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차기 선호도 37%로 압도적 1위지만 당 지지율 48%에 한참 못 미쳐
20대·30대 민주당 지지율 40%·54%인데 이재명 지지율은 21%·36%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국면에 가장 크게 조명받고 있는 인물은 단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조기 대선이 실시되는 경우 가장 유리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서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장 큰 이유로 이 대표를 겨냥했다. 윤 대통령은 12월12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야당이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라며 광란의 칼춤을 춘다”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야당이 “대선 결과를 승복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대선 이후부터 현재까지 무려 178회에 달하는 대통령 퇴진과 탄핵 집회가 임기 초부터 열렸고,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마비시키기 위해 정부 출범 이후부터 지금까지 수십 명의 정부 공직자 탄핵을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보수 진영 후보군은 모두 5% 이하
탄핵 국면에서 이재명 대표는 분명 치고 나가고 있다. 한국갤럽이 12월17~19일 실시한 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서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자유응답), 이재명 대표 37%,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각각 5%,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3%,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유승민 전 의원 각각 2%,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우원식 국회의장 각각 1% 순으로 나타났다. 무응답은 35%였다. 이 대표는 압도적이다. 탄핵 국면의 결과로 이 대표가 추가 부상했고 한 전 대표는 홍 시장과 경쟁력이 같아졌다.
하지만 뚜렷한 한계도 발견된다. 같은 조사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본 결과 민주당은 전체 48%로 나왔다. 국민의힘(24%)보다 두 배 더 높은 수치다. 민주당 지지율은 차기 정치 지도자 조사에서 이 대표가 얻은 지지율보다 11% 더 높다. 특히 20대(만 18세 이상)와 30대에서 이 대표 지지율은 각각 21%, 36%로 민주당이 같은 세대로부터 얻은 지지율 40%와 54%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윤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장외 집회에 가장 많이 나온 유권자층이 20대 여성이었다는 서울시 통계 결과에 비추어보면, 이 대표의 2030세대 지지율은 상대적으로 초라할 정도다. 이 지사가 지사직을 역임했던 경기나 인천, 부산·울산·경남, 중도층에서도 이 대표의 지지율은 민주당에 미치지 못했다(그림①).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임에도 당 지지율조차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을 “신뢰한다” 41%, “신뢰 안 한다” 51%
이유가 뭘까. 이 대표 자신에 대한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12월10~12일 실시한 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서 ‘이 대표에 대해 신뢰하는지, 신뢰하지 않는지’ 물어보았다. ‘신뢰한다’는 41%, ‘신뢰하지 않는다’는 51%로 나왔다. 탄핵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음에도 이 대표에 대한 신뢰 수준은 절반이 채 되지 못했다. 호남을 제외하고 전 지역에서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40·50대를 제외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더 높았다. 중도층에서는 ‘신뢰한다’ 42%, ‘신뢰하지 않는다’ 49%로 나왔다(그림②). 오직 이 대표만 놓고 신뢰 여부를 물었는데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대체로 더 많은 결과다. 윤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대표에 대한 신뢰나 지지가 더 높이 올라가지도 않은 상태다. 즉 이 대표의 사법적 의혹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인식이다.
그렇다면 이 대표를 둘러싼 정치적 현상에 대해 빅데이터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12월14~24일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SomeTrend)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분석해 보았다. 이 대표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혼란’ ‘비판하다’ ‘혐의’ ‘위기’ ‘비판’ ‘범죄’ ‘수괴’ ‘체포’ ‘위반’ ‘부정선거’ ‘갈등’ ‘불안’ ‘반대하다’ ‘논란’ ‘폭주’ ‘바라다’ ‘의혹’ ‘우려’ ‘정상적’ ‘적극적’ ‘유감’ ‘진심’ ‘신속하다’ ‘희망’ ‘일방적’ ‘해결하다’ ‘남발하다’ ‘잘하다’ ‘합리적’ ‘고의적’ ‘폭압적’ 등으로 나온다(그림③). 이를 분석해 보면 대체적으로 긍정 연관어보다 부정 연관어 비중이 더 높아 보인다. 윤 대통령 심판 국면에서 이 대표의 중도 외연 확대 노력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 대표의 재판 리스크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2심 선고가 내려진 후 국민의힘은 즉각 공세에 나섰다.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제 이 대표 차례”라면서 “이 대표는 사법 방해 꼼수 말고 신속히 재판받길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일정과 별개로 이 대표에 대한 사법 검증은 일단락되지 않은 채 지속되고 있다. 이 대표는 11월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1년 징역형과 2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위증교사 혐의 재판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두 재판 모두 2심 선고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수위는 달라질 것이다. ‘이재명 재판 리스크’는 두 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쌍방울 대북 송금 관련 사안은 더욱 구체적이다. 수원고법은 12월19일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징역 7년8개월에 벌금 2억5000만원을 선고하고 3억2595만원을 추징할 것을 결정했다. 중형이다. 이 전 부지사 재판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는 이 대표와의 연관성 때문이다. 대통령 탄핵 국면이 동시에 이 대표의 사법 의혹 검증을 오롯이 요구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