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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여론에선 정권 교체 56.9% vs 정권 연장 37.0%…중도층에서 격차 더 벌어져
국민의힘 선택은 ‘尹心’인가 ‘중도층’인가…후보 많다는 건 ‘절대 강자’ 없다는 뜻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될까. 6·3 조기 대선은 이제 60일도 채 남지 않았다. 현직 대통령이 파면된 여파로 야권으로의 정권 교체를 전망하는 의견이 부각되고 있지만 선거 결과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할 일이다. 

이번 선거에는 ‘이재명 대 반(反)이재명’ 구도가 강력하게 존재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그로부터 한 달 동안 보수 지지층이 강력하게 결집했던 이유는 ‘윤석열 지키기’ 성격보다는 ‘이재명 포비아(공포)’가 강력하게 작동했다고 봐야 한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4월1~3일 실시한 조사(응답률 13.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3월6일 2심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는데 이 판결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물은 결과 40%가 ‘잘된 판결’, 46%가 ‘잘못된 판결’이라고 답했다. 14%는 의견을 유보했다. 진보층의 77%는 잘된 판결, 보수층의 78%는 잘못된 판결로 봤고 중도층에서는 팽팽하게 나타났다.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역대급으로 뚜렷해진 상태에서 선거 결과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변수는 역시 중도층이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월4일 국회에서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며 인사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월4일 국회에서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며 인사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벌어지는 정당 지지율, 민주 44.8% vs 국힘 35.7%

정당 지지율은 기본적으로 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의 기초체력이다. 후보자들이 소속된 정당의 지지율이 높아야 유권자들의 투표 적극성이 발현될 수 있기 때문에 최우선적으로 중요한 조건이다. 정당 지지율을 보더라도 6월3일 실시되는 대통령선거에서는 자기 지지층을 결집하는 조건 이상으로 중도층 흡수가 관건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의 의뢰를 받아 4월2~4일 실시한 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서 ‘어느 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민주당 44.8%, 국민의힘 35.7%, 조국혁신당 5.2%, 개혁신당 3.3%, 진보당 1.2%, 기타 정당 1.7%, 무당층 8.2%로 나타났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격차는 9.1%포인트로 나왔고, 2주 연속 오차범위 밖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도층 표심이다. 중도층 지지율은 민주당 48.6%, 국민의힘 26.1%로 2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전체 지지율 차이는 한 자릿수였지만 중도층에서는 훨씬 더 큰 차이로 벌어졌다. 지역적으로 중도층 성격이 강한 충청 지역에서 민주당 39.7%, 국민의힘 37.5%로 나타났다(그림①). 아무리 보수층 결집이 단단하게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중도층을 끌어들일 구체적인 복안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대선 결과는 안 봐도 비디오, 안 들어도 오디오다.

선거 구도를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차기 선거의 결과에 대해 정권 연장과 정권 교체 여부’를 물어본 결과 ‘정권 교체’ 의견이 56.9%, ‘정권 연장’은 37.0%를 기록했다. 정권 교체 여론이 약 20%포인트 우세한 결과다. 문제는 중도층이다. 중도층에서는 정권 연장 29.6%, 정권 교체 65.7%로 교체 의견이 약 35%포인트 이상 더 높다. 압도적이다. 권역별로는 대구·경북을 포함한 모든 권역에서 정권 교체론이 우세한 가운데 특히 호남권에서 가장 우세했다. 이어 인천·경기, 서울, 충청권, 부산·울산·경남 순이었다(그림②).

국민의힘, 부정선거론으로 대선 치르면 해보나 마나

국민의힘과 보수진영에는 조기 대선이 확정된 이후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는 후보가 여기저기서 등장하고 있다. 기존에 국민의힘의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되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뿐만 아니라 이철우 경북지사 등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출마 의사나 출마평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와 안철수 의원은 출마를 선언했고 나경원 의원, 윤상현 의원, 최경환 전 의원 등 10명이 넘는 잠룡이 국민의힘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경합할 예정이다. 

후보자들이 난립할 정도로 많다는 이유는 ‘절대 강자는 없다’는 상징적 역설이다. 그렇다면 이제 중요해지는 이슈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정리다. 탄핵을 당한 전직 대통령, 그리고 여전히 보수층 결집력을 가지고 있고 그 영향을 지속할 윤심(尹心·윤 전 대통령의 의중)에 대한 입장이다. 윤심에 대한 정리 없이는 중도층 흡수가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윤심에 대한 빅데이터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SomeTrend)로 3월10일부터 4월9일까지 윤심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도출해 보았다. 윤심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영향력’ ‘우려’ ‘존재감’ ‘복잡하다’ ‘논란’ ‘좋다’ ‘갈등’ ‘짜다’ ‘의문’ ‘범죄’ ‘인상적’ ‘좋아하다’ ‘비판하다’ ‘부드럽다’ ‘반대하다’ ‘비판’ ‘승리하다’ ‘활발한 활동’ ‘체포’ ‘반발’ ‘괜찮다’ ‘위기’ ‘주목받다’ ‘신뢰’ ‘적극적’ ‘부정선거’ 등으로 나왔다(그림③).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보면 ‘부정선거’를 비롯해 선거 국면에 유권자 특히 중도층 여론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연관어가 다수 등장한다. ‘죽느냐, 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인 《햄릿》에 나오는 명대사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중대 기로에 놓여 있다. 중도층인가, 윤심인가. 국민의힘 선택은 과연 무엇이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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