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더 심각해지는 유기동물 문제 등 해소 시급
국내 반려동물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영세업자부터 대기업까지 앞다퉈 반려동물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엇비슷한 반려동물 용품과 서비스가 우후죽순 쏟아져 나온다. 분명 반려동물 시장은 양적으로 많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성장은 매우 더딘 게 사실이다.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뒷받침해 줘야 할 관련 제도와 시민의식이 충분히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유기동물 문제가 이를 방증한다.
전국의 유기동물은 2017년 처음 10만 마리를 넘어선 이후 2018년 12만1077마리, 2019년 13만5791마리로 매년 증가해 왔다. 구조된 동물 중 원래 보호자에게 인도된 비율은 12.1%, 새로운 사람에게 입양된 비율은 26.4%에 불과하다. 이 밖에 24.8%는 보호소에서 자연사했고, 21.8%는 안락사됐다.
유기동물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동물 생산업과 판매업으로 규정·관리되고 있는 반려동물 분양 단계에 있다. 큰 진입장벽 없이 누구나 반려동물을 물건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기 때문에 무책임한 동물 유기가 빈발한다.
반려동물을 오로지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업자들은 무분별한 교배와 출산을 반복해 과잉 공급하고 있다. 동시에 반려동물을 오로지 즐거움을 얻기 위한 소비 대상으로 보는 분양자의 충동적인 구매와 무책임한 유기가 매년 반복되는 실정이다.
등록률은 절반도 채 안 돼
2018년 동물 생산업이 허가제로 전환되고 반려동물 관련 영업의 시설 기준이나 준수사항 등이 강화됐으나, 지난해 한 동물보호단체 조사에 따르면 이마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부터 의무화된 동물 등록은 분양 단계에서 의무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등록률이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등록하는 방식 또한 손쉽게 떼어버릴 수 있는 외장형 인식표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아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지금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분양되는 반려동물 개체 수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와 관리다. 껍데기에 불과한 시설이나 영업에 대한 규정뿐 아니라 반려동물 관련 영업을 하는 행위자의 동물보호 의식에 대한 실질적 검증과 교육이 절실하다.
매년 동물 등록 방식을 내장형으로 일원화하려는 시도는 좌절되고 있다. 동물 등록 정책이 실효성 있게 운영되기 위해선 분양 단계에서 훼손 불가능한 형태의 동물 등록이 필요하다.
장밋빛 기대감으로 반려동물 사업에 뛰어드는 많은 사람에게 바란다. 반려동물 시장은 물건이 아닌 생명을 대하는 시장이다. 수익창출에만 매몰되지 말고, 동물보호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의식을 가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