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뮤지컬로 쓴 ‘해피엔딩’ 기록…한국인 최초로 토니상 거머쥐다
무명의 뮤지컬 작가가 세계 뮤지컬의 심장이라 불리는 뉴욕의 브로드웨이를 뚫었다. 대학로 소극장에서 탄생한 한국의 창작 뮤지컬이 미국의 연극·뮤지컬 분야 최고 권위인 토니상 시상식을 휩쓸었다. 10년간의 여정은 마라톤처럼 길었으나,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어쩌면 해피엔딩》은 작품상·연출상·극본상·음악상·남우주연상·무대디자인상 등 6개 주요 부문에서 모두 수상하면서 저력을 보여줬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각본을 쓴 박천휴 작가는 극본상과 음악상을 받으며 ‘한국인 최초 토니상 수상’의 역사를 썼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미래를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창작 뮤지컬이다. ‘윌휴 콤비’로 불리는 박 작가와 윌 애런슨 작가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음악의 정서를 논의하며 만들었다. 2014년부터 쓴 《어쩌면 해피엔딩》은 2016년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초연됐고, 지난해 11월 뉴욕 맨해튼 벨라스코 극장에서 정식 개막하며 브로드웨이에 상륙했다.
박 작가의 많은 작품은 한국을 배경으로 한다. 25세에 미국으로 유학을 간 박 작가는 자신에게 가장 친숙한 한국적인 세상과 정서를 이야기로 만들었다. 《일 테노레》는 1930년대 경성의 모습을 담았고, 《고스트 베이커리》는 1970년대의 이야기를 다뤘다. 한국 관객들에게는 친숙하지만 낯선, 해외 관객들에겐 낯설지만 공감되는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서울과 뉴욕에서 비슷한 시간을 보낸 박 작가는 두 문화와 언어를 오가는 창작자로서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많은 사람의 공감을 끌어내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수상은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아카데미를 휩쓸었던 것에 비견되는 성과로 해석된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에미상 수상과 더불어 세계에서 K컬처의 영향력을 확인한 사례로도 꼽힌다. 영국 BBC는 이 수상을 언급하며 “한국은 미국 대중문화 예술상 4개 시상식 ‘EGOT(에미상·그래미상·아카데미상·토니상)’에서 모두 수상했다”고 평했다.
‘2025 차세대 리더’ 100인,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보다
시사저널-한국갤럽 일반국민·전문가 1000명 설문조사, 해당 분야 전문가 추천
새 시대의 ‘희망·요구·과제’ 상징…‘대한민국 권력 지도’에 새겨질 우리의 자화상
‘차세대 리더’를 선정하는 일은 왜 중요할까.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각 분야에서 샛별처럼 떠오른 이들은 그 자체로 상징적이다. 차세대 리더에 주목하면 대한민국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대중이 지금 무엇을 원하고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동시에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흘려보내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우리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것이다.
‘2025 차세대 리더 100’ 선정 과정은 지난해와 대동소이하다. 정치, 경제(기업·IT·스타트업), 사회(법조·환경·NGO·종교·의학·과학·크리에이터), 문화(예술·영화·방송연예·스포츠·레저) 등 각 분야에서 내일의 대한민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측되는 인물 100명을 추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일반 국민 500명, 전문가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기초자료로 시사저널 기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군을 압축했다. 최종적으로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올 한 해 미디어에 나온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분야별 인물 순서는 무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