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의 눈물과 건강 [따듯한 동물사전]
  •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3.17 16:00
  • 호수 1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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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눈물 흘리는 ‘유루증’ 방치해선 안 돼

반려동물에게 눈물은 감정과는 관련 없으나, 사람과 마찬가지로 눈 건강을 유지하는 데 있어선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신체 기관에는 혈관이 분포돼 있어 혈액을 통해 영양분이 공급된다. 반면에 눈의 앞쪽 표면을 싸고 있는 각막과 결막에는 혈관이 없다. 그래서 눈물을 통해 영양분과 산소가 공급된다. 또 눈물은 안구 표면의 노폐물과 이물질을 제거해 매끄럽고 부드럽게 유지시켜 준다. 선명한 시야를 얻도록 도와주고 면역단백질, 항체 등을 함유해 감염을 예방하는 역할도 한다.

이렇게 눈 건강에 없어선 안 될 눈물이지만, 반려동물의 지나친 눈물 분비로 고민하는 보호자가 적지 않다. 특히 말티즈, 시추, 푸들 등의 품종은 눈물 분비가 많다. 이 중 새하얀 털을 지닌 말티즈는 눈물이 많이 흘러 눈 주변의 새하얀 털이 갈색으로 변해 눈물 자국이 남은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동물의 눈물 속에는 포르피린(Porphyrin)이라는 철 성분이 함유돼 있다. 햇빛과 산소를 만나 시간이 지나면 붉게 변하고 털을 착색시킨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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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관 막힌 경우 수술 통해 교정

질병적으로는 ‘눈물 흘림증’이라고도 하는 유루증으로 인해 과도한 눈물이 밖으로 흘러내릴 수 있다. 눈물샘에서 생성된 눈물은 눈꺼풀 안쪽에 있는 누점으로 들어가 코로 연결된 비루관을 타고 배출된다. 하지만 이 누점이나 비루관이 막히면 눈물은 코로 배출되지 못하고 밖으로 계속 흘러내린다. 이 유루증은 눈물의 절대적인 분비량이 많아져 발생하기도 한다. 음식으로 인한 알레르기, 각막이나 결막의 염증, 속눈썹이나 눈 주변의 털 등이 안구를 자극하는 등의 원인으로 눈물 분비량이 많아질 수 있다.

유루증을 방치하면 우선 눈 주변 털이 항상 젖어 있고 착색돼 미관상 좋지 않다. 눈가가 습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이 돼 이차적으로 피부질환이나 안구 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유루증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가장 먼저 안구를 자극하는 요인이 없는지 확인하고, 비루관 개통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눈꺼풀이 안쪽으로 말려 누관이 막힌 경우는 안검내번 교정술을 시행할 수 있다. 비루관이 막혔다면 비루관개통술 등 수술적 방법으로 교정할 수 있다.

눈물 배출에 문제가 없을 시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사료나 간식 등을 바꾸거나 제한하면서 눈물 분비의 변화를 지켜보는 게 좋다. 특히 최근에 사료를 바꾸거나 새로운 간식을 급여하면서 눈물 분비량이 증가했다면 더더욱 알레르기로 인한 유루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집에서 보호자가 반려동물의 눈물을 관리해 주는 방법은 우선적으로 안구를 자극하는 요인이 없도록 눈 주변의 털을 정리하는 것이다. 눈물을 닦아내거나 눈곱을 떼어낼 때는 가급적 맨손으로 하기보다는 깨끗한 마른 수건이나 화장솜을 이용해 제거하는 것이 위생적이다. 눈물 자국을 없애려고 지나친 자극을 주며 닦으면 오히려 피부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부드러운 화장솜에 식염수나 인공눈물을 적셔 최대한 자극 없이 부드럽게 닦아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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