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2차 ‘형제난’] 신동주의 일본어 편지 전문…“한·일 롯데 분리하자”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공성윤 기자
  • 승인 2019.01.0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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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편지 직역…높임법 쓰며 ‘화해안’ 수용 호소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2018년 8월31일 보낸 일본어 편지 원문. '한·일 롯데를 분리해 각각 경영하자'는 제안이 담겼다. ⓒ 신 전 부회장 측 제공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2018년 8월31일 보낸 일본어 편지 원문. '한·일 롯데를 분리해 각각 경영하자'는 제안이 담겼다. ⓒ 신 전 부회장 측 제공

시사저널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해 네 차례에 걸쳐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보낸 편지를 모두 입수했다.

먼저 신동빈 회장 수감 기간 전해진 편지 3통은 공통적으로 "일본 롯데가 한국 롯데를 지배하는 구조를 해소해 서로 간섭할 수 없게 만들자"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즉, 일본 롯데는 신 전 부회장이, 한국 롯데는 신 회장이 각각 경영토록 하자는 안이다.

이후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5일 2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사흘 뒤, 신 전 부회장은 “꼭 화해를 위한 대화를 하고 싶다”는 편지를 마지막으로 보냈다.

신 회장이 편지 네 통의 존재를 확인했으나, 뜯어보진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양측 법률대리인은 전했다. 마지막 네 번째 편지에서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에게 답변 기한으로 제시했던 지난해 10월20일은 속절없이 지나갔다.

편지의 주요 내용을 신 전 부회장 측은 '화해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상대인 신 회장 입장은 다르다. 한·일 '원(one) 롯데' 수장 지위를 탈환을 노리는 신 회장 입장에선 또다시 시작된 형의 경영권 도전이다. 다만 신 전 부회장 측 관계자는 "예전 '형제의 난' 때와는 분명 다르다. 신 전 부회장이 장남으로서 아버지(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자)가 돌아가시기 전에 경영권 문제를 정리하고 싶어 하는, 일종의 의무감이 대단히 크다"며 "일본 상황이 그만큼 심상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은 편지에서 ‘아키오(昭夫·동빈)가~’란 표현을 쓰며 신 회장을 객체화했다. 또 ‘~ㅂ니다(ます)’ 등 높임법을 썼다. 두 사람은 한국 국적이지만 일본어에서 나고 자라 일본어 대화가 한국어보다 훨씬 더 편하다.

시사저널은 신 전 부회장이 지난해 8월31일 쓴 세 번째 편지를 직역해 싣는다. 앞서 두 차례 거절당한 뒤 입장을 가다듬어 꾹꾹 눌러 쓴 사실상 마지막 '화해' 제안이었다. 

동빈에게

8월 상순에 내가 요청했던 변호사들 사이에서 회의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 동빈의 변호사를 통해 '본인이 구속된 상태에서 변호사들끼리 만난다 해도 의미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현시점에서는 변호사들끼리 만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자신이 나간 후에 하는 것으로 하자'는 메시지를 전달받았습니다. 나로서는 동빈이 변호사를 통한 대화에조차 응하지 않았다는 게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동빈이 매우 힘든 상황에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상황이기에 더욱 경영권 다툼을 장기화하는 것이 아닌 화해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하게 생각합니다.

(중략)

과거에 보낸 편지에도 거듭 적어왔지만 내가 제안하는 내용은, 동빈에게 큰 경제적인 부담을 주지 않고 한국 롯데그룹을 동빈에게 독립시키고 한·일 롯데가 양립되는 구조로 만드는 것입니다. 자본 구조는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가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고 있지만, 동빈이 한국 롯데의 오너가 되도록 해 일본 롯데로부터 독립시키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일본 롯데가 한국 롯데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를 해소하고, 상호 간섭하는 일이 없는 조직 구조로 만든다는 겁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이미 내 변호사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또 동빈과 화해할 수 있다면 나는 일본의 경영진들과도 물론 과거의 응어리를 모두 풀어내고 화해할 생각입니다.

본 화해안이 실현된다면 동빈은 지금 이상으로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의 싹을 없애게 돼 한국과 일본의 직원들이 안심하고 롯데그룹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될 것이고, 한국 롯데가 자본 관계상 일본 경영진의 영향력을 받지 않게 된다는 점에서 한국 사회와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이 화해안으로 당사자뿐 아니라 롯데 임직원들, 그리고 지금까지 롯데를 사랑하는 많은 고객들에게도 최선의 길이 열릴 거라 믿습니다.

지금까지 나는 동빈과 화해하고 싶은 나의 진솔한 마음을 동빈에게 전달해왔습니다. 형사재판의 상황도 생각해보면 더 경영권 다툼이 계속되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으며, 화해하는 것이 서로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올(2018년) 4월에는 구치소에도 방문했지만 동빈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자는 제안을 거절했고, 그 직후에 구치소로 보낸 편지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이후에도 화해 협의 개시를 제안하는 내용의 편지를 내가 직접 작성해 두 번 동빈의 변호사를 통해 보냈고, 동빈은 그 편지를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동빈에게도 화해 협의를 개시할 생각이 있는지 확실한 답을 아직 받지 못했습니다.

(중략)

나는 동빈의 긍정적인 약속을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동빈은 재판에서 '형은 효자, 동생은 불효자라고 인식되었다'고 언급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화해가 성립된다면 아버지와 어머니께는 최고의 효도가 될 것이며, 이런 인식도 불식할 수 있을 겁니다.

여러모로 심적으로 편안하지 못한 상황이겠지만 부디 건강은 잘 챙기길 바랍니다.

2018년 8월31일

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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