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예능 출연·김현지 논란 등 ‘與 악재’에도 지지율 ‘뒷걸음’
尹과 결별 못 하고 反이재명만 외쳐…“정책적 경쟁력 키우고 통합해야”
추석 명절 연휴 시작 직전부터 여권에는 악재가 쏟아졌다. 가장 크게 부각된 이슈는 이재명 대통령의 예능 출연이었다. 이 대통령 부부는 10월6일 연휴 특집으로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했다. 방송의 내용은 대통령이 국민과 한결 더 가까워지고 K푸드를 전 세계적으로 홍보한다는 의미였지만, 방영 전부터 정치적 공방전이 벌어졌다.
대통령의 예능 출연이 비판받은 결정적 이유는 ‘출연 시점’과 ‘어정쩡한 브리핑’이다. 국민의힘은 9월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국민이 불편을 겪었고, 국가전산망 장애 담당팀을 총괄하던 행정안전부 공무원이 10월3일 사망한 상황에서 대통령 부부의 예능 출연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또 하나의 지적은 대통령의 예능 녹화 사실을 처음부터 제대로 확인해 주지 않은 대통령실의 브리핑이었다. 여론에 미칠 영향을 감안할 때 악재라면 악재다.
여야는 대통령의 예능 출연을 놓고 ‘48시간 부재’를 언급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주진우 의원 등을 고발하고, 주진우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과 대통령실 대변인을 고소하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집권여당과 관련된 정치적 논란은 명절 연휴 직전 쏟아졌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체포하면서 수갑까지 채웠는데 결국 체포적부심 인용 판결로 풀려났다. 경찰이 수갑을 채운 데 대해 이 대통령에게 조언까지 하는 관계인 정규재 언론인은 “이 전 위원장이 자리를 비워주지 않는 것에 대한 민주당 일부 인사들의 사적 감정에 불과하다”며 “벌거벗은 횡포”라고 주장했다.
與 악재 속에도 민주 47.2% vs 국힘 35.9%
이뿐만이 아니다. 이 대통령과 특별한 관계로 인식되는 김현지 제1부속실장(전 총무비서관)의 국정감사 운영위원회 출석 논란도 명절 전에 여의도 정치권을 뒤덮었던 ‘블랙홀’이었다. 역시 여권 입장에선 논란이고 악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김 실장은 국회에 출석할 것이다. 100% 출석한다”고 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해서도 정청래 대표와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사퇴’와 ‘탄핵’까지 거론하는 압박을 펼치고 있지만, 오히려 내부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이석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에 대해 “왜 청문회의 요건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는데 국회가 그렇게 서둘러 진행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직격했다. 말 그대로 여권에 악재가 쏟아졌다.
그렇다면 여권에 넘쳐나는 악재 속에서 국민의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일종의 아이러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의 의뢰를 받아 10월1~2일 실시한 조사(전국 1008명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4.1%.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어느 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본 결과 민주당 47.2%, 국민의힘 35.9%, 조국혁신당 3.3%, 개혁신당 2.8%, 진보당 1.0%로 집계됐다. 민주당 지지도는 전주 대비 3.9%p 올랐다. 국민의힘은 2.4%p 하락했다. 양당 지지율 격차는 지난주 5.0%p에서 11.3%p로 벌어지면서 3주 만에 오차범위 밖 수치를 나타냈다(그림①). 악재가 많은 여권이지만 지지율은 ‘지지층 결집’으로 더 올라갔고 반면 국민의힘은 정치적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그렇다면 예능 출연을 비롯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정서로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9월29일부터 10월2일까지 실시한 조사(전국 2017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p, 응답률 4.9%)에서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어본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가 전주 대비 1.5%p 상승한 53.5%로 나타났다(그림②). 국민의힘은 공격적인 대여 공세에도 지지율이 내려갔다.
野, 여의도연구원 재정비해 대안 제시를
그렇다면 빅데이터는 국민의힘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고 있을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SomeTrend)로 10월1일부터 7일까지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도출해 보았다. 국민의힘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의혹’ ‘혐의’ ‘비판하다’ ‘범죄’ ‘체포’ ‘논란’ ‘비판’ ‘고발하다’ ‘허위사실’ ‘신뢰’ ‘우려’ ‘허위’ ‘명예훼손’ ‘불법’ ‘불법정치자금’ ‘위기’ ‘반발하다’ ‘유감’ ‘전산망장애’ ‘반발’ ‘안전’ ‘위반’ ‘피해’ ‘의혹제기’ ‘의문’ ‘금품’ ‘희망’ ‘고소하다’ ‘분노’ 등으로 나타났다(그림③). 빅데이터 감성 비율을 보면 부정이 86%나 된다. 긍정은 11%밖에 되지 않는다.
여기에 국민의힘의 과제가 놓여있다. 아무리 ‘반(反)이재명’ ‘반민주당’을 부르짖더라도 가져올 수 있는 정치적 반사이익엔 한계가 있다. 결국 자생적으로 경쟁력을 견인할 때 당에 대한 호감도와 중도층 반응에 변화가 올 수 있다. 그러려면 첫째, ‘윤석열 전 대통령, 김건희 여사’와 정치적으로 이별해야 한다. 말하자면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 개인적으로 윤 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당 차원에서 이 강을 건너야 한다. 둘째로는 여당에 대한 공격은 하더라도 ‘정책적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대안이 없는 정치 세력은 무기력해진다. 여의도연구원을 재정비해 정책 대안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의 통합이다. 미래 목표를 세우면 그 안에서 인적 통합이 가능해진다. 국민의힘이 가야 할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