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글 “치욕 속 당 떠난 분들에 진심으로 사과해야”
'친문(친문재인)계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설 당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친명(친이재명)계의 사과·반성을 촉구하며 일극 체제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김 전 지사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거의 매듭을 풀고 함께 미래로 갑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전 지사는 글에서 "이 대표는 최근 정치보복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집권 세력의 핵심적인 책임과 의무는 통합과 포용이라고 강조했다"며 4가지 사항을 열거했다.
그는 첫 번째로 "2022년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나신 분들이 많다"며 "진심으로 사과하고, 기꺼이 돌아오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전 지사는 이어 일부 강성 친명을 겨냥한 듯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욕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폄훼했던 언행들에 대해서는 발언 당사자의 반성과 사과는 물론 당 차원의 재발 방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대선 패배의 책임을 당내에서 서로에게 전가하는 모습은 옳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마녀사냥하듯 특정인 탓만 하고 있어서는 후퇴할지언정 결코 전진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판과 반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치문화가 우리가 저들과 다름을 증명하는 길"이라면서 "일극 체제, 정당 사유화라는 아픈 이름을 버릴 수 있도록 당내 정치문화를 지금부터라도 바꿔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전 지사는 "증오와 분열은 우리가 이기는 길이 아니다. 집권하고 국정을 맡아 성공시키기는 더더욱 어려운 길이다. 팀보다 강한 선수는 없다"며 "민주당다운 모습으로 더 큰 하나가 되어 함께 미래로 가자"고 부연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24일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설립한 '일곱번째LAB 창립기념 심포지엄'에서도 "어느 한 사람이나 어느 한 사고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 다원주의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하며 이 대표와 친명계를 향해 쓴소리를 남겼다.
비명계 대권 주자들은 최근 대통령 탄핵 정국임에도 당 지지율이 여당에 뒤쳐지거나 추격을 허용한 데 대해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민주당은 신뢰의 위기다. 민심이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고,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최근 인터뷰에서 "제1당인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이 (지지율에) 반영됐다고 봐야겠다"고 비판했다.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도 연일 메시지를 내고 "이재명 대표 한 사람만 바라보며 당내 민주주의가 숨을 죽인 지금의 민주당은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나"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 대표는 오는 30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하기 위해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방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