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극진한 트럼프 모시기’…결과는 “글쎄”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19.05.2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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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카트 직접 운전에 스모 해설까지…야당은 “도 넘었다” 비판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일본을 국빈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하루종일 일정을 함께하며 극진한 대접을 해 일본 야당 등으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다.
 
마이니치 신문은 5월27일 아베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야당으로부터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전 지바(千葉) 현 마바라(茂原) 시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함께 하고 오후에는 도쿄 시내에서 스모 경기를 함께 관람했다. 아베 총리는 골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자신의 옆좌석에 태우고 골프 카트를 직접 운전했고, 스모 경기를 관람할 때는 트럼프 옆에 앉아 경기에 직접 설명하는 등 친절한 해결사 역할을 했다. 또 저녁에는 도쿄 번화가인 롯폰기의 고급 선술집에서 일본식 화로구이인 로바다야키를 같이 먹는 등 아침부터 저녁까지 동선을 함께하며 밀착 외교를 펼쳤다.

5월26일 일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바현 모바라시에 있는 모바라골프클럽에 도착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AP연합
5월26일 일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바현 모바라시에 있는 모바라골프클럽에 도착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AP연합

아베 총리의 ‘오모테나시’(일본 특유의 극진한 손님 접대 방식을 일컬음)을 두고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미·일 무역협상 등을 논의하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신뢰관계를 심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지만, 여당은 접대하는 방식이 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특히 5월27일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무역협상과 관련한 합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공동성명도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때문에 일본 내에서는 총리의 극진한 접대 외교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쓰지모토 기요미 국회대책위원장은 지난 5월22일 “(트럼프는) 관광여행을 하러 오는 것이냐. 총리는 투어 가이드냐”라고 아베 총리의 외교 행보를 비판한 바 있다.

마이니치 신문은 이 같은 아베 총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향후 무역협상에서 미국에게 크게 양보해야만 한다면 접대 외교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것이 확실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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