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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미스터트롯3》 우승자
임영웅·안성훈 이어 3대 ‘진(眞)’으로

TV조선 《미스터트롯3》 우승자는 김용빈이었다. 이로써 김용빈은 임영웅과 안성훈을 잇는 미스터트롯 3대 진(眞)이 됐다.

사실 이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돼 있었다. 현역부 A조로 참가해 예선에서 태진아의 《애인》을 불러 ‘올 하트’를 받았고, 시작과 함께 1~4주 차 대국민 응원 투표에서 내내 1위 자리를 지켰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1:1 데스매치’인 본선 2차전에선 패티김의 《이별》을 들고 무대에 올라 김용임의 《훨훨훨》을 부른 박지후를 상대로 14표 대 1표의 압승을 거뒀다.

ⓒTV조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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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빈은 1992년생이지만 벌써 데뷔 22년 차 현역 가수다. 맑은 음색과 구성진 기교로 ‘트로트 신동’으로 불리며 고향 대구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다 데뷔했다. 4세 때부터 트로트를 부르기 시작해 7세 때 고향인 대구 지역의 한 백화점 노래자랑에서 상을 받은 뒤 각종 행사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다.

정식 데뷔는 초등학교 6학년 때인 2004년 1집 앨범을 내며 이뤄졌다. 젊은 시절 가수가 꿈이었던 할머니와 함께 보육원과 양로원 등에서 공연하며 기량을 쌓았다. 12세 때 이미 300곡 넘는 트로트를 외워 부를 수 있는 실력의 소유자였다. 2005년에는 SBS 《도전 1000곡》에 출연해 최연소 우승자가 되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트로트 가수가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그리 넓지 않았다. 2008년에는 김용빈이 일본 가요계 진출을 목표로 도쿄로 갔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지만, 서서히 김용빈의 소식이 매스컴에서 멀어졌다.

2012년 2집 앨범 ‘보고싶어서’로 돌아온 김용빈은 2013년 KBS 《가요무대》에 출연하며 다시 한번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더 이상 트로트 신동이 아닌 21살 미소년으로 돌아온 김용빈에게는 ‘트로트 프린스’라는 새로운 별칭이 생겼다. 쉬는 사이에 아이돌 데뷔의 기회가 생기기도 했지만 김용빈은 트로트 가수의 길에 집중했다.

김용빈은 2014년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선생님께서 제가 노래하는 걸 보고 ‘아이돌 해보자’며 몇 번 전화 온 적이 있지만 거절했다”며 “아이돌 되면 금방 주목받겠지만 트로트를 못 할까 겁이 났다”고 밝혔다. 이후 김용빈은 2014년에 ‘그리운 사랑’, 2017년 ‘나 아직도/사랑은 어떻게 생겼을까’, 2019년 ‘가요무대 옛노래 애창곡 1·2’ 등 앨범을 내놓으며 꾸준히 활동했지만 오랜 시간 무명 가수였다.

그러다 2020년대 들어 트로트 오디션 열풍이 불었고, 김용빈도 거기에 올라탔다. KBS 《트롯 전국체전》에 출전해 TOP8에 들어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최종 5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당시 《트롯 전국체전》에서 1위를 기록한 진해성과 2위 재하, 4위 신승태, 8위 한강 등은 MBN 《현역가왕2》에 출연 중이다. 김용빈은 《미스터트롯3》에 출연해 결국 왕관의 주인공이 됐다.

경연이 끝난 직후 열린 《미스터트롯3》 TOP7 기자간담회 내용과 TV조선 《미스터트롯3 TOP7 비긴즈》에서 다룬 김용빈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TV조선 《미스터트롯3》 우승자 김용빈 ⓒTV조선 제공
TV조선 《미스터트롯3》 우승자 김용빈 ⓒTV조선 제공

최종 진(眞)이 됐다.

“사실 예전에는 경연 프로그램 자체를 두려워했다. 고백하자면 오랜 시간 공황장애를 앓고 있어 경연 프로그램에는 출연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하지만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전, 제가 《미스터트롯》에 출연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셨다. 할머니의 염원을 들어드리기 위해 도전을 결심했다.”

인기를 실감하나?

“밖에 나갈 일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웃음). 평소에는 주로 노래 연습을 하고, 늘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인기를) 체감할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우승 공약으로 진행했던 일일찻집에 많은 팬이 저를 만나러 와줘서 놀랍고 고마웠다. 식당이나 마트에서도 저를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있더라. 모자를 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도 걷는 모습이나 헤어 스타일을 보고 ‘김용빈 아니야?’ 하면서 알아봐주신다. 그런 순간에 인기가 점점 커지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다.”

3억원의 우승 상금은 어떻게 사용할 계획인가.

“일단 상금은 받았다(웃음). 우선 고모를 챙겨드리고 싶다. 그동안 제 뒷바라지를 하느라 고생이 많으셨다. 그리고 멤버들에게 선물을 해주고 싶고, ‘사랑빈(김용빈의 팬카페)’ 분들이 보내주신 큰 사랑에 보답하고 싶기도 하다. 또 제 자신에게 잘 해냈다는 기념으로 선물을 주고 싶다. 한동안 잠을 설쳤다. 밀린 잠을 편안하게 잘 수 있는 곳으로 놀러 갈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

트로트 신동에서 《미스터트롯3》 우승자로 우뚝 서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혼자 (마음을) 삭이는 편이다.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겪을 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그래서 공백기가 길어졌다. 무대에 다시 서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힘든 시기를 어떻게 극복하게 됐나?

“할머니 덕분이다. 할머니는 엄마이자 친구 같은 존재였다. 그만큼 내게 모든 걸 쏟으셨다. 할머니의 인생 전체가 나였다는 사실을 돌아가신 뒤에 알았다. 《미스터트롯3》에서 제가 1등 하는 모습을 보셨다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싶다. 할머니가 바라던 게 다 이뤄지고 있다. (1등을 할 수 있었던 건) 모두 할머니 덕이다. 무대에 설 때마다 할머니가 옆에 있다고 생각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TV조선 《미스터트롯3》 출연진 사진 ⓒTV조선 제공
TV조선 《미스터트롯3》 출연진 사진 ⓒTV조선 제공

김용빈에게 《미스터트롯3》가 남긴 것은?

“제가 《이별》을 불렀을 때 주저앉아 울었다. 그때 장윤정 마스터님께서 ‘무대는 자기와의 싸움이다. 그래서 참 외롭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 말씀이 큰 위안이 됐다. 그동안 늘 혼자 활동을 했는데, 《미스터트롯3》를 통해 같이 활동하는 멤버들이 생겨서 든든하다. TOP7 멤버들과 함께할 시간이 어떨지 기대가 크다. 트로트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제가 생각했을 때 우리 멤버들만큼 돈독한 사이가 없다. 케미를 기대해 주셔도 좋을 거 같다.”

 

한편 《미스터트롯3》 TOP7(김용빈, 손빈아, 천록담, 춘길, 최재명, 남승민, 추혁진)은 경연 이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TV조선을 통해 방송된 《미스터트롯3 갈라쇼》와 《미스터트롯3 TOP7 비긴즈》는 3주 연속 목요 예능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일본 진출과 함께 전국투어 콘서트의 시작점인 ‘서울 콘서트’는 4회 전 공연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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