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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단일화의 역설…‘지지율 우위’ 한덕수, ‘양보 어려운’ 김문수
‘1강 이재명’에 맞서려면 이낙연-이준석도 합쳐 단일 구도 만들어야

험난하다. 범보수의 후보 단일화 과정은 험난함 그 자체다. 범보수진영은 지금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이의 단일화 논의에 집중하고 있다. 보수진영 입장에서 보면, 둘의 단일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5월8일 현재 두 사람의 전격 회동도 있었지만, 최종 타결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번 대선은 탄핵 여파로 인해 민심의 추가 사실상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의 대선을 보더라도 탄핵 국면에서 보수진영의 후보가 당선 가능성을 높이긴 매우 어렵다. 단일화에 주저하는 움직임에 대해 보수진영에서는 강한 질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윤희숙 원장은 “말 바꾸는 정치는 이재명 하나로 족하다. 단일화할 마음 없다면 김 후보는 후보 자격 내려놓고 길을 비키라”고 촉구했다. 

5월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이 당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국민담화 생중계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5월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이 당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국민담화 생중계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단일화 없이는 ‘기울어진 운동장’ 못 벗어나

그렇다면 양자의 경쟁력은 각각 어떤 수준일까.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의 의뢰를 받아 4월30일부터 5월2일까지 실시한 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그리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3자대결과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 그리고 한덕수 후보’의 가상 3자대결을 실시했다. 보수진영에서 김문수 후보를 포함한 3자대결에서 민주당 이재명 46.6%, 국민의힘 김문수 27.8%, 개혁신당 이준석 7.5%로 나타나, 이재명 후보가 김문수 후보를 18.8%포인트 앞섰다. 직전 조사 대비 이재명 후보는 4.3%포인트 하락, 김문수 후보는 4.5%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한덕수 후보가 포함된 가상 3자대결에서는 이재명 46.5%, 한덕수 34.3%, 이준석 5.9%를 각각 기록해 이재명 후보가 한덕수 후보를 12.2%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그림①). 이 조사에서 발견할 수 있는 첫 번째 포인트는 ‘한덕수 후보의 진영 내 경쟁 우위’다. 김문수 후보보다는 보수진영에서 한덕수 후보를 선택할 때 이재명 후보와 더 근접전이 가능하다는 결과다. 물론 이 조사에서 김 후보와 한 후보 모두 이재명 후보와 두 자릿수 이상 격차로 벌어져 있다.

두 번째는 첫 번째보다 더 중요한 부분인데,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대법원 유죄 취지 파기환송 선고가 부분적으로 반영된 조사 결과지만, 이 후보의 경쟁력이 직전 조사보다 타격을 입은 결과가 나왔다는 점이다. 직전 조사보다 4%포인트 이상 지지율이 낮아졌는데 사법 리스크가 더 전면적으로 반영된다면 추가 하락까지 예상하게 된다. 

조사 결과에서 세 번째로 확인하게 되는 지점은 한덕수 후보가 이준석 후보와 연대하게 되면 보수 단일 후보 지지율은 산술적으로 40.2%까지 올라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이재명 후보와의 격차는 불과 6.3%포인트밖에 차이 나지 않게 된다. 보수진영에서 계속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이낙연 전 총리 외에 추가적으로 빅텐트라는 플랫폼으로 연대하게 된다면 보수진영의 외연은 더 확대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두 후보의 단일화에 필사적이다. 단일화 실패는 보수진영에 이번 대선은 기대할 것이 없다는 의미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기호 2번 유지, 범보수 빅텐트 단일화의 도화선이 될 단일화가 실패하면 승리의 시나리오는 사실상 무산된다. 이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월7일 단일화를 촉구하며 “단식에 돌입한다”고 했다.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후보의 단일화가 극적 타결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으면서도, 그 가능성을 점치기 힘든 이유는 어느 정도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의 결과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5월4~5일 조사해 발표한 결과(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김문수 후보 31%, 한덕수 후보 65%로 나타났다. 정치 성향별로도 자신이 ‘보수층’이라고 답한 응답자 사이에서는 후보 단일화 선호도가 김 후보 35%, 한 후보 55%로 나타났다(그림②). 

보수층, 한덕수 출마를 보수 연대 완성으로 이해

국민의힘은 5월7일 심야 비상대책회의 이후에 단일화 과정을 당 차원에서 이어간다고 밝혔다.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후보에게 단일화를 추진하기 위한 양자 토론도 제안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실시한 후보 단일화 관련 자체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단일화 찬반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사람 가운데 86.7%가 ‘대선후보 등록 마감(5월11일) 전에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보수 연대 단일화의 구심점은 프레임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있는 한덕수 후보다. 한 후보에 대한 빅데이터 반응은 어떨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SomeTrend)로 5월1일부터 7일까지 한덕수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를 도출해 보았다. 한덕수 후보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대선’ ‘후보’ ‘권한대행’ ‘이재명’ ‘대통령’ ‘국무총리’ ‘대통령권한대행’ ‘민주당’ ‘국민의힘’ ‘윤석열’ ‘선거’ ‘김문수’ ‘한동훈’ ‘총리’ ‘국민’ ‘대선출마’ ‘더불어민주당’ ‘출마’ 등으로 나타났다(그림③). 

빅데이터 연관어를 보더라도 한덕수 후보의 출마는 이번 대선판의 상수가 되었고, 무엇보다 보수진영에서 연대 여부가 핵심으로 이해된다. 설사 단일화가 된다고 하더라도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보수진영에 힘든 싸움이다. 당락을 떠나서 보수진영은 모든 화력을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이다. 보수에 한덕수·김문수 후보 간 단일화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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