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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백기’ 마치고 완전체로 컴백…녹지 않는 ‘영원’을 노래하다

청춘을 머금은 사운드로 영원을 노래한다니, 이 얼마나 낭만적인 얘기인가. ‘군백기’(군 입대로 인한 공백기)를 마치고 완전체로 컴백한 엔플라잉이 데뷔 10주년을 맞아 밴드 인생 2막을 열었다.

엔플라잉은 5월28일 정규 2집 ‘Everlasting’으로 컴백했다. 완전체가 된 이들이 내놓은 앨범은 2023년 5월 발매한 ‘Once in a BLUE MOON’ 이후 약 2년 만이다. 정규 앨범만 놓고 보면 2021년 발매한 정규 1집 ‘Man on the Moon’ 이후 약 4년 만이다. 멤버 차훈, 김재현, 서동성의 군 복무로 2년 가까이 이승협, 유회승 2인 체제로 활동했던 이들은 올해 초 릴레이 전역 이후 완전체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FNC엔터테인먼트
ⓒFNC엔터테인먼트

일주일 만에 앨범 판매량 10만 장 돌파

새 앨범은 엔플라잉의 다음 10년을 기대하게 하는 새로운 여정의 시작점이다. ‘영원한’ ‘변치 않는’ 의미를 지닌 ‘Everlasting’을 앨범명으로 택한 것에서 느껴지듯, 이들은 이번 앨범을 통해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영원의 순간을 간직하며, 변치 않을 것을 약속하겠다는 낭만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멤버 이승협이 전곡 작사·작곡에 참여해 그 자신의 음악 역량을 뽐낸 것은 물론, 밴드의 색채를 공고히 했다. 유회승도 다수 곡의 작사 작업에 참여했다.

타이틀곡 《만년설(Everlasting)》은 브릿팝을 연상시키는 인트로의 어쿠스틱 피아노와 마칭 드럼, 기타 솔로가 돋보이는 곡으로 ‘항상 네 마음에 변함없는 나로 살고 싶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곡 작업에 나선 이승협에 따르면, 이들은 10년 차에 정규 2집을 대표하는 곡이니만큼 상당히 공을 들여 메시지를 담았다.

보컬 이승협과 유회승이 각각의 목소리로 쌓아가는 감정선과 한층 깊어진 악기 연주가 인상적이다. 데뷔 후 10년간 쌓아온 연주 실력은 이들의 손끝에 고스란히 담겨 듣는 맛을 더한다. 파워풀하면서도 섬세한 기교와 적절한 악기 배합 안에서 나오는 유려한 사운드는 그 자체로 엔플라잉의 성장을 들려준다.

앨범은 타이틀곡을 포함해 총 12개 트랙으로 풍성하게 구성됐다. 일본에서 발매했던 곡을 한국어로 번안한 《Songbird(Korean Ver.)》와 《Stand By Me(Korean Ver.)》부터 이별을 통해 배운 사랑 이야기 《사랑을 마주하고(Rise Again)》, 내가 싫다고 하는 너지만 그 모습도 나는 사랑한다는 내용을 담은 《Love You Like That》이 담겨 있다. 또 미디어 템포의 록 발라드곡 《하나둘씩(Love In Memory)》, 얼터너티브 팝 록 장르의 《아직도 난 그대를 좋아해요(Still You)》, 어쿠스틱 기타 리프와 카혼 리듬이 돋보이는 《행복해버리기(HAPPY ME!)》, 파워풀한 랩과 보컬이 어우러진 《Born To Be》, 청춘을 함께 달려준 모든 이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은 《Run Like This》, 질주하는 듯한 기타 리프와 파워풀한 드럼 비트가 돋보이는 《뫼비우스 (Moebius)》, 엔플라잉만의 감성에 슈게이즈 모던 록 사운드가 결합한 《LOG》도 수록됐다. 대중성 강한 청량한 사운드에 저마다의 곡에 포인트가 서로 다르게 숨겨져 있어 정규 앨범답게 놓칠 곡이 없다.

엔플라잉은 이번 앨범으로 앨범 판매량에서 데뷔 이래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음반 판매량 집계 사이트 한터차트에 따르면, 엔플라잉의 ‘Everlasting’은 발매 후 일주일 동안 10만1997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전작 ‘Dearest’의 초동 판매량 대비 약 2배에 가까운 수치로 자체 최고 기록이다. 발매 첫날에도 한터차트 피지컬 앨범 차트 및 뮤직 차트 1위 및 써클차트 리테일 앨범 차트 1위에 오르며 막강한 입지를 보였다.

 

또 다른 도약 위한 터닝 포인트

엔플라잉은 2015년 5월20일 데뷔한 밴드로 이승협, 차훈, 김재현, 유회승, 서동성으로 구성됐다. 아이돌 댄스그룹이 주목받는 시기에도 묵묵히 그들만의 음악으로 스펙트럼을 넓혀가던 이들은 2019년 《옥탑방》 역주행으로 주목을 받으며 ‘만인의 밴드’로 거듭났다. 특유의 경쾌하고 긍정적이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음악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지난해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OST 참여 및 멤버 이승협의 출연으로 탄력을 받았다. 2인 체제로 활동한 지난 2년 사이에도 각종 공연 및 페스티벌, 대학 축제 등 수많은 무대에 섰으며, 팬송 《Blue Moon》의 역주행과 《네가 내 마음에 자리 잡았다(Into You)》의 정주행 롱런으로 밴드의 존재감을 키워왔다.

이들은 단독 콘서트 ‘2025 엔플라잉 라이브 엔콘4 : 풀 서클’을 서울에서 개최하며 컴백을 알렸고, 7월5일 부산 공연에 이어 내년 1월까지 아시아, 미국, 오세아니아, 유럽, 남미 등의 총 28개 도시에서 투어를 이어 나간다. 데뷔 이래 최대 규모의 공연으로 국내에 불고 있는 밴드신 붐(boom)을 넘어 한층 커진 밴드의 존재감과 입지를 보여준다.

각종 페스티벌과 축제, 행사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최근 진행된 ‘2025 이세계 페스티벌’을 비롯해 ‘피크 페스티벌 2025’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5’ ‘사운드베리 페스타 25’ 등 다수의 페스티벌을 통해 대중을 만난다. 히트곡을 꾸준히 내놓으며 대중성을 확보한 것은 물론, 10년 여정을 통해 쌓아온 팬과의 끈끈한 유대감은 이들이 각종 페스티벌 섭외 1순위로 꼽히는 이유다.

개별 활동도 돋보인다. 리더 이승협은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에서 백인혁, 그리고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사계의 봄》에서 서태양 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사계의 봄》에서는 OST 작업에도 참여해 ‘배우 이승협’ 아닌 보컬리스트로서의 매력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유회승 역시 《사계의 봄》 OST에 참여해 특유의 에너지와 섬세한 표현력으로 드라마를 풍성하게 채웠다. 그는 지난해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OST 《그랬나봐》로 ‘2024 코리아 그랜드 뮤직 어워즈(2024 KGMA)’에서 ‘베스트 OST상’을 수상하며 OST 강자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전원 30대가 된 엔플라잉. 개인 활동과 밴드 활동을 병행하며 본격 2막에 나서는 그들의 각오는 담백하면서도 단단했다. 여전히 낯설고 어려운 것투성이지만, 지난 10년간 걸어온 것처럼 천천히 매 순간에 감사하며 걸어가겠단다. 유회승은 “기존에 줄곧 놓치지 않고 잘해 왔던 것들은 지키면서 새롭게 맞이하는 변화들도 잘 받아들여 앞으로 더 높이 나아가고 싶다”는 바람과 포부를 밝혔다. 특히 그는 “우리가 10년 동안 음악을 할 수 있었던 건 팬들 덕분”이라며 긴 시간 함께해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진심을 담은 음악으로 팬들과 ‘커넥트’돼 80세까지 함께 나아가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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