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지질혈증 고위험군 환자는 약물치료 필수…생활습관 개선 병행하면 효과 더 커
종종 외래 진료를 하다 보면 이상지질혈증을 처음으로 진단받고 약을 처방받은 환자들이 혹시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약물치료를 대신하거나 약물치료를 지연할 수 있는지를 문의하는 경우가 잦다. 과연 생활습관 개선으로 약물치료를 대체할 수 있을까?
이상지질혈증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는 핵심 인자 중 하나다. 특히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DL-C) 수치가 높을수록 동맥경화 진행과 심근경색·뇌졸중 등 중증 심혈관질환 발병 소지가 커진다.
이상지질혈증 관리의 출발점은 생활습관 개선이다. 포화지방을 줄이고 불포화지방과 식이섬유를 늘린 식단, 규칙적인 유산소운동, 적정 체중 유지, 금연 등은 LDL-C 및 중성지방 수치를 낮춘다. 또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HDL-C)을 개선하며, 전반적인 대사 상태를 향상시킨다.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생활습관 개선으로 10~20% 내외의 LDL-C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엄격한 식단을 통해 최대 20~30% 감소된다는 보고도 있으나, 이는 현실적 실행이 매우 어렵다. 즉 생활습관 개선은 전반적 건강 상태를 향상시키고, 초기나 경증 이상지질혈증 환자 또는 예방적 단계에서 유용하다. 특히 LDL-C가 약간 높은 수준인 사람에게는 이 과정을 통해 약물치료를 지연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다.
병 초기에는 생활습관 개선 효과 기대
그러나 실제로 많은 환자는 이러한 노력만으로 유의미한 목표 수치(예: 고위험군에서 LDL-C 70mg/dL 미만)를 달성하기 어려우며, 중등도 이상 위험도를 가진 환자는 추가적 조치가 필수적이다. 약물치료(스타틴 등)는 LDL-C를 30~50% 이상 낮출 수 있으며, 여기에 다른 약물(에제티미브 등)을 병용하면 60% 이상의 강력한 LDL-C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고강도 치료는 이미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거나, LDL-C 수치가 매우 높아 심혈관질환 위험이 큰 환자,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당뇨병 등 동반 질환으로 인해 심혈관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환자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단순히 ‘생활습관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만으로 LDL-C 목표 수치를 달성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미 국제 가이드라인도 고위험군 환자에게는 고강도 약물요법 시작을 권고한다.
모든 환자가 약물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LDL-C 수치가 경미하게 상승한 경우, 또는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낮은 경우는 생활습관 개선으로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중등도 이상인 경우는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때 약물요법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 치료 수단이다.
약물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해서 생활습관 개선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도 식단·운동·금연 등 생활습관 관리를 병행하면, 약물 용량을 줄이거나 부작용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또 전반적인 대사 건강 및 심장 건강이 추가로 개선된다.
이러한 통합적 접근을 통해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은 상호보완적 관계를 형성한다. 결국 환자 개별 위험, LDL-C 수치, 전반적 대사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맞춤형 관리가 가장 효과적이다. 특히 고위험군 환자에게는 약물치료가 사실상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