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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이란, 아랍국 통해 휴전 메시지 전달”
네타냐후 “이란, 美 엮는 가짜 회담 계속하고 싶어 해…그런 일 없을 것”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AP=연합뉴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A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무력 공방을 벌이고 있는 이란이 상호 공격 중단과 핵 협상 재개를 원한다는 신호를 제3국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에 다급히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16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격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미국과의 핵 협상 테이블에 복귀하는 데 열려 있는 입장임을 아랍국가 당국자들에게 밝혔다. 당초 미국과 이란은 지난 15일 오만에서 6차 핵협상을 개최하기로 했지만 그에 앞서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등에 대한 대규모 공습이 이뤄지면서 협상을 취소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이란은 무력 공방을 억제하는 것이 상호 이익을 실현한다는 메시지를 이스라엘 측에 전달했다고 WSJ은 전했다. 그러나 WSJ은 현재 이스라엘이 이란 영공을 사실상 장악해 전투기 운용이 자유로운 상황인 만큼, 이란의 핵시설을 더 파괴하고, 이란 정권 약화를 더 꾀하기 전까지는 무력 공방을 중단할 이유는 희박하다고 관측했다.

그럼에도 이란 측은 이스라엘이 소모전을 감당할 여력이 없으며, 결국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고 WSJ은 아랍 국가 외교관들의 평가를 인용해 전했다. 다만, 이 같은 이란 측 판단은 이스라엘이 미국 도움 없이 이란의 지하 핵시설 등을 파괴하기 위한 후속 공격을 전개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 재개 조건으로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을 지원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미국과의 협상 재개가 불투명할 경우 핵프로그램을 가속하고 확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음을 아랍 당국자들에게 밝혔다고 WSJ은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이스라엘과 휴전할 수 있도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오만 등 중동 걸프지역 국가들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실제로 해당 국가들은 미국에 핵협상 재개 및 이스라엘 향한 휴전 압박을 호소했다고 알려졌다.

이 보도가 나온 후 이집트 외무부는 요르단·아랍에미리트(UAE)·튀르키예·사우디·오만 등 20개 국가의 외무장관 공동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지난 13일부터 이란을 공격하고 유엔 헌장을 위반하는 것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캐나다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7개국(G7) 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공방을 두고 “이란은 이 전쟁에서 이기고 있지 않다고 말하겠다”라며 “그들은 너무 늦기 전에 즉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 ABC 방송 인터뷰에서 WSJ 보도에 대해 “놀랍지 않다”며 “그들은 거짓말하고, 속이고, 미국을 함께 엮는 이런 가짜 회담을 계속하고 싶어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핵무기와 대규모 탄도미사일 무기를 계속 개발하고 싶어 한다”면서 “그들은 회담 중에도 이스라엘에 대한 두 가지 실존적 위협을 계속 조성하고 싶어 하지만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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