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후 첫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로 돌아온 배우 박보검
《더시즌즈-박보검의 칸타빌레》로 예능까지 잡아
박보검이 글로벌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박보검이 출연하는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에 걸쳐 풀어낸 넷플릭스 시리즈다. ‘폭싹 속았수다’라는 제목은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뜻의 제주도 방언으로, 제주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애순과 관식의 일대기를 그리며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제주도의 아름다움까지 덤으로 선사할 시리즈물이다. 박보검이 《청춘기록》(2020)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드라마다.
극 중 박보검은 말보다 행동으로 표현하는, 단단한 무쇠 같은 ‘관식’으로 분한다. ‘관식’은 성실함이 무기인 인물로, 어렸을 때부터 지고지순하고 묵묵하게 일편단심으로 ‘애순’을 좋아한다. 애순 역할은 아이유가 맡았다.
박보검은 체중 증량을 통해 체구를 키우면서 듬직하고 단단한 인물의 내면을 외형적인 모습으로 고스란히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가 연기한 관식은 감정의 폭이 크지 않기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애순에게 올곧은 마음을 전해야 하는 인물이다. 박보검은 순수하면서도 우직한 관식의 감정을 밀도 있게 전하며 인생 캐릭터에 도전한다.
여기에 《세자매》 《퀸메이커》 《레이스》 등 이름만으로도 신뢰를 주는 문소리와 《나의 아저씨》 《부부의 세계》 《서울의 봄》 등에서 선 굵은 연기와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준 박해준이 각각 장년이 된 애순과 관식을 연기한다.
출연진 못지않게 연출과 제작진 면면도 화려하다. 드라마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 등에서 인물이 처한 상황과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많은 이의 공감을 이끌어냈던 김원석 PD와 드라마 《쌈, 마이웨이》 《동백꽃 필 무렵》 등 특유의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로 큰 사랑을 받은 임상춘 작가가 뭉쳐 신뢰감을 더한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부터 《구르미 그린 달빛》 《남자친구》 《청춘기록》까지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박보검은 지난해 영화 《원더랜드》와 여행 예능 《My name is 가브리엘》에 출연하며 본업과 예능의 밸런스를 맞췄다. 올해 역시 《폭싹 속았수다》와 함께 음악 예능 《더시즌즈-박보검의 칸타빌레》로 얼굴을 비치며 예능과 본업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예정이다.
드라마 《청춘기록》, 영화 《서복》, 뮤지컬 《렛미플라이》 등 매번 다양한 캐릭터로 새로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박보검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진행된 《폭싹 속았수다》 제작발표회를 통해 만났다.
2022년 전역 후 뮤지컬로 대중과 만났다. 전역 후 첫 드라마이기도 하다.
“임상춘 작가님의 팬이었다. 그래서 군 전역 후 첫 작품으로 이 드라마를 선택했다. 그리고 감독님의 연출도 좋아했다. 섬세함을 가지고 있는 분이기에 함께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참여하고 싶었다. 대본을 본 후 애순이와 관식이가 그려내는 계절이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마음속에 계속 맴돌았다. 훗날 이 작품을 가족들과 봤을 때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는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고, 또 팬분들도 좋아할 만한 이야기라서 좋았다.”
‘관식’이라는 인물을 소개해 달라.
“관식은 모든 사람은 귀하다는 것을 아는 듬직하고 우직한 인물이다. 관식의 마음은 금이라 변하지 않는다. 덧붙여 짧게는, ‘사랑 농사꾼’이라고 표현하고 싶다(웃음).”
이 작품은 애순과 관식의 다채로운 서사를 그린다. 한 캐릭터를 선배 배우 박해준과 나이대에 따라 나누어 연기했다.
“선배님이 관식을 너무 멋지게 표현해 주셔서 감사했다. 감동적이었다.”
이에 박해준은 박보검과의 연기에 대해 “현장에서 서로 반가워하고 서로의 모습을 높이 평가하면서 응원해 줬다. 관식의 장면을 모니터링하면서 겹쳐지는 행동과 말투를 같이 붙여보려고 했다”고 전했다.
연출을 맡은 김 감독은 청년 관식과 장년 관식을 연기한 박보검·박해준 캐스팅 이유에 대해 “배우 자체가 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애순이는 특별한 말투도 있고 행동도 있는데 관식이는 특별히 설정이 없어서, 배우에서 풍겨 나오는 착함이 그대로 연결이 됐다”고 전했다.
촬영장 비하인드도 궁금하다. 아이유와의 현장 호흡은 어땠나.
“동갑내기 친구를 만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이런 기회가 주어진 게 놀라웠다. 사실 울컥했다. 10대 때 광고 현장에서 처음 만나고 20대 때는 아이유씨가 출연한 《프로듀사》에 특별출연했었다. 비로소 30대 때 정식으로 호흡을 맞추게 된 셈이다. 저희의 나이가 흘러감에 따라 정식으로 연기 호흡을 하게 된 게 굉장히 귀했다. 더불어 이런 작업 과정 속에 알록달록한 애순이의 감정을 너무나도 야무지고 요망지게 표현해준 아이유씨 덕분에 저도 몰입을 잘할 수 있었다. 정말 즐거운 작업이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캐릭터로 만나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유는 박보검에 대해 “10대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는데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본 건 처음이었다. 첫 촬영부터 하나도 떨리지 않고 마치 애순이와 관식이처럼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이디어를 편하게 나눌 수 있는 좋은 파트너”라며 말했다.
주연배우가 말하는 관전 포인트는 무엇인가.
“인생을 살다 보면 울다가도 웃고, 웃다가도 우는 시기들이 있는데, 그런 시기 속에서 너무 추워서 꽁꽁 얼어붙지 않도록,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여러분의 마음속에도 따뜻한 봄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한편 연출을 맡은 김원석 감독은 “조부모와 부모님 세대에 대한 헌사이자, 자녀들에 대한 응원가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세대 간, 성별 간, 사람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이 조금이나마 허물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어 “정말 열심히 만들었고, 마음을 바쳐서 만들었다. 꼭 천천히 끝까지 오프닝부터 엔딩 스크롤까지 꼭 차곡차곡 봐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