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후의 관점 목록

  • 누더기 카카오톡을 바라보며… 초심을 잃은 국민 메신저의 민낯[박용후의 관점]

    최근 카카오톡 개편을 두고 “개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결국 친구 탭은 다시 원상태로 돌아간다. 야심차게 업데이트를 준비했던 카카오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사실 혼란은 개편 이전부터 시작됐다. 개편 방향이 사전에 유출되며 신뢰가 흔들렸고, 개발을 주도한 임원에 대한 불만이 블라인드에 다수 올라왔다. 내부 개발자들의 반대, 임원의 반말 논란 등 잡음은 이미 예견된 참사의 전조였다.하지만 원래 카카오는 이런 비난을 듣는 회사가 아니었다. 초창기 카카오는 ‘착한 서비스’의 상징이었다. 문자 메시지 요금이 부담되던 시절, ‘

  • 마음을 흉내내는 AI, 그 한계는 어디에 있을까 [박용후의 관점]

    AI 스타트업을 하는 후배가 말했다. “선배! AI는 생각(thinking)은 할 수 있지만 마음(minds)은 없잖아요. 그것이 AI와 인간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해요.” 이후 내 염두 속에는 작은 질문 하나가 피어올랐다. 그게 정말 AI 와 인간을 구분짓는 경계가 되는 것일까?인공지능의 발전은 이제 단순한 계산과 정보 검색의 단계를 넘어섰다. 텍스트를 이해하고 문장을 만들어내는 능력에서, 이미지를 인식하고 생성하는 기술로, 그리고 이제는 목소리를 듣고 표정을 짓는 단계까지 도달했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 민주주의의 심장, ‘다름’을 존중하는 힘[박용후의 관점]

    민주주의는 단순히 선거 제도나 헌법 조항으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민주주의의 뿌리는 우리의 일상적 태도와 문화 속에 있다. 그 핵심에는 두 가지 기둥이 있다. 첫째,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 둘째,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자기결정권이다.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며, 소속된 집단의 분위기와 암묵적 규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특히 그렇다. 모임에서 정치 이야기를 꺼내면 대화가 곧바로 감정싸움으로 번지기 쉽고, 성(性)에 관한 이야기는 아무리 진지한 목적이 있어도 ‘수치스럽다’는 시선 속에서 비난받기 쉽다

  • 기업 겨눈 수사, 누가 미래의 문을 닫았는가 [박용후의 관점]

    2025년 7월 17일, 대법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한 부정거래·시세조종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2020년 기소 이후 약 5년에 걸친 수사와 재판에 마침표가 찍힌 것이다.카카오모빌리티 역시 2023년 2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가맹택시 우대 및 비가맹택시 차별이 포함된 ‘배차 알고리즘 조작’ 혐의로 257억 원(최종 271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나, 2025년 5월 22일 서울고등법원은 “해당 알고리즘이 시장 경쟁을 실질적으로 해쳤다고 보기 어렵다”며 과징금 전액을 취소했다.하지만 카카오의

  • 인생 끝에 남는 건, 결국 마음이다 [박용후의 관점]

    인간관계는 참 어렵다. 누구나 그렇게 느낀다. 잘해보려 해도 뜻대로 되지 않고, 오해는 쉽게 쌓이지만 이해는 더디다. 같은 말을 해도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고, 같은 상황에서도 전혀 다른 반응이 돌아온다. 왜일까. 그건 우리가 살아온 시간이 다르고, 겪어온 경험이 달라서다. 이걸 스키마(schema)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인간의 스키마는 인지심리학에서 인간이 정보를 조직하고 이해하는 방식을 설명하는 구조화된 지식의 틀 또는 인지적 구조로 정의된다. 따라서 사람마다 인생을 해석하는 방식이 다르고, 그 다름이 때로는 벽이 된다. 마음을

  • 軍 ‘제대’를 ‘전역’이라 부르면 더 따뜻한 이유 [박용후의 관점]

    얼마 전, 군 복무를 마친 아들이 제대했다고 좋아하는 지인을 만났다. 청춘의 시간을 바쳐 병역 의무를 다한 아들이 사회로 돌아온다는 사실에 깊은 안도의 한숨과 기쁨을 느끼는 듯했다. 하지만 그 순간, 마음 한구석에 작은 의문이 떠올랐다. 바로 그가 쓰는 ‘제대(除隊)’라는 단어였다. 이 단어가 정말 그 젊은이가 국가를 위해 보낸 헌신과 노력의 시간을 적절히 담아내고 있는가?‘제대’는 한자로 덜어낼 제(除)와 무리 대(隊)를 결합한 단어다. 그 의미를 곱씹어보면 ‘부대에서 제거된다’, 혹은 ‘군대에서 내보내진다’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 전통의 마스터스, 실험의 LIV… 골프가 보여주는 진화의 두 얼굴[박용후의 관점]

    며칠 전 지인들과 골프 라운딩을 하던 중, 자연스럽게 화제가 된 것이 있었다. 바로 LIV 골프(2022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후원을 받아 출범한 새로운 프로 골프 리그)다. 최근 몇 년간 골프계에 일대 변화를 몰고 온 이 새로운 리그는 단순한 경기 방식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LIV는 ‘골프’라는 종목 자체를 새롭게 디자인하고자 하는 야심 찬 시도이자,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의 경계를 만나게 하는 실험장이기도 하다.LIV 경기장은 더 이상 고요한 전통의 공간이 아니다. 티박스 옆엔 DJ 부스가 있고, 관중들은 조용히 앉아 경

  • 국민이 그들을 ‘양아치’라고 부르는 진짜 이유[박용후의 관점]

    정치권에서 종종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양아치’. 사전적으로는 ‘거지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거나, ‘품행이 천박하고 못된 짓을 일삼는 사람’을 뜻한다. 원래는 조폭이나 사회 일탈자를 지칭할 때 주로 쓰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정치인을 비난할 때 사용하는 단어로 자리 잡았다.예를 들어,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재명 대표를 향해 “쌍욕으로 도배한 양아치 정치인이 한국 정치의 품격을 떨어뜨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양아치를 상대하는 데 품격이 필요 없다”고 말해 논란을 더 키웠다. 정치권에서는 국회의원들끼리 상대를 향해 ‘양아치들’,

  • 'Reinvent'…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에 심은 언어의 철학 [박용후의 관점]

    물건을 사고팔고, 사람을 설득하고, 조직을 움직이고, 세상을 바꾸는 일의 중심엔 언제나 ‘언어’가 있다. 말이 곧 도구고, 말이 곧 힘이다. 비즈니스 세계나 정치의 세계에서 위대한 리더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능력이 있다면, 그것은 ‘언어를 다루는 방식’에 대한 강한 자각과 세심한 설계력이다. 다시 말해, 그들은 ‘맥락에 맞는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다.예컨대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발표하면서 ‘reinvent(재발명)’라는 단어를 쓴 것은 단순한 수사적 선택이 아니다. 그는 단어 하나로 기술의 진보가 아니라 ‘일상의 판을 다시 짜는 혁

  • 언제까지 사람을 불구덩이에 내몰 건가…산불대응, 이제는 AI가 답이다 [박용후의 관점]

    올해 산불은 참사 그 자체였다. 지난 22일부터 경북과 경남, 울산 등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산불은 일주일 가까이 꺼지지 않았다. 그 결과는 참담하다. 26일 오전 기준, 사망자는 22명, 부상자는 19명에 달한다. 2만7000명이 대피했고, 아직 2만6000여 명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무너진 삶의 터전과 무너진 마음이 남았다.숨진 이들 대부분은 60대 이상 노인이었다. 경북 영덕에서 7명, 영양 6명, 청송 3명, 안동에서 2명이 목숨을 잃었고, 경남 산청에서는 불을 끄던 진화대원 4명이 순직했다. 산불 연기를 마시고 마당에

  • [박용후의 관점] AI 시대, 질문이 당신의 미래를 바꾼다

    오늘날 우리는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한가운데 서 있다. 챗GPT가 등장한 이후, AI가 인간의 사고, 창의성, 노동 시장, 그리고 일상의 패턴까지 변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 그러나 AI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이 변화를 실감하지 못하거나 두려움과 거부감 속에 머물러 있다. AI 시대를 주도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질문하는 태도다. 즉, 어떤 질문을 던지는가가 곧 미래를 결정한다.AI 시대의 가장 중요한 질문은 “내가 지금 알고 있는

  • [박용후의 관점] 법, 중력 그리고 디케의 눈가리개

    술자리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며 성토하는 선배, “법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후배,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았으니 무효다.”라고 단언하는 친구.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지만,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단어는 바로 ‘법(法)’이다. 그러나 같은 단어를 사용하면서도 그 해석과 적용 방식이 다르기에 충돌이 발생한다.대한민국은 법치주의 국가이다. 법치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법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울타리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법이 억울한 사람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 [박용후의 관점] ‘태도의 자유’…상황의 노예가 되지 않는 법

    요즘 뉴스를 보면 “정치를 외면한 댓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라는 플라톤의 말이 피부로 느껴지는 시간이다. “대한민국의 미래 따위는 전혀 관심 없다”는 듯한 정치의 태도 때문에 느껴지는 분노와 피로감이 우리의 마음을 짓누른다. 절망스러운 뉴스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이러한 자극들이 우리의 내면을 잠식하지 못하게 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의 일상은 우리가 품은 감정에 의해 좌우된다. 20세기의 저명한 오스트리아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 철학자인 빅터 프랭클의 말처럼,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 [박용후의 관점] AI혁신에 뒤처진 네카오, 디지털 식민지의 길로 가나

    네이버의 시장점유율이 추락하고 있다. 금년 1월부터 9월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네이버의 시장 점유율은 57.32%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네이버가 노력을 하면 이전의 위용(?)을 회복할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키워드 방식’의 검색은 이제 종말을 고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한글’이라는 문화적 방패가 있다는 자신감은 이제 더 이상 의미가 없다.앞으로의 검색시장은 LLM(Large Language Model)기반의 서비스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올 것이다. 챗 GPT, 퍼플렉시티(Perplexity)등 L

  • 규제의 늪 vs 혁신의 날개…韓·美 IT공룡들의 서로 다른 길 [박용후의 관점]

    [박용후 관점디자이너] “삼성전자의 주가가 이제 ‘4만 전자가 코앞’이라고 난리다.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카카오는 주가 하락에 대한 걱정은 차치하고,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하루가 멀다 하고 압수수색 소식이 들려오며 총수를 다시 구속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난무하고 있다. 쇼핑 플랫폼의 거인 쿠팡도 마찬가지로 현재 압수수색이 진행 중이다. 이런 사이 대외적 요소로 충격을 받은 대한민국의 시가총액은 2000조 원 아래로 내려갔다. 한국 증권시장 규모는 이제 비트코인 시가총액보다 낮다. 하루가 멀다 하고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을 팔고 떠

  • [박용후의 관점] 만신창이 신세, 카카오가 지금 살아남는 법

    [박용후 관점 디자이너] 카카오 수난시대다. 창업자는 구속되고, 택시부르는 일상을 혁신했다는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5년치 영업이익에 해당하는 금액을 과징금으로 부과당했다. 카카오페이도 이런 저런 이유로 정부당국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중이다. 갖가지 이유로 카카오 본사와 계열사는 바람 잘 날이 없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카카오그룹은 해체 수준까지 이를 것이다. 만약 SM인수관련 건이 유죄가 선고되면 더 이상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소유가 아니게 된다. 또 카카오모빌리티도 상장에 실패하면 이 회사에 투자했던 TPG와의 관

  • [박용후의 관점] 플랫폼 악마화 우리 삶에 도움될까

    [박용후 관점디자이너] 최근 라이더 노조, 업주 단체 등이 배민, 쿠팡이츠 등 배달플랫폼과 카카오모빌리티 등 택시플랫폼을 성토하고 있다. 비판의 핵심근거는 배달플랫폼으로 인하여 1만 원이던 짜장면이 1만5000원이 됐고 플랫폼의 이익을 위해 멀리서 오는 택시를 잡아야 해 기다리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독점적 플랫폼의 이익을 위해 모든 경제주체가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 플랫폼 반대에 서 있는 사람들의 논리다. 이러한 주장은 플랫폼이 발생시키는 거래 비용의 효율화, 최적화를 무시하는 얘기다. 플랫폼의 효용은 거래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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