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본회의장에서 조금 얘기했다…소통해야지”
與, 탄핵 대응 논의 착수…김상욱 “정상적 대통령직 수행 어려워져”
신지호 “국힘 내 탄핵 이탈표 있을 것”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6시간 만에 해제된 4일,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내에서도 윤 대통령의 정상적인 대통령직 수행이 불가능할 거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야당은 윤 대통령 탄핵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탄핵과 관련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긴급 의원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와 (탄핵안에 대해) 소통하고 있나’라는 물음에 “아까 본회의장에서 얘기는 조금 했다”라며 “(소통) 해야지”라고 말했다. ‘탄핵을 같이 하자는 취지냐’는 질문엔 “한 대표한테 물어보라”며 구체적 답변은 피했다.
민주당 지도부 한 의원 역시 “한 대표와 탄핵안 발의와 관련해 소통 중”이라고 재확인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 탄핵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르면 이날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탄핵안을 내고 의결하는 과정을 서둘러야겠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며 “최대한 서두르면 오늘 발의, 발의 후 내일 보고 그리고 24시간 이후 의결”이라고 설명했다. 조국혁신당은 곧장 탄핵안을 발표, 민주당과 본격 논의에 착수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야당 주도 탄핵 추진에 대한 대응 논의에 돌입한 가운데 ‘탄핵 열차’ 가동은 이제 막을 수 없는 일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전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탈당과 국무위원 전원 사퇴,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지체 없는 해임을 윤 대통령에게 요구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상태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탄핵에 대한 논의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개인적 의견이지만 정상적인 대통령직 수행이 불가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인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에 대해 “위헌·위법 요소가 다분하다”며 “계엄을 하기 위한 절차나 사유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그 절차 자체에 심각한 하자가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아주 심각하게 위협했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친한(親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채널A에 출연해 야권의 탄핵소추안 발의 움직임에 대해 “어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며 “계엄의 요건과 절차 모두 맞지 않는데 무리하게 발동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신 부총장은 또한 ‘당내에서 윤 대통령 탄핵 관련 이탈표가 나올 수 있나’라는 질문에 “그럴 수 있다”고 답하며 “대통령도 있어선 안 될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탈당을 넘어 대통령 하야 요구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나’라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 결정이 내려진 건 없다”면서도 “당장 야당과 언론에서 하야 얘기가 나올 것이고 탄핵 얘기는 당연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