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은 치료가 필요할까?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10.25 12:05
  • 호수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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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없으면 주기적인 관찰만 하면 돼
통증·빈혈 등 지속되면 치료받아야

43세 여성이 2~3년 전부터 생리 양이 많아지고 생리통이 심해지더니 수개월 전부터는 생리혈에 검은 핏덩어리가 섞여 나오기 시작했다. 이러한 증상과 함께 걸을 때 숨이 차고 쉽게 피곤을 느끼게 되어 병원을 방문했다. 빈혈이 심했고 진찰과 초음파 검사상 직경 8cm가 넘는 자궁근종이 진단되었다.

자궁근종은 자궁벽의 평활근에서 유래되는 양성 종양이다. 자궁근종은 대부분 증상이 없고 별다른 치료가 필요하지 않으나, 발생하는 위치나 크기에 따라 의학적인 문제가 생겨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자궁근종은 여성에게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종양이다. 폐경기 즈음에는 70% 이상이 이 종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25%에서만 임상적으로 진단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사저널 임준선
ⓒ시사저널 임준선

대부분 폐경 후 자궁근종 크기 줄어

자궁근종은 여성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지만 가임여성에게서 호발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어머니가 자궁근종이 있는 경우, 적색육과 술을 많이 먹으며 채소와 과일을 잘 안 먹는 식습관을 가진 경우, 비만한 경우, 출산 경험이 없는 경우, 초경이 빠른 경우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자궁근종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진 바 없지만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호르몬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혈중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16~50세 가임기에 발생해 자궁근종 크기가 커지다가 폐경이 되어 혈중 에스트로겐 수치가 낮아지면 작아지는 경향이 있다.

자궁근종의 대부분은 증상을 보이지 않지만 자궁 안벽을 침범하면 비정상적인 질 출혈, 불임, 유산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3분의1 정도에서는 복통, 월경통, 빈뇨, 변비, 요통, 성교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자궁근종은 부인과 내진이나 초음파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자궁근종의 정확한 크기와 위치, 악성 종양 여부, 치료 방침 결정을 위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생리 양이 많거나 오래 지속되는 경우에는 빈혈 검사, 갑상선 기능 검사, 혈액응고 검사 등 혈액 검사를 통해 빈혈, 갑상선 질환, 혈액응고장애 여부를 확인해볼 수 있다.

자궁근종은 증상이 없거나 경미하고, 악성 종양이 아니며, 서서히 자라다가 폐경이 되면 크기가 줄어들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 없이 주기적 관찰만 하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하복부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생리통이 심하고 생리 기간이 지나치게 긴 경우, 소변 보는 데 지장이 있는 경우, 다른 이유 없이 빈혈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해 치료받을 필요가 있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 자궁절제술이나 근종적출술 등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고, 향후 임신을 위해 자궁을 보존할 필요가 있을 때는 호르몬 주사치료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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