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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0시 출소하는 조국, 지지자들과 스킨십 늘리며 정계 복귀 준비 가닥
李대통령·강훈식 지역구 보궐부터 서울·부산시장 출마까지…시나리오 多

이재명 대통령의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다음 행보에 범여권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친문(親문재인) 진영에선 구심점의 복귀를 환영하는 분위기인 반면, 친명(親이재명) 주류층에선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견제 심리도 작용하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선 국회의원 보궐선거부터 서울·부산시장직 출마까지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놓고 조 전 대표의 정계 복귀 시나리오를 점치고 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서울대학교의 교수직 해임 결정에 불복해 교육부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을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지난 2019년 8월 조 전 대표(당시 청와대 민정수석) 자료사진. ⓒ연합뉴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연합뉴스

한숨 돌린 혁신당…조기 당무 복귀 가능성도

오는 15일 0시, 조 전 대표는 8개월의 복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서울남부교도소에서 출소한다.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징역 2년형이 확정돼 지난해 12월16일 수감된 후 242일 만이다. 혁신당 지도부 인사들도 이날 출소 현장을 찾아 조 전 대표를 맞을 예정이다. 백선희 혁신당 원내대변인은 12일 의원총회 직전 기자들과 만나 “모두 남부교도소로 가서 조 전 대표를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일단 조 전 대표는 출소 후 곧바로 정치적 행보에 돌입하는 것은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혁신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시사저널에 “(조 전 대표는) 국민 전체의 여론도 고려해 일단 정치적 행보와 메시지는 당분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 지방선거까지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스텝을 쌓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신 그는 휴식을 취한 뒤 김해 봉하마을과 양산 평산마을 등을 방문해 본인에게 힘을 실어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또 북콘서트나 행사에서 얼굴을 비추며 지지자들과 스킨십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조 전 대표는 옥중에서 저서 《조국의 공부》를 출간하며 본인의 향후 정치 비전 등을 메시지로 낸 바 있다.

조 전 대표가 당초 예상보다 더욱 빨리 혁신당 당무에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혁신당 지도부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 하지만 지난해 비상계엄 정국부터 현재까지 정식 당대표 없이 김선민 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이 오랜 기간 조 전 대표의 공백을 매우고 있어 부담이 큰 상황이다. 그런 만큼 당내 의견이 일치할 경우 전당대회를 앞당기는 방식으로 조 전 대표가 조기에 전면 등판할 수 있다.

다시 조 전 대표를 당대표로 추대하는 방안도 당내에서 거론되고 있다. 관련해 백 원내대변인은 “이후 혁신당과 조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13일 당무위원회에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왕진 혁신당 원내대표는 “(당무위에서는) 당의 진로와 정국 상황에 대한 당내 구상을 정리하는 차분한 시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진로 문제와 관련해서는 (향후에) 조 전 대표와 당 지도부가 함께 의논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지난 12월16일 오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 수감되기 전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해 12월16일 오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 수감되기 전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지선 앞두고 與 지각변동 생기나

정당이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는 핵심 이벤트는 ‘선거’로 꼽히는 만큼, 조 전 대표도 정계 복귀 후 본인이 직접 선거에 등판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특히 조 전 대표가 5년 후 차기대선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어 그동안 대선 출마를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조 전 대표의 고향인 부산이나 연고가 있는 서울시장은 물론, 이재명 대통령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이전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충남 아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내년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구도에 큰 지각변동이 생길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혁신당은 지난 4월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민주당의 대안 세력으로서 영향력을 입증했다. 당시 조 전 대표가 부재한 상황에서 선거운동을 치렀던 만큼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었음에도 정철원 담양군수(당시 혁신당 후보)가 민주당의 이재종 후보를 꺾고 승리한 것이다. 이때 민주당 내부에서도 “텃밭이라고 안주하다가 예기치 못한 결과를 받아들었다”며 당혹스러운 반응이 감지됐다.

친문계 구심점인 조 전 대표가 본격 호남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할 경우 친명계 일색의 범여권 역학 구도가 복잡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민주당은 지난 11일 지방선거기획단과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조직강화특별위원회 등 조직을 연이어 띄우며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준비 작업에 곧바로 돌입했다.

혁신당 역시 내년 지방선거 준비에 일치감치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서 원내대표는 “당의 전체적인 진로와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내년 지방선거 방향 전략에 대한 논의를 조만간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큰 방향, 원칙이 정해지면 그에 맞춰 우리들이 직접 후보 출마라든지 또 민주당과 협력 관계 등 방향이 정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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