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낡은 보수에서 개혁보수로 가야”
“김동연 후보는 文 정부 부동산 실패 책임져야 할 장본인”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4월4일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내내 ‘인물 경쟁력’을 강조했다. 본인이 경기 도민의 삶을 가장 나아지게 만들 유능한 인물이며, 동시에 경기도를 대한민국 전체에서 제일 깨끗하게 탈바꿈시킬 적임자라고 자신 있게 밝혔다. 여전히 경기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이재명 전 지사와, 자신의 유력한 맞상대로 떠오른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를 향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모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지사 출마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마지막까지 고민한 것은 딱 하나였다. 출마선언에서 밝혔듯이 ‘저 유승민이 경기도 행정의 책임자가 되는 것이 경기 도민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여부였다. 전 자신 있다.”
‘왜 유승민인가’라고 경기 도민들이 묻는다면.
“현재 경기도가 안고 있는 문제를 제가 가장 잘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두 번의 대선 도전에서 비록 선택을 못 받았지만, 저는 어느 후보보다도 정책과 공약에 자신이 있었다. 이렇게 갈고닦은 공약 대부분이 경기도에 적용될 수 있다. 경기도는 인구 1400만 명이 사는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의 중심이자 국가안보의 보루다. 23년째 경제와 안보를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온 제가 경기도 문제들을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지금 경기도의 과제를 무엇으로 보나.
“제가 대선에 출마해 강조했던 공약들과 지금 경기 도민께서 고통받는 지점이 맞닿아 있다. 지역 언론과 여론조사 등을 보면, 지금 경기도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부동산이다. 교통, 일자리, 균형발전, 복지, 보육 등의 문제가 쭉 이어진다. 저는 출마선언문에서 일자리, 주택, 교통, 복지, 보육, 이 다섯 개 분야에서 획기적인 개혁을 단행할 것을 약속드렸다. 권역별 공약은 아직 가다듬고 있지만, 지금 경기 도민께서 가장 고통받고 있는 과제들이 바로 제가 그동안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싶었던 바로 그 문제들이다. 제가 경기도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도민들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확신이 들어 출마했다.”
많은 지역 중 왜 경기도였나.
“경기도라 출마를 결심했다. 쉬운 선거 같았으면 출마 안 했다. 지난 대선에서 경기도는 국민의힘이 호남을 제외하고 가장 고전했던 지역이다. 수도권 중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표 차로 졌다. 무려 46만 표다. 험지니까 더더욱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고, 험지이기 때문에 도전할 명분도 있다고 봤다. 대통령 되려고 출마했던 사람이 무슨 자리가 탐나서 출마했겠나. ‘경기도를 위해 잘할 수 있다는 생각’과 ‘어려운 선거에 몸을 던져 도전해 보겠다’ 딱 이 두 가지 이유로 출마를 결심했다.”
이번 6월1일 지방선거 결과와 5월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의 초반이 연동될 수 있다.
“그래서 험지인 경기도에 도전했다. 제가 여기서 이기면 윤석열 정부 임기 초반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경기도에서 대선에서도 졌는데, (지방선거에서) 또 지면 상당히 불리할 수 있다. 저 개인의 유불리는 따지지 않았다.”
“尹은 물론 지도부와도 출마 사전 교감 없었다”
출마에 대해 윤석열 당선인과 교감이 있었나.
“전혀 없었다. 윤 당선인은 물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 당 지도부와도 일절 논의하지 않았다. 다만 제가 3월31일 출마선언을 하고, 그날 저녁에 출마선언을 당선인에게 알려야 할 것 같아 전화는 드렸다.”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출마를 선언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덕담을 나누는 수준이었다. 다른 후보들도 계신데 (윤 당선인이) 저를 돕고 싶어도 어떻게 저를 돕겠다는 말씀을 주시겠나. 이 통화 전에는 당선인은 물론 그 주변과 출마에 대해 일절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전화나 문자도 한 적 없다. 이 대표와도 마찬가지다. 전 순수하게 정치를 그만둘 고민을 했었다. 그런데 대선 과정 중에 정계은퇴를 선언하면 얼마나 생뚱맞나. 대선 끝나면 정치를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대선 직후 경기지사 출마 권유가 와서 고민을 시작한 것이다.”
당 안팎에서 ‘경기도에 연고가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400만 경기 도민 대부분은 제 연고를 따지지 않고, 저의 문제 해결 능력에 주목해 주실 것이라고 확신한다. 대부분의 경기 도민은 지금 주택과 일자리, 아이 키우는 문제 등 경기도를 보다 살기 좋게 바꾸는 데 주목하고 계신다. 연고를 중시하고, ‘신참 경기 도민이라 싫다’ 그러시면 저는 안 될 거다. 하지만 ‘유승민처럼 일 잘하는 사람이면 된다’ ‘우리 문제 해결하는 데 유승민을 앞세우자’ 이런 흐름이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아울러 연고주의라는 말은 이제 좀 시대착오적이지 않나. 저는 경기 도민, 특히 30대와 40대 젊은 분들은 연고는 물론, 정당과 이념 등을 따지지 않고 나온 후보 중에서 ‘누가 경기도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것인가’를 집중해 보실 거라고 생각한다.”
인물 경쟁력을 강조하는 전략인 듯하다.
“제가 늘 ‘중·수·청’을 강조한다. 보수든 진보든 국민 마음을 얻으려면 중도층·수도권·청년층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특히 국민의힘이라는 보수정당이 중·수·청의 지지를 못 받으면 앞으로 국민들은 대통령선거든 국회의원 선거든 지방선거든 일할 기회를 주지 않을 거라고 본다. 경기도는 중·수·청의 대표 도시다. 유일하게 인구가 늘어나는 지역이다. 서울에서 오고, 지방에서 온다. 그렇게 경기도로 유입되는 인구 대부분이 3040세대다. 제가 대구에서 정치할 때 중·수·청을 이야기하면 실감이 잘 안 나는 면이 있었는데, 경기지사에 출마한 이번에 개혁보수를 자임하는 제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보수정당의 변화를 입증하려고 한다.”
대표 슬로건을 ‘개혁보수’와 ‘중·수·청’이라고 봐도 될까.
“그렇다. 슬로건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이 두 가지는 제가 늘 이야기해온 가치들이다. 국민의힘은 낡은 보수에서 개혁보수로 가야 한다. 이 말엔 여러 뜻이 담겨있다. 자유시장경제만 말하는 게 아니다. 자유와 함께 평등과 공정, 인권과 환경 등 우리의 헌법이 담고 있는 가치들까지 아우를 수 있게 보수정당의 스펙트럼이 확장돼야 한다. 그래서 제가 늘 ‘따뜻한 공동체’ ‘정의로운 보수’ ‘따뜻한 보수’ 등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개혁보수로 바뀌어야만 ‘중·수·청’의 지지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저 둘은 맞닿아 있다. 제가 슬로건을 무엇으로 만들더라도 이런 맥락이 담겨있을 거다.”
당 경선은 자신 있나. 인수위 대변인이었던 김은혜 의원이 뛰어들었다.
“‘웰컴’이다. 누구든 많이 올수록 좋다. 저는 될 수 있으면 저희 당의 경기지사 후보를 뽑는 과정이 뜨겁고 치열할수록 우리가 이길 가능성을 높인다고 생각한다. 좋은 후보가 많이 나올수록 좋다.”
“이재명 지사 세금 함부로 쓴 부분 개선할 것”
이재명 전 지사가 경기지사 선거에서 화두가 될 수 있다. 그의 공과는 무엇일까.
“경기 도민 상당수는 여전히 이 전 지사에게 애정이 있다. 그래서 지난 대선에서 46만 표라는 차이를 안긴 것이다. 그 자체로 이 전 지사의 공이 증명됐다고 본다. 다만 이 전 지사가 경기지사를 하면서 ‘기본 시리즈’로 내세운 기본소득과 기본주택, 기본금융 등은 좀 개선할 부분이 있다. 경기지사는 도의 살림을 책임지는 사람인데, 이 전 지사가 세금을 함부로 쓴 부분은 개선해야 한다. 하지만 이 전 지사가 한 것 중에 잘됐고 반응이 좋은 부분은 계승할 것이다.”
다른 문제는 없었다고 보나.
“이 전 지사가 뼈아프게 잘못한 것은 부동산이다. 문재인 정부의 잘못이기도 하지만, 도지사로서 경기도 안의 부동산 문제에는 이 전 지사의 책임도 있다. 제가 늘 강조하는 부동산 문제의 핵심은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사람들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부동산 가격이 안정돼야 한다. 여유가 있는 사람만 집을 사서는 안 된다. 부동산 금융대출이 원활해야 한다. 또 부동산을 갖고 있다고 과도한 세금폭탄을 맞아서는 안 된다. 이런 부분에 이 전 지사가 안일하게 접근한 측면이 있다.”
경기도의 부동산 문제 핵심은 뭘까.
“경기도에 사는 동안 편해야 한다. 편하다는 것은 경기도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해야 한다. 아울러 서울 등으로 출퇴근하시는 분들이 보다 빠르고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게 교통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 전 지사는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상대 당 후보로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는 어떻게 평가하나.
“역시 마찬가지다. 김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부총리였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 실패를 거듭할 때 무엇을 하셨는지 묻고 싶다. 경제의 컨트롤타워 아닌가. 또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실패할 때는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소득주도성장은 완전히 실패한 것 아닌가.”
김 대표는 경제 관료로서의 전문성을 내세운다.
“김 대표는 평생 누구 지시에 의해 일을 하셨다. 저는 평생 제가 고민하고 해법을 제시하고, 그 해법이 옳다면 소신에 따라 행동한 사람이다. 제가 경제를 한다는 것은 정치와 경제를 아우르는 것이다. 그분이 경제를 했다는 것은 윗사람 지시를 따르는 경제 공무원을 했다는 거다. 같은 경제라도 질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직접 경제 운용을 해봤다고 하시는데, 실패한 경제 공무원 아니었나. 오히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장본인이다. 경기 도민들이 실패한 경제 관료를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기도에 세금 1원도 안 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명백한 허위사실이다. 제가 법적으로 문제 삼으면 당선 무효가 될 수 있다. 전 15년 넘게 세금을 내왔다. 김 대표가 잘못 알고 하신 허위 비방이니만큼 취소하고 사과해 주시면 법적으로 문제 삼을 생각은 없다.”
마지막으로 꼭 강조하고 싶은 점은.
“유승민이 경기 도민의 삶을 가장 유능하게 개선할 사람이라는 점이다. 아울러 경기도는 깨끗해져야 한다. 경기도에 세금 내고 사는 도민이라면 지사부터 말단 공무원까지 모두가 깨끗하길 얼마나 바라겠나. 그런데 이재명의 경기도가, 민주당의 경기도가 과연 깨끗하게 바르게 해왔나. 대장동 개발 의혹과 법인카드 논란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기도 전체를 봤을 때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을 수 있는데, 정말 청렴결백하게 해왔는가 묻고 싶다. 그래서 저는 부정부패와 비리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천명했다. 전 정치를 하는 23년간 단 한 번도 부정부패와 비리에 연루된 적이 없다. 제가 경기지사를 하면 경기도를 대한민국 전체에서 제일 깨끗하게 할 자신이 있다는 점을 경기 도민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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