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영의 글로벌 워치 목록

  • 영국에 먼저 온 ‘증세라는 미래’…더 많은 복지 요구 어떻게 감당해야 하나 [최준영의 글로벌 워치]

    역사를 돌이켜보면 세금을 누구에게, 얼마나, 어떻게 걷을 것인지는 민감한 주제였다. 일방적으로 특정 계층의 세금 부담을 늘릴 경우 강력한 정치적 반발과 갈등이 초래됐으며 극단적인 경우 혁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프랑스 혁명과 미국 독립전쟁 모두 세금을 누가 더 내야 하는지를 둘러싼 갈등이 폭발한 결과였다. 다른 한편으로 민주주의 국가는 유권자 요구를 들어줘야 하는 운명을 짊어지고 있다. 유권자에게 더 많은 지원과 복지를 약속한 세력은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하지만 한정된 재정 상황은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는 공약 실현

  • ‘반독점 기조’로 日 제쳤던 美, ‘독과점 체제’ 택하니 中에 따라잡혀 [최준영의 글로벌 워치]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의 변화는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던 규칙과 제도에 기반한 민주주의 국가라는 이미지는 매우 취약했음이 드러나고 있다. 언론의 자유와 의회 및 사법부를 통한 행정부 견제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다양성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던 미국이 순식간에 권위주의적 통치체제로 변화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화’라는 표현이 실감 나는 2025년이다. 차라리 중국이 더 예측 가능하고 신중하다는 평가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자유무역을 거부하는 미국과 다자주의 수호신을 자처하는 중국의 대결 구도는 낯설기만

  • 미국 ‘혁신 제조업 노동력’ 부족이 구금 사태의 본질…한국에는 위기이자 기회 [최준영의 글로벌 워치]

    한미 정상회담과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약속을 통해 잘 진행될 것 같던 한미 관계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수색과 수백 명에 달하는 구금 사태로 인해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ICE 측은 제대로 된 체류 자격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현장에서 근무하는 것은 위법이며 단속이 당연하다는 입장이지만, 우리로선 막대한 투자를 약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 당국이 이렇게 나온다면 대규모 투자를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타당하게 느껴진다. 이번 사태의 핵심에는 미 제조업 및 건설업 노동력 부족이 자리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

  • 트럼프의 ‘공정무역’과 ‘상호주의’는 패권국의 다급함 드러내는 키워드 [최준영의 글로벌 워치]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세계 무역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오랫동안 미국은 자유무역을 내세우면서 관세 인하와 시장 개방을 요구해 왔다. 속도는 다를 수 있지만 함께 관세를 인하하고 각종 비관세 장벽을 단계적으로 완화·폐지하는 것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80년 동안 유지되던 미국의 통상정책 패턴이었다. 1995년 출범한 세계무역기구(WTO)는 이러한 미국의 통상정책이 세계적인 규칙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였다. 미국은 이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개방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트럼프는

  • ‘그린란드’ 눈독 들이는 트럼프…강대국은 왜 북극 땅을 노리나 [최준영의 글로벌 워치]

    국가의 영토는 소중한 것이다. 국가의 역사는 영토를 지키고 넓히기 위한 고난으로 점철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영토는 다양한 방식으로 확보할 수 있다. 세력의 연합에 따라 넓어지는 경우도 있고, 돈을 주고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과거 제국주의 시절엔 영토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써먹기도, 지키기도 어려운 해외 영토를 적절한 구매자에게 돈을 받고 넘기면 양쪽 모두에게 이익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으로 영토를 넓혔던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이다. 1803년 미국은 영국과 전쟁을 벌이던 프랑스가 내놓은 루이지애나 식민지를 구매했다. 이때

  • 시리아 내전 끝났지만 멀게만 느껴지는 중동 평화 [최준영의 글로벌 워치]

    50년 넘게 철권통치를 이어가던 시리아 아사드 정권이 붕괴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올해 11월말 시리아 북부 지역 이들립에 거점을 두고 있던 반군 세력이 인근 알레포에 대한 공세를 개시할 때만 하더라도 13년간 이어진 내전에서 반복되는 패턴으로 여겨졌다. 반군의 기습공격을 통한 일부 지역 점령, 그리고 이어지는 러시아의 항공 지원과 시리아 정부군의 탈환이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었다. 하지만 알레포를 점령한 반군은 남부 지역으로 공세를 이어갔고 하마, 홈스 등 대도시를 연이어 점령했다. 국토는 넓지만 인구

  • 급작스러운 대출 규제, 계획된 조치일까 정무적 판단일까 [최준영의 경제 바로읽기]

    은행권에 수개월 빠르게 겨울이 다가왔다. 강력한 대출 규제 정책이 연이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9월2일 은행권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및 전세대출이 중단되기 시작했고, 이튿날엔 제2금융권에 해당하는 삼성생명도 유주택자에 대한 주담대를 제한하는 등 대출 중단 조치가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8월25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은행에 대출 포트폴리오 관리를 요구했다. 금융감독원은 7월 시중은행 부행장을 불러 대출 관리를 강조한 이후 은행권이 시장금리 흐름과 관계없이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

  • 최대 화두가 된 ‘산유국의 꿈’…동해 유전은 로또일까 [최준영의 경제 바로읽기]

    6월3일 동해에 대규모 원유가 매장되어 있을 수 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표 이후 이를 둘러싼 다양한 논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추정 매장량은 35억~140억 배럴이다. 그 구성은 석유 25%, 천연가스 75%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대 매장량 기준으로 석유의 경우 우리나라 4년 사용치에 해당하며 천연가스의 경우 약 30년치에 해당한다.갑작스러운 정부 발표 이후 산유국의 꿈이 드디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기대와 더불어 어떤 근거로 원유 매장 가능성을 평가했는지, 그리고 그런 평가의 주체는 신뢰할 수 있는지

  • ‘석유 시대’ 이후를 바라보는 중동의 노림수를 읽어라 [최준영의 경제 바로읽기]

    부존자원이 없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제일 부러운 곳은 각종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이다. 그중에서도 중동의 경우 현대문명의 핵심인 석유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어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탈탄소와 재생에너지 시대가 도래하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원유 생산비용을 자랑하는 중동 국가들은 여전히 석유를 판매하며 살아남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자동차가 전기차로 바뀌더라도 플라스틱으로 대표되는 석유화학산업은 원료로 석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걱정 없어 보이는 중동 국가들도 고민은 있다. 석유라는 자원은 한정돼 있는 데 비해 인구는 계

  • 미지의 길 선택한 밀레이의 경제 실험 [최준영의 경제 바로읽기]

    아르헨티나 국민은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 11월19일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무정부주의 자본주의자’를 자청하는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밀레이는 “무분별한 정부 지출을 전기톱으로 무자비하게 잘라버리겠다”는 공약으로 한순간에 주목을 받았다. 결국 무명의 경제학자 출신 하원의원에서 대통령이 되는 기적을 연출했다. 밀레이의 공약과 발언은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충격 그 자체였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국민은 기존 정치인들과 완전히 다른 노선을 주장하는 밀레이를 지지함으로써 변화에 대한 열망을

  • 외국인 노동자마저 아쉬운 K조선, 해법은 없을까 [최준영의 경제 바로읽기]

    조선업은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산업 중 하나다. 철강과 기계 등 다양한 분야와 밀접한 연관이 있을 뿐만 아니라, 대규모 고용을 통한 일자리 제공에서도 핵심 역할을 해왔다. 무엇보다 조선업은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의 흐름 속에서도 지역경제에 큰 버팀목 역할을 해오고 있다. 조건이 더 유리하면 사업장을 이전할 수 있는 다른 산업과 달리 조선업은 특정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지역에 위치해야 하며, 일단 한번 조성된 조선소는 막대한 시설투자와 관련 인프라로 인해 이전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특성 때문이다.외국인 노동자 통해 부족한 인력 채웠지만…

  • 꿀벌 사라지는데 벌통은 왜 늘어나나 [최준영의 경제 바로읽기]

    꿀벌은 부지런함의 상징이다. 꽃에서 꿀을 따 모으는 꿀벌은 속씨식물이 지구상에 등장한 이후 식물의 확산과 진화에 큰 역할을 해오고 있다. 농업 부문에서도 꿀벌은 꽃가루 매개 역할을 담당하면서 과수 재배 등에서 핵심적인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작물 약 1500만 톤 가운데 35%(530만 톤)인 과실이나 과채류 등의 생산에서 꿀벌 등에 의한 화분매개는 필수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화분매개 가치는 6조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꿀벌을 중심으로 하는 양봉 산업의 경우 약 7조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2000년대 중반

  • 기후변화협약을 대하는 기업의 현명한 자세 [최준영의 경제 바로읽기]

    국제적인 연례행사 가운데 하나는 매년 이맘때 개최되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다. 거의 모든 나라가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이기 때문에 당사국 총회는 200여 개 나라의 대표단과 더불어 관련 기업, 시민단체 등 많은 이해 당사자가 참여하는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라 할 수 있다. 올해 제27차 당사국 총회(COP27)는 아프리카 이집트의 홍해 휴양지인 샤름 엘 셰이크에서 11월6일 개막했다. 작년 스코틀랜드에서 개최된 제26차 당사국 총회(COP26)에서 세계적 차원의 석탄 사용 중단 등 많은 논의에서 진전이 있었

  • ‘레고랜드發’ 자금 경색 사태는 예견된 인재 [최준영의 경제 바로읽기]

    영국의 리즈 트러스 총리가 취임 45일 만에 사퇴하면서 영국 역사상 최단 기간 재임한 총리가 됐다. 당원 투표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던 토러스 총리의 이른 퇴장은 금융시장 불안을 가져온 재정정책 때문이었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영국 중앙은행은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었는데, 정작 정부는 대규모 감세를 추진함으로써 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가져왔다. 파운드화의 대폭적인 약세와 함께 국채 금리 급등으로 이어졌다. 결국 장기채권을 보유한 금융기관의 대규모 손실 우려가 커지고 영국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 46년 만에 깨어난 IMF 구제금융의 ‘망령’ [최준영의 경제 바로읽기]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미국 달러 대비 영국 파운드화 환율은 한때 사상 최저 수준인 1파운드에 1.0327달러까지 급락했다. 1985년 2월26일 기록한 1.05달러를 깬 것이며 1971년 이후 최저치다. 파운드화는 이날 1.05달러로 약간 회복됐지만, 이틀간의 거래일 동안 무려 7%나 폭락했다. 이대로 가다간 곧 달러와 1대1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주목되는 사실은 리즈 트러스 총리 내각 출범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러스 내각의 콰시 콰뎅 재무장관은 9월23일 하원에서 소득

  • 위기의 유럽 경제, 출구는 있나 [최준영의 경제 바로읽기]

    40년 만에 몰아닥친 인플레이션은 낮은 물가와 저금리로 상징되는 기존 경제체제의 기본 틀을 붕괴시키면서 세계경제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당초 공급망 문제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평가되기도 했지만 현재 인플레이션은 임금 인상이 물가를 상승시키는 구조적인 상태로 전환되면서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파격적인 금리 인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을 제외한 대다수 국가들은 금리 인상에 따른 경제적 부담과 위축을 우려해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서 달러를 제외한 대부분의 통화는 약세

  • 美 민주당 ‘인플레이션 감소법’ 경제 회복 밀알 될까 [최준영의 경제 바로읽기]

    미국 상원은 8월7일 인플레이션 감소법(Inflation Reduction Act)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기후, 의료 및 세금과 관련한 법률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50석씩 균점하고 있는 미국 상원의 특성상 표결 결과는 동률로 나왔으며, 이에 따라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가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법안이 통과됐다. 민주당으로서는 거의 1년에 걸친 길고 긴 협의를 통해 천신만고 끝에 통과시킨 셈이다. 일단 상원을 통과한 법률안은 하원에서 8월12일 투표가 예정되어 있지만,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바이든

  • 폴란드의 러브콜에 K방산도 ‘위상 업’ [최준영의 경제 바로읽기]

    지난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5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다. 21세기에, 그것도 유럽 대륙에서 국가 간 정규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전쟁은 일어났고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 많은 유럽 국가는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수단으로 새삼스럽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다.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주목받는 K방산소련에서 독립한 발트3국, 그리고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는 탓에 많은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폴란드의 경우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면 다

  • 화석 에너지의 귀환 [최준영의 경제 바로읽기]

    2021년 11월 영국에서 개최된 제26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의 핵심 주제는 석탄화력발전의 단계적 폐지 및 관련 투자 중지 서약이었다. 대표적인 석탄 소비국인 폴란드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40개 이상의 COP26 참가국이 석탄화력발전소의 단계적 폐지와 신규 건설 중단이 명시된 COP26 협정에 서명하는 것으로 이 의지는 구체화됐다. 서명에 참가한 국가들은 자국 내외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투자를 지양할 것을 약속했다. 아울러 선진국은 2030년대, 개발도상국은 2040년대까지 석탄화력발전을 중단하겠다는 목표 시한

  • 주4일 근무제, 우리도? [최준영의 경제 바로읽기]

    20세기의 토요일은 평일처럼 바쁘게 준비해 학교와 직장으로 향했다. 반나절만 근무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즐거웠다. 당연하게 느껴지던 하루 반나절의 휴일은 2000년부터 변화하기 시작했다. 2000년 정부는 주40시간(주5일제) 도입을 공식화했다. 경제단체들은 주5일제 반대 광고를 게재했고, 국민 여론 역시 나뉘었다. 3년 넘게 논란이 지속된 끝에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주5일제는 본격화됐다. 1000명 이상 사업체와 금융기관을 시작으로 주5일제는 확대되었으며 공공부문은 2005년 하반기부터, 학교는 2012년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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