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부터 중증 폐렴까지 호흡기질환의 원인…손 위생과 실내 환기가 기본 예방법
최근 단순 몸살감기인 줄 알고 지내다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악화되어 내원하는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 검사해 보면 폐렴인 경우가 있다. 겨울철(11~2월)에는 실내 밀집도가 높아지고 환기 부족, 실내 공기 건조함 등 환경적 요인이 겹쳐 호흡기 바이러스가 쉽게 전파된다.
대표적인 호흡기 바이러스로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RSV)가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매년 계절성 유행을 일으키며 특히 어린이, 고령자, 만성 심폐질환자에게 중증 합병증 위험이 크다. RSV 역시 생후 2년 내 거의 모든 아이가 감염될 정도로 흔하며, 고위험군 아동에게는 모세기관지염 및 폐렴을 유발한다. 그 외에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감기 유발 코로나) 등도 겨울철 호흡기질환을 일으킨다.
대다수 성인은 경미한 상기도 증상(콧물, 기침, 목 통증 등)을 겪으며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이 지나간다. 그러나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 고령자, 기저질환자는 기도가 좁거나 기저 폐 기능이 저하되어 있어 바이러스가 하기도(기관지, 세기관지, 폐 조직)로 확산되면서 폐렴으로 악화할 수 있다. 이는 호흡곤란, 저산소증, 중증 호흡부전으로 이어져 입원 치료, 집중 치료 혹은 인공호흡기 지원이 필요하게 될 수 있다. 특히 인플루엔자 폐렴, RSV 폐렴은 의료자원 부담과 사망률 상승을 초래하는 중요한 문제다.
일반적으로 호흡기 바이러스는 호흡기로 침투해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기도가 손상되고 폐쇄된다. 폐렴 단계에서는 폐포 등에 염증과 액체가 생겨 가스 교환 장애가 심각해진다.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이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전략이다. 손 위생과 개인위생이 중요하다. 비누로 20초 이상 손을 씻고, 기침 에티켓(옷소매로 입과 코 가리기)을 지켜야 한다. 이러한 실천은 바이러스 전파 감소에 기여한다. 또 실내 환기, 적절한 습도로 공기의 질을 유지하는 것과 사람의 밀집도를 감소시키는 것은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백신 접종과 예방적 약물, 실질적 위험 감소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금연 노력도 필요하다. 영양 상태 개선은 면역력을 보조하고, 금연 및 간접흡연 차단을 통해 기도 상피를 건강하게 유지해 감염 후 중증으로 진행하는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생활습관 개선은 중요하지만, 고위험군에서 중증 폐렴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기는 어렵다. 특히 영유아, 고령자, 만성 폐질환자 등은 추가적인 예방책이 필요하다.
생활습관 개선이 기본 예방 전략이라면, 백신과 예방적 약물요법은 실질적 위험을 감소시키는 방법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인플루엔자 백신이다. 매년 접종이 권고되며 인플루엔자 감염을 줄여 폐렴 합병증 위험을 낮춘다.
특히 고령자, 만성 질환자, 임신부, 소아에게서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은 입원율과 사망률 저하에 기여한다. RSV 항체 주사는 고위험 영유아(미숙아, 선천성 심질환 아동)의 RSV 폐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해 내년부터 접종이 진행된다. 인플루엔자의 경우는 증상 초기에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해 중증 진행을 완화할 수 있다.
겨울철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과 폐렴은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는 문제다. 단순한 감기부터 중증 폐렴까지 질병 스펙트럼이 광범위하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생활습관 개선으로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으나, 고위험군은 약물치료와 예방적인 투약 전략이 필수적이다. 개인별로 위험도를 평가하고, 생활습관 개선과 백신접종, 필요시 예방적 항체 주사나 항바이러스제를 병행하는 맞춤형 관리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