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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경북 경주와 경쟁 끝에 부지 1순위 선정
단단한 지반·주민 수용성·산학연 집적 환경 ‘강점’
확정 땐 기업 300여 개 입주, 최대 1만개 고용 창출

‘꿈의 에너지’라 불리는 1조 2000억 규모의 인공태양(핵융합) 연구시설 부지에 전남 나주시가 선정됐다. 핵융합 연구시설은 인공태양을 이용한 핵심기반시설을 구축하는 국책사업이다. [시사저널 11월 5일자 보도 <1조 2000억 ‘인공태양 연구시설’ 어디로…전남 나주, 유치할까> 기사 참조]

8월 27일 오후 나주시청사 앞에 인공태양 연구시설 부지 유치를 기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8월 27일 오후 나주시청사 앞에 인공태양 연구시설 부지 유치를 기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인공태양이 뜨는 나주 현실화”…‘와신상담’ 유치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핵융합 핵심기술 개발 및 첨단 인프라 구축사업’ 부지를 공모한 결과 나주시가 선정됐다. 

과기정통부는 다음 달 3일까지 이의 신청 기간을 거친 뒤 최종적으로 부지를 확정할 예정이나 큰 이변이 없는 한 사실상 확정적이다. 이번 공모에는 나주를 비롯해 전북 군산시, 경북 경주시가 도전했으나 나주시가 최종 선정됐다.

과기정통부는 다음 달 부지가 확정되면 내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오는 2027년 착공 2037년 완공을 목표로 1조 2000억원 규모의 연구시설 조성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핵융합 연구는 시설 한 동을 짓는 사업이 아닌 전문 인력, 연구 역량, 기업과 산학연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성공할 수 있는 정교한 국가 프로젝트다. 정부는 이번 부지 공모에서 선정 기준으로 지질 안정성과 전력 공급능력, 연구·산업 인프라, 혁신 생태계 등을 제시했다.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 나주시민추진위원회가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전KDN 사거리에서 태양에너지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활용한 핵융합 연구시설의 나주 유치를 위한 홍보 캠페인을 하고 있다. ⓒ나주시/ 연합뉴스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 나주시민추진위원회가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전KDN 사거리에서 태양에너지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활용한 핵융합 연구시설의 나주 유치를 위한 홍보 캠페인을 하고 있다. ⓒ나주시/ 연합뉴스

“통했다”…지질안정성·주민수용성·인프라 3박자 갖춰 

나주시는 입지 조건과 주민 수용성, 산학연 집적 환경의 강점을 내세웠다. 

이번 공모에서 후보지인 나주시 왕곡면 에너지 국가산단에 공모 조건인 50만㎡의 2배가 넘는 100만㎡ 이상의 편평한 부지를 제공할 수 있는 점을 강조했다. 4차선 이상 진입로 확보도 문제없다고 밝혔다.

특히 일대 지반이 단단한 화강암이고 지난 50년간 지진 등 자연재해가 전무했던 점을 강조했다. 또 인근 실거주자 100% 동의와 나주시민 지지 서명으로 수용성을 이미 확보했고, 한국전력 본사와 670여개 전력 기자재 기업,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 등 인프라가 집적한 점도 특장점으로 꼽았다.

김영록 전남도지사(가운데)가 10월 30일 나주 한국에너지공대(켄텍)에서 열린 인공태양 연구시설 전남 유치를 위한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유치를 기원하는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전남도
김영록 전남도지사(가운데)가 10월 30일 나주 한국에너지공대(켄텍)에서 열린 인공태양 연구시설 전남 유치를 위한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유치를 기원하는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전남도

인재 수급 및 양성에 유리한 것도 나주가 지닌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초전도 도체 시험설비를 구축 중인 한국에너지공대(켄텍)와 레이저핵융합 중심지인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에서 인공태양 전문 인재를 빠르게 충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남도(나주)에 인공태양 에너지 연구시설을 구축하면 세계 최대 핵융합실험로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 인재 충원이 더욱 쉬워진다.  

전남 전역이 5일 분산에너지 특화지역(분산특구)으로 우선 지정된 것도 정부가 요구한 전력공급 능력 기준 충족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었다. 

전남도와 나주시는 이 시설이 들어서면 기업 300여 개 입주와 일자리 최대 1만 개가 창출돼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개발이 활발한 전남에 궁극의 에너지원인 인공태양 에너지 시설을 유치하면 명실상부한 ‘에너지 수도’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게 전남도와 나주시의 입장이다. 

핵융합 발전은 바닷물에서 얻을 수 있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연료로 삼아 태양 내부의 에너지 생성 원리를 지구에 구현하는 기술이다. 이론적으로는 핵융합 연료인 수소 1g으로 석유 8톤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고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

정부는 한국형 혁신형 핵융합로 구현 7대 핵심 기술 개발 3500억원, 핵심 기술 실증을 위한 5대 핵심 연구 실증 기반 구축 8500억원 등 2027년부터 2036년까지 총 1조2000억원(추정액)의 사업비를 투입한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지난해부터 20차례 이상 주민 설명회와 서명운동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주민들의 동의를 구했다”며 “에너지밸리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주가 미래 에너지 산업 중심지로 도약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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