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측 “이준석, 작정하고 ‘통합 파기’ 기획…정치 자격 없어”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4.02.19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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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합당 열흘 만에 분당 위기
김종민‧박원석 “이준석, 이낙연 지우고 김종인에 공천권 맡기려 해”
이준석 “비난성 발언 민망…의석수 줄면 국고보조금 반납”
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준석 공동대표와 조응천 최고위원.  ⓒ연합뉴스
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준석 공동대표와 조응천 최고위원. ⓒ연합뉴스

개혁신당 내 김종민 의원과 박원석 전 의원 등 이낙연 공동대표 세력인 ‘새로운미래’가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0일 오전10시 통합 개혁신당 방침과 관련해 이낙연 대표가 중대 입장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준석 공동대표 세력과의 결별 및 분당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준석 대표가 사실상 ‘통합 파기’를 기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오늘 아침 최고위원회의를 비롯해 지금 이 상황은 이준석 대표가 통합 파기를 기획하고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 내렸다”며 “이준석 대표가 상식에 벗어나는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최고위 회의에 올라온 안건에 대해 이견이 있자, 이낙연 대표가 남은 사람들끼리 더 토론을 해보거나 오후에 다시 회의를 해 조정을 해보자고 했다. 이낙연 대표는 그렇게 해서 양보를 하든 대안을 만들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렇게 제안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준석 대표가 회의를 하면서 밀어붙였다. 그냥 표결을 하자며 강행처리를 했다”며 “이건 사실상 해당 안건 결정이 중요한 게 아니라 통합을 파기하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개혁신당은 최고위 회의를 열고 ‘선거 캠페인 및 정책 결정 권한 위임의 건’ 등 4건을 의결했다. 모두발언 후 비공개로 전환된 최고위에서 선거운동의 지휘권을 이준석 대표에게 위임하는 내용의 안건이 테이블에 올랐고, 곧장 회의장에선 고성과 반발이 터져 나왔다. 이후 이낙연 대표와 최고위원인 김종민 의원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자리를 박차고 떠났고, 이준석 대표를 비롯해 금태섭‧조응천‧양향자 최고위원의 찬성으로 해당 안건은 의결됐다.

개혁신당 김종민 최고위원이 18일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최근 당 상황과 관련된 내용으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혁신당 김종민 최고위원이 18일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최근 당 상황과 관련된 내용으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은 “금태섭‧조응천‧양향자 최고위원 다 국회의원도 해봤고 정당생활을 해봤는데 어떻게 정상적인 정당이 이렇게 할 수가 있나”라며 “이견이 있는데 아무 조율 없이 방망이 두들기겠다고 하는 건 민주주의 원칙에 맞지 않을뿐더러 상식에 전혀 맞지 않은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렇게 넘어갈 사안이 아니라, (이준석 대표의) 의도와 기획이 아니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준석 대표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개혁신당 전권을 주려 했다고도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준석 대표가 기자들과의 티타임에서 ‘이낙연‧김종민 그만두면 천하람‧이원욱 두 사람을 최고위원으로 임명하겠다’, ‘김종인 대표를 찾아가 읍소하며 전권을 주고 공천관리위원장 맡기겠다’고 얘기했다 한다”며 “이준석 대표 마음속에선 이미 이낙연‧김종민은 이 당에서 지워버리고 몰아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작은 중소기업도 이렇게 안 한다. 이낙연‧김종민을 몰아내고 자신의 사당으로 완성시키겠다는 의도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혁신당 갈등 요인 중 하나였던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건과 관련해서 김 의원은 “지난 목요일(15일) 이준석 대표가 ‘배복주에 대해 배제한다는 공표를 안 하면 협의도 회의도 없다’고 통보했다. 그리고 긴급 기자회견을 잡길래 우리가 ‘절차에 따라 배복주 문제 처리하고 전권 문제고 최고위를 거쳐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이준석 대표가 막무가내로 밀어붙였고 오늘 최고위 잡아서 강행 처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준석 대표가 자신의 지지층이 많이 떠나가니까 흥분해서 그러나 생각했는데, 통합을 파기하기로 작정을 하고 기획을 해 지금까지 이런 일정들을 밟아온 거구나 싶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정치가 막장이라고 해도, 합의한 지 일주일도 안됐는데 전권 내놔라 하고 통합을 파기하겠다고 하는 이런 의사결정을 강행하는 건 정치할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원석 전 의원도 “(합당 과정에서부터) 이준석 대표의 지지층과 관련한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서 사무총장, 공동정책위의장, 원내대변인 등 다 이준석 대표 원하는 대로 인사를 해줬다. 그런데 여기서 나아가 전권을 자신에게 위임해 달라고 한다”며 “어떤 결정도 선거 앞두고 그런 결정을 하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낙연 대표가 속도가 느리다고 주장하는데 그 어떤 안건도 제대로 30분 이상 토론을 한 적이 없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자신에게 전권을 위임해 달라고 하는데 그건 어불성설인 데다 기성정치에 있을법한 사술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들의 브리핑 직후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새로운미래 측에서 오늘 최고위 표결에 불응하기 위한 비난성 발언을 하는 것에 대응하지 않겠다. 민망하다”고 반응했다. 그러면서 “탈당하는 의원이 생겨 의석수가 5석 미만이 될 경우 개혁신당은 기지급된 국고보조금 전액을 반납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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