교촌, BBQ 등 다른 브랜드들보다 월등히 좋은 성적이다. 또, bhc의 2018년 대비 2022년 매출원가 상승률은 5.7%에 그쳤으나 순이익률은 31.8%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그동안 bhc가 메뉴 가격 인상과 가맹점주를 상대로 한 폭리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일부 설명해주는 실적이라는 지적이다. 

bhc치킨의 대주주는 현재 MBK파트너스다. MBK파트너스는 2018년을 시작으로 bhc 지분을 사들이며 지분율을 45%까지 끌어올렸다. bhc 지주회사의 이사회는 지난해 11월 박현종 당시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차영수 MBK파트너스 운영 파트너를 후임자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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