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낙후? 물갈이론 집중 타깃이라서…공천 보장 없으니 자기 정치”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4.02.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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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출마자들]대구 동구을 출사표 낸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
“野, 후쿠시마 오염수 등 비논리·비과학적 정쟁으로 여론몰이”
“尹, 국정의지 강하나 인력풀 얕아…한동훈은 리더십의 표본”

오는 4월10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치러집니다. ‘누구’를 뽑느냐에 따라 나와 가족, 우리 동네와 대한민국의 운명이 좌우됩니다. 시사저널은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을 드리기 위해 ‘릴레이 인터뷰’를 기획했습니다. 출사표를 던진 각 지역구의 후보들을 만나 출마 포부와 핵심 공약, 정치 현안에 대한 솔직한 소신을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이번 총선에서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대구 동구을에 도전장을 내민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저만큼 대구 동구의 현안 발전을 위해 노력한 후보는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국내 위성정보 분야 1호 박사인 조 의원은 정치에도 ‘과학적’ 통찰력을 적용시켜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은 비과학·비논리적 정쟁으로 여론몰이만 일삼는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당내 화두인 대구·경북(TK) 공천과 관련해 “TK는 물갈이론의 집중 타깃인 만큼, 의원들이 공천을 받는다는 보장이 없어 자기정치를 하게 된다. 그래서 낙후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시스템 공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선 “본인은 물론 당 지지율도 견인 중”이라며 “리더 역할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호평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선 “국정 의지가 강하나 인력풀(pool)이 얕은 문제가 있다”고 조언했다.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한국 정치에, 국민에게 ‘조명희’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저는 국내 지구관측 위성정보 분야 1호 박사·교수다. 박근혜 정부 시절부터 국가과학기술위원을 비롯해 각종 위성 추진위원회, 정부 부처의 국책 자문위원과 당직 등 굵직한 직을 거치며 위성과 함께 했다. 현장에 가지 않아도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위성 기술은 대북 정보 수집 등 ‘외교·안보’ 영역은 물론, 지리정보와 공간정보 시스템이 탑재된 만큼 ‘국토·재난 관리’ 영역까지 두루 쓰이는 기술이다.

그런데 위성이 국방 안보 등 특정 분야에만 쓰이는 것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위성 데이터가 민생에 이롭게 활용됐으면 하는 바람에 국회에 입성할 결심을 했다. 이후 21대 국회에 입성해, 위성 활용의 필요성을 전파하려고 노력했다. 특히 야권에서 공세를 펼친 후쿠시마 오염수 논쟁 때도 해류 움직임을 위성을 통해 접근하며 ‘창의성’과 ‘상상력’을 발휘했다는 평도 얻었다. 이처럼 현장과 팩트 기반의 생산적 의정활동을 펼치는 것이 제 모토였다.”

21대 국회에 대한 종합적 평가와, 22대 국회에서 이루고 싶은 소명은 무엇인지.

“21대 국회에선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이나 후쿠시마 오염수 논쟁 등 야권의 비논리적·비과학적인 정쟁이 난무했다. 원인과 결과에 대해 논리적인 명분이 있어야 국민들이 수긍하는데, 앞뒤도 따지지 않고 정쟁만 하려고 했다. 또 위성을 비롯한 과학에 대한 관심도 저조한 것을 느꼈다. 정부 부처 간의 갈등 때문에 시행이 되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유일 전문가였던 제 발언은 초선이라는 이유로 묵살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반면 재선이 되면 제 발언에 힘이 실리고, 위성을 민생에 활용하겠다는 소명을 실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대구 동구을에 출마하게 된 이유은 무엇인지.

“대구 동구을에 20년 이상 살았다. 저만큼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후보는 없다고 자신할 수 있다. 대구동구발전연구원을 만들어 3년간 매달 현안 토론회를 했다. 또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에도 이바지했다. 우리 지역구에 상급 종합병원도 부족한 만큼, 경북대 병원 안심 분원을 유치하기 위해 모교인 경북대와 MOU(전략적 업무협약)도 맺었다.”

지역구 현역인 강대식 의원 등 다른 후보들과의 경쟁력은 무엇인지.

“‘유승민 아바타’ 격인 강대식 의원은 지역구를 잘 가꿔왔다는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유승민 전 의원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지역 민심이 완전히 돌아섰다. 동네 시장에서도 유승민 전 의원이 돌아오면 ‘배신자를 바가지로 쫒아낼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2년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윤석열 대통령도 생계형 정치인이 아니다. 검찰 출신인 만큼 업무 판단력도 굉장히 빠르고 국정 의지도 강하다. 다만 윤 대통령을 보좌하는 인력 층이 두껍진 않다. 특히 보건복지부 장관 인선 등에 대해서도 회의적으로 본다. 공공의대 내용부터 이번 의대증원과 관련해서도 더 원활하게 잘 풀 수 있는 해법이 있을 것인데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느낌이다. 결국 대통령의 국정 의지와 무관하게, 정부 부처의 손발이 안 맞아서 일부 실책도 나오는 것 같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으로서 정부의 이번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는지.

“이번 문제도 부처에서 정확한 과학적 기준과 문제의 핵심을 간과해서 내놓은 정책이다. 의료정원 통계와 관련해서도 보건사회연구원에선 2035년에 2만4000명이 모자란다는 통계 보고서가 있는 반면, 대한의사협회 통계 자료에선 3만7000명이 남는다는 통계도 있다. 관련해 국회 복지위 질의에서도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무슨 과학적 기준을 근거로 정책을 세웠냐고 따졌더니 제대로 답변을 못했다.

결국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정확한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핵심 원인 분석을 하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의사 측도 달랠 수 있도록 ‘의료 수가’를 비롯해 갈등을 조율할 수 있는 연결고리도 필요하다. 여기에 한의대나 치대 인력을 활용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는지.

“당원들의 90%가 한 위원장을 지지하고 있다. 검찰 출신으로서 정무감각도 뛰어나고 상황 판단도 빠르다. 또 당정 관계와 관련해서도 균형 감각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장동혁 사무총장을 비롯한 측근들도 굉장히 뛰어나고, 윤재옥 원내대표 등과 화합해서 당도 잘 이끌고 있다고 본다.”

최근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의 불협화음이 감지됐다. 이후 당내 친윤-친한 갈등이 시작됐다는 시각도 있다.

“저도 처음에는 약속대련이 아닐까 생각할 만큼, 결과적으로 한동훈 위원장의 갈등 대처와 행동들이 좋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도 결과적으로 잘 커버했다. 무엇보다 본인은 물론 당 지지율도 견인하고 있지 않은가. 결국 ‘과학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셈이다. 한 리더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최근 당내 공천과 관련해 ‘TK 물갈이론’이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TK 공천은 곧 당선으로 직결되기도 한다. 그 만큼 물갈이론의 집중 타깃이 돼서, 지역구 활동을 열심히 해도 다음에 공천을 받는다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일부 의원들도 지역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자기 정치를 하게 되는 것이다. TK가 여전히 낙후된 이유다. TK도 균형발전 차원에서 성장하려면 꼭 경쟁력 있고 전략적인 공천을 통해 인재들을 데리고 와야 한다.”

총선 승리를 위해 국민의힘이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면 무엇일까.

“지난 21대 총선처럼 지역마다 후보를 내리꽂는 행태는 반드시 없어야 한다. 또 4대악(惡)이나 부적격 사유를 명확히 해서 과학적 인과관계가 명확한 ‘시스템 공천’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촘촘히 후보들을 평가해서 음주운전 등 범죄나 결격 사유가 있는 경우는 꼭 컷오프(공천 배제)시켜야 한다. 결국 총선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받는 평가다. 후보의 도덕성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특히 공천 룰에 지역 발전을 위해 후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여부가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 또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서라도 각 지역의 현안과 정서에 맞는 ‘맞춤형 룰’이 따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후보자만큼 당협 역시 당무감사를 통해 제대로 평가돼야 한다.”

개혁신당을 비롯한 제3지대도 새롭게 출범했는데, 이들이 총선의 변수가 될 수 있을까.

“제3지대의 대표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나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도 모두 자기 입지가 어떻게 될지만 생각하는 것 같다. 특히 개혁신당 내 현역의원은 모두 민주당 계열밖에 없는 만큼 보수정당으로도 보기 어렵다. 사실상 호남당이다. 우리 당내에서 공천 탈락하는 현역 의원들도 쉽사리 신당으로 가진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오히려 이준석 대표가 신당에서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준석 대표도 국민의힘에서 조금만 참았으면 이번에 위성정당 대표직을 맡는 등 역할론을 기대할 수 있었는데, 성급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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