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계파 없는 인물로 보수 리더십 세워야”
“李 대통령, 자신 선택하지 않은 50.5%의 국민 기억하며 국정 운영하길”
안철수 의원(63·경기 성남분당갑)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경선 경쟁자였다. 하지만 본선에서는 공동선대위원장과 김 후보의 직속 정치고문을 맡아 가장 적극적으로 김 후보를 도와 헌신적 태도로 당 안팎에서 주목받았다. 그런 안 의원은 경선 과정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과 12·3 비상계엄과 탄핵에 대한 인정과 사과가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촉구한 바 있다. 대선 다음 날인 6월4일 오전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증을 교부받고 임기를 시작한 직후 안 의원과 인터뷰를 가졌다. 안 의원은 국민의힘의 패배 원인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패배가 예측된 출구조사 발표 후 개표상황실에 가장 오랫동안 남아 주목받았다.
“나쁜 일도 함께하는 게 진정한 동료이고, 조직원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그 이후에 다시 한번 더 되돌아보고 거기서 교훈을 얻고 고쳐나가는 것이다. 그래야 발전할 수 있다. 제가 탄핵 등에 대해 입장이 달랐던 김문수 후보를 도운 것도 당원의 뜻에 따라 열심히 돕는 게 조직원의 의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 후보의 결정적 패인은 뭐였다고 보나.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등 탄핵에 대한 태도 전환이 너무 늦었다. 헌법재판소에서 8대0의 만장일치 판단을 했는데도, 경선에서 ‘반탄’(탄핵 반대)파와 ‘찬탄’(탄핵 찬성)파로 주자들이 나뉜 것 자체가 모순이었다. 반탄 입장이라면 대선 출마를 왜 하나.”
태도 전환이 빨리 이뤄졌다면 승산이 있었을까.
“기본적으로 계엄 직후의 선거였기에 힘든 선거였지만, 적어도 박빙의 승부가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본다. 제가 기자회견을 하고 한참 지나 선거가 가까이 와서야 윤 전 대통령 탈당 등 조치가 이뤄졌다. 대체 무슨 소용인가. 경선이 다 끝나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후보를 갈아치우려는 시도가 이뤄지면서 일주일을 까먹기도 했다.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모든 때를 다 놓쳤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단일화를 했다면 이겼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단순 합산으로 100% 표가 넘어왔을 것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친윤(親윤석열) 지도부가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선거에서 패배하면 지도부가 물러나는 건 정치상의 관례다. 곧 전당대회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계파색이 옅거나, 없는 사람으로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 당을 제대로 개혁해야 한다. 이제 국민의힘은 ‘소수야당’이다. 우리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의정활동을 제대로 해야 한다. 당이 스스로 개혁하는 모습을 통해 민주당보다 크기는 반밖에 안 되지만 ‘진짜 정당이 저래야 하는구나’를 국민들이 깨닫도록 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개혁 과제는 무엇인가.
“먼저 유능한 정책 정당이 돼야 한다. 이제 국민들은 정치적 공격만 하는 것을 식상해한다. 새 정부가 임기 초반에 제대로 못 하는 걸 제대로 지적해야 한다. 또 여의도연구원 개혁을 통해 전략을 똑바로 세울 수 있어야 한다. 대국민 봉사도 해야 한다고 본다. 일반 시민 대상 무료 정치 강좌 등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50.5%, 절반 이상의 국민은 이 대통령을 선택하지 않았다. 이걸 늘 마음에 갖고 국정을 운영하면 제대로 정부를 운영하고, 좋은 정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늘 그 사실을 기억하며 국정을 운영해 달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