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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천영기 경남 통영시장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 곳곳에서 나타날 것”

통영은 수려한 자연경관과 풍부한 해양자원, 그리고 유구한 역사와 문화예술을 품은 도시다. 한때 조선업의 쇠퇴로 침체기를 겪기도 했지만 천영기 시장 취임 이후 통영은 ‘약속의 땅, 미래 100년의 도시 통영’이라는 비전 아래 해양레저관광도시로의 대전환을 꾀하며 새로운 활력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최근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공모사업 최종 선정, 국내 제1호 관광형 기회발전특구 지정 등 굵직한 성과들을 연이어 거두며 남해안 해양관광의 중심으로 도약하고 있다. 시사저널이 8월11일 변화의 중심에 있는 천 시장을 만나 통영이 걸어온 길과 향후 전략을 들었다.

천영기 통영시장은 시사저널과 인터뷰에서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사업’ 선정은 통영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대전환의 시작점이라고 강조했다. ⓒ통영시 제공
천영기 통영시장은 시사저널과 인터뷰에서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사업’ 선정은 통영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대전환의 시작점이라고 강조했다. ⓒ통영시 제공

“대전환의 시작…체류형 관광도시 탈바꿈”

통영이 해양수산부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사업’에 최종 선정된 것은 천영기 시장에게 큰 의미다. 천 시장은 이를 “통영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대전환의 시작점이자, 글로벌 해양관광도시로의 도약을 알리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했다. 총사업비 1조1400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통영을 체류형 관광도시로 탈바꿈시킬 핵심 동력이다.

구체적으로 도남권역에는 금호리조트가 1400억원을 투자해 228실 규모 리조트를 신축하고, 국내 최초의 플로팅 수영장인 마린하버풀, 요트 클럽센터, 육상 요트 계류시설 등 해양레저 거점을 조성한다. 도산권역에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8000억원을 투자해 남해안 최대 규모의 리조트를 건설하고 복합 해상터미널과 휴양문화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다. 이 두 권역은 요트, 해상택시, 수륙양용버스 등 해상교통으로 강구안과 연결돼 통영만의 독창적인 해양레저관광벨트를 완성하게 된다.

이번 공모사업은 전국 9개 광역 지자체가 치열하게 경쟁한 끝에 통영과 포항 단 두 곳만 선정됐다. 천 시장은 “조선업 쇠퇴 이후, 놀거리·볼거리·먹거리·쉴거리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체류형 관광산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고, 민선 8기 공약사업으로 삼아 전략적으로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천 시장은 이번 사업으로 연간 약 254만 명의 신규 관광객 유치, 3200억원 이상의 관광 소비지출, 그리고 약 240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예상하며 “관광객의 체류 시간이 늘어나고 숙박업과 상권이 활기를 띠며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도 곳곳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지난해 국내 제1호 관광형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통영 도산관광단지와의 연계를 통해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산지구 복합관광단지 조성사업은 통영의 체류형 관광산업 전환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천 시장은 대규모 민간투자 유치를 위해 ‘민간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가장 중점을 뒀다. 특히 40여 년간 규제로 묶여 있던 도산면 수월리 및 법송리 일원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소유 대지에 주목했다. 천 시장은 2023년 12월,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지방에 유치하기 위한 규제 해소, 세제 지원 등 혜택을 제공하는 기회발전특구 제도를 활용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경상남도와 함께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투자를 건의해 관광개발 투자를 이끌어냈고,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해 1월 경상남도, 통영시, 민간사업자 간 TF팀을 구성해 사업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이후 지난해 6월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10월 산업통상자원부에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신청해 12월 대한민국 제1호 관광형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됐다. 또한 조속한 관광 개발사업 투자를 위해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67만 평 중 경남지사 권한으로 규제 해소가 가능한 도산면 수월리 26만 평을 우선 개발하는 ‘통영 도산관광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기로 협의해 현재 관광단지 지정 및 조성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 중이다.

국토부가 국도5호선 기점을 통영 도남동에서 남해 창선면까지 연장하면서 통영은 남해안 아일랜드 하이웨이의 핵심 연결지로도 부상하고 있다. 여수에서 부산으로 이어지는 총 152km 구간의 ‘남해안 섬 연결 해상국도’에는 사량대교와 신통영대교, 한산대첩교 등 대형 해상교량 건설이 계획돼 있다. 천 시장은 “수우도, 사량도, 한산도 등 주요 섬들이 내륙과 연결되면 도서 지역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체류형 관광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상국도를 기반으로 섬과 내륙 간 신속한 물류 이동체계를 구축해 통영을 남해안권 교통 허브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응급환자 이송과 화재 진압 등 비상 상황에 신속 대응해 주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섬 지역 주민의 이동 편의를 높여 정주 여건도 크게 개선할 예정이다.

통영은 이미 ‘남부권 광역관광개발사업’을 통해 사량도 지리망산 오션뷰 조망시설 등 섬마다 특색 있는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있다. 천 시장은 “해상국도가 관통하는 지역의 관광자원과 연계해 섬 연계 관광루트를 개발하고 통영을 남해안 해양관광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도서 지역의 의료·물류·정주 여건 등 생활 전반의 변화와 함께, 남해안 관광산업의 새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천 시장은 남해안 아일랜드 하이웨이를 중심으로 통영을 남해안 물류와 관광산업의 거점으로 성장시키고, 지역균형발전과 도서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천영기 통영시장(오른쪽 두 번째)이 7월17일 가두리 양식장을 방문해 여름철 적조·고수온 피해 예방 및 지원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통영시 제공
천영기 통영시장(오른쪽 두 번째)이 7월17일 가두리 양식장을 방문해 여름철 적조·고수온 피해 예방 및 지원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통영시 제공

통영, 1호 야간관광 특화도시에 선정…‘투나잇 통영’  

2022년 9월, 통영은 대한민국 제1호 야간관광 특화도시로 선정되며 ‘투나잇 통영’이라는 브랜드를 소개했다. 천 시장은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체류형 관광 기반 조성에 박차를 가해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구안 등 구도심을 중심으로 야간관광 콘텐츠 개발과 거버넌스 구축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대표 프로그램인 ‘강구안 나이트 프린지’는 강구안 일원에서 음악 공연과 로컬 마켓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2023년부터 3년 연속 진행되며 통영 야간관광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경남 최초로 해상무대에서 통영국제음악재단의 클래식 공연을 선보이며 차별화된 문화 콘텐츠를 구현했고 농부시장, 청년포차 등 풍성한 행사를 통해 행사 기간 방문객 수가 늘고 인근 상권 매출도 증가했다.

또한 여행사, 로컬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통영99투어’ ‘사계절 로컬투어’ 등 주말 야간 여행상품을 운영하고 있으며, 문학·음악도보투어, 모던보이즈 도보투어 등 통영의 아름다운 야경과 지역 이야기를 담은 투어를 제공해 관광객이 통영의 밤을 더 깊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디피랑, 서피랑, 강구안 등 주요 관광지에 야간 포토존과 특화 조명을 설치해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고 국내외 관광박람회에도 참가해 ‘밤이 아름다운 도시, 통영시’를 적극 홍보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해 기준, 외지인 평균 숙박일수와 방문객 야간시간대 관광 소비액 등 주요 지표가 증가했다. 앞으로도 통영시는 야간 콘텐츠 확대, 야간관광 명소 확장, 글로벌 마케팅 강화를 통해 ‘투나잇 통영’ 브랜드 가치를 고도화하고, 밤이 더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어 글로벌 야간관광 선도 도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우리 아이들이 떠나가는 도시가 아니라 다시 돌아오는 도시, 어르신들의 주름살이 펴지고 젊고 푸른 물결이 일렁이는 도시, 어느 시대 어떤 도시보다 살고 싶은 약속의 땅, 통영을 만들겠다.” 천 시장은 인터뷰 말미에 자신의 취임사를 되뇌었다. 통영이 가진 자산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실현해 미래 세대까지 이어질 번영의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시정 철학이라고 강조하며 그 중심에는 ‘해양레저관광도시 통영’이 있다고 했다. 

그는 “통영 도산관광단지와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해양관광·문화·레저를 아우르는 새로운 전략으로 통영의 미래 100년을 책임지겠다”며 마지막 각오도 남겼다. “남은 임기, 저는 한 걸음도 멈추지 않겠습니다. 임기 마지막 날, 시민 여러분께서 ‘믿고 맡겼더니 일 참 잘하더라’라고 말씀하실 수 있도록 끝까지 해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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