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은 양력 설 쇤다…음력 설 땐 경영구상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9.02.0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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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당면 현안 산적한 4대 그룹…양력 설 쇠는 배경은

국내 4대 그룹 총수들이 이번 음력 설 연휴를 경영 현안과 사업 전략을 점검하는 기회로 삼을 전망이다.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은 공식 외부일정 없이 자택에 머물며 경영구상에 집중할 예정이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와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리스크, 법 개정과 최저임금 인상 등 대내적 당면 현안이 산적해 있어 이에 대한 해법 찾기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설 연휴 기간 삼성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인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반도체단지를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반도체 실적 반등에 대한 의지를 임직원들에게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은 메모리 반도체 단기 시황이 악화됨에 따라 비(非) 메모리 분야인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올해 첫 해외 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행보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 4대 그룹 총수들이 1월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총괄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연합포토
국내 4대 그룹 총수들이 1월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총괄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연합포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자택에서 명절을 보내며 경영 구상에 매진할 예정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추석연휴 기간엔 미국에서 고율관세 문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한 바 있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 등 당면 현안 뿐 아니라 지난해 무산된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정 부회장은 수소경제 분야에 대한 구상을 더욱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약 8조원을 투자해 수소 전기차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다양한 산업에 융합해 퍼스트 무버로서 수소사회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또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4년 7개월 만에 극적 타결됨에 따라 추후 추진 방향에 대한 고민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까지 5대 신사업에 80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힌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설 연휴 동안 별다른 일정 없이 자택에서 경영구상에 몰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5대 신사업은 반도체 및 소재, 에너지 신산업, 헬스 케어,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 미래 모빌리티 등이다.

지난 해 취임해 올해 경영 2년차를 맞은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설 연휴에 휴식을 취하면서, 취임 이후 줄곧 매진해온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 발굴과 성과 도출에 대한 고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그룹이 앞으로 나갈 방향을 '고객 중심 경영'으로 정했다. 미래사업 육성을 강조해 온 구 회장은 올해 인공지능(AI), 로봇 등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선대 전통 따라 양력 설 쇠는 재계 총수들

4대 그룹 총수들은 창업주나 선대 회장 때부터 양력 설을 지내왔기 때문에, 설날 따로 차례를 지내거나 성묘를 하지 않는다. 대부분 음력 설을 쇠는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삼성, 현대, LG, SK 등 그룹의 총수들 중에는 양력 설(신정)을 쇠는 집안이 많다.

현대가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 시절부터 양력 설을 쇠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SK도 고 최종현 회장 시절부터 양력 설에 차례를 지내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그룹과 LG그룹도 창업주 시절부터 신정을 쇠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삼성, CJ, 신세계 등 이른바 '범 삼성 그룹'과 현대·기아차, 현대, 현대중공업 등 '범 현대그룹', LG, GS, LS 등 '범 LG 그룹' 역시 설 대신 양력 1월 1일에 일가가 모여 차례를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재계의 전통은 해방 이후 정부 정책에 따라 양력 설을 지내던 각 그룹의 선대 전통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일제강점기부터 장려된 양력 설은 해방 이후 수립된 제 1공화국에서도 장려됐다. 1월1일부터 1월3일을 설 공휴일로 지정하고 양력 설을 지내게끔 한 것이다.

정부는 6공화국 때인 1989년 2월, 양력 설 연휴 기간을 2일로 줄이고 음력 설 연휴를 3일로 확대했다. 1998년 12월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의 경제난 타개와 이중과세 등을 막기 위해 정부가 2일이던 양력설 연휴를 하루로 단축하면서, 음력 설이 설날로 부활했다.

한편 베트남이나 중국 등을 제외하고는 음력 설 연휴를 찾기 힘든 해외 국가들의 상황을 보면, 글로벌 사업 등을 해나가는 4대 그룹이 양력 설을 쇠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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