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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경선 후보 2차 토론회…韓, ‘계엄 반대·탄핵 찬성’ 비판에 역공
나경원 “韓 ‘尹 내란몰이’가 이 지경 만들어” 이철우 “출마 자체가 잘못”
홍준표 “‘배신자 프레임’ 어떻게 벗나” vs 한동훈 “국민 위해 계엄 저지”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조별 토론회에서 B조 후보들이 시작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철우·나경원·홍준표·한동훈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조별 토론회에서 B조 후보들이 시작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철우·나경원·홍준표·한동훈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20일 진행된 2차 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두고 찬반 설전을 벌였다. 토론에는 경선 후보 8명 중 ‘B조’ 나경원·이철우·한동훈·홍준표 등 4명의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당내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적으로 이끈 한동훈 후보가 집중 공격을 받았다.

이날 비상계엄 사태 당일을 가장 먼저 언급한 사람은 한 후보였다. 한 후보는 이날 강서구 ASSA 아트홀에서 열린 ‘1차 경선 조별 토론회(B조)’에서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했다고 하더라도 비상계엄은 ‘불법’이라고 봤고 그래서 앞장서서 막았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는 “12·3 비상계엄을 경미한 과오라고 생각하는 건 넓은 의미에서 계엄을 옹호한 것”이라며 “계엄 자체가 정당한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계엄이 잘못된 것이고 결국 계엄을 한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보거나 이 둘 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한 후보의 발언에 다른 후보들은 현격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홍준표 후보는 ‘계엄 반대’ 입장은 인정하면서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아닌 ‘자진 하야’ 기회를 줬어야 했다고 반박했다. 그간 홍 후보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반대해온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홍 후보는 “(계엄에) 반대했지만, 탄핵은 반대하면서 윤 전 대통령에 자진 하야할 기회를 주자고 했다”며 “(계엄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대통령이) 져야 한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탄핵을 반대했다. 실질적으로 피해가 없었다. 2시간 해프닝이었다”며 “(대통령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하야하라는, 이제는 더 이상 통치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그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12명 중 10명이 같은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나경원·이철우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후보는 한 후보가 윤 전 대통령을 언급한 직후 “왜 대선 후보 경선에 윤 전 대통령을 자꾸 끌어들이냐”면서 “한 후보가 내란 몰이 탄핵 선동한 것이 결국 이 지경을 만들었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한 후보가 당 대표 당시) ‘대통령이 내란을 자백했다’면서 사실 내란 몰이 탄핵을 선동하는데 가장 앞장서서 굉장히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한 공격을 이어갔다. 나 후보는 한 후보에게 “보수 통합을 위해 대통령 후보를 그만두라”고 말했다. 이에 한 후보는 “나 후보의 정치를 응원하겠다”면서 “나도 국민을 위해 이 상황에서 내가 꼭 필요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응수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헌신하고 희생하겠다고 했는데 이번에 한 번 희생하면 굉장히 큰 정치적 자산이 되지 않을까 해서 말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두 사람은 과거 당 대표 경선 당시에도 경쟁자로 만나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이철우 후보는 “(국민의힘에 국회 의석) 108석을 준 것은 탄핵하지 말라는 것인데 왜 경솔하게 탄핵했느냐”면서 “탄핵소추를 안 했으면 헌법 재판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 우리 당 후보로 나온다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며 날을 세웠다.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조별 토론회에서 B조 한동훈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조별 토론회에서 B조 한동훈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배신자 프레임” “탄핵 찬반 입장은 조기대선 핵심”

한 후보를 향한 맹공은 이날 토론회 내내 지속됐다. 

홍 후보는 한 후보의 사법적 리더십도 지적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이재명 중범죄자 나라를 안 만들기 위한 후보를 뽑는 선거인데 한 후보는 법무부 장관을 할 때 이재명을 못 잡아넣어서 사법적으로 패배했다”며 “당 비대위원장으로서 총선도 참패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한 후보는 “내가 (이재명) 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켰다. 당 대표로서 총선을 졌지만 당 대표는 63%로 당선돼 평가받았다”고 맞받았다.

홍 후보는 또 “배신자 프레임은 어떻게 벗을 것인가”라고 지적하자, 한 후보는 “나는 국민을 배반하지 않기 위해 계엄을 저지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적폐 청산으로 보수가 거의 궤멸하다시피 했다. 그 장본인이 여기 앉은 한 후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 탄핵되고 나서 뭐가 달라졌나. 우리 당만 쪼그라들었다. 당시 대통령이 가짜뉴스에 당했다”면서 “그때 칼춤 춘 사람들이 ‘화양연화’라고 하고 그렇게 즐기던 사람이 우리 당 후보로 와 있는 게 부끄럽다”고 직격했다.

나 후보는 토론회가 끝난 후 취재진에 “홍 후보가 탄핵은 끝났다고 하는데 저는 탄핵은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면서 “이번 선거는 탄핵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탄핵 찬반 논쟁은 자유민주주의 가치 논쟁이며 이번 선거는 체제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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