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이달 예정된 순방 동행 않기로
尹대통령·김 여사 개인 번호도 교체 예정…“아까워 못 바꿨다”
김건희 여사가 이달 중으로 예정된 해외 순방에 동행하지 않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이후 대통령실이 내놓은 사실상 첫 후속 조치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부부가 조만간 개인 전화번호도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이달 순방에 김 여사가 불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의 활동 중단 요구 목소리와 관련해 “대외활동은 결국 국민이 보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이 좋아하면 하고, 싫다 하면 안 해야 한다”며 “외교 관례상, 국익 활동상 반드시 해야 한다고 저와 참모들이 판단한 일을 제외하고는 이미 사실상 중단해왔다.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에 대한 여론이 점점 악화하면서 여당 내에서도 김 여사의 활동 중단 요청이 이어지자 잠시라도 언론에 김 여사가 노출되는 것을 피하려는 결정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순방 일정 이후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조만간 개인 휴대전화 번호도 바꿀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적 통화도 공적 영역에서 관리해 논란의 반복을 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돼서도 검사 때 쓰던 휴대전화를 쓰고 있으니 바꾸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데 오래 쓴 번호로 아까운 마음이 있어 못 바꿨다”면서도 “전직 대통령 때의 프로토콜대로 바꿨으면 됐는데, 저 자신부터 못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 발생의 근본 원인은 제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서실장이나 경호처장도 저한테 임기 초부터 얘기를 했지만, 이것(개인 휴대전화)으로 들어오는 다양한 얘기를 즉각 생생하게 봐야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며 “국민들이 이런 것을 걱정하고 속상한 일이 없도록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두고 대통령이라면 당연히 지켜야 할 보안 프로토콜을 지키지 않아왔다는 점에서 우려와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정치 선언 이후 본인의 휴대전화로 수많은 메시지가 왔는데, 김 여사가 새벽까지 대신 답을 하기도 했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형식과 내용에 대해 전반적으로 무난했으며, 대통령의 진심과 변화 의지를 잘 밝혔다고 자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당 내에서도 친윤(親윤석열)계에선 공개적으로 후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여러 국정 현안에 대해 진솔하고 소탈하게 말씀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친한(親한동훈)계에서선 “구체성이 떨어진 회견” “국민의 마음을 돌리기 부족했다”는 등 아쉬운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회견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야권에서는 일제히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내용을 자세히 못 봐서 입장을 말씀드리기 이르지만, 전해지는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국민께서 그렇게 흔쾌히 동의할 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윤석열은 사실 인정도, 진솔한 반성도 하지 않고 되레 국민을 꾸짖었다”며 “대통령 자리에 더 앉아 있을 자격이 없다. 끌어내려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